“일론 멈춰!” 어나니머스의 경고…근데 해커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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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어나니머스는 정치·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해킹 기술을 활용하는 단체다. 2006년부터 부정부패와 증오단체, 종교 비리, 테러 세력을 견제하며 이름을 알렸다. 여전히 ‘정의의 수호자’와 ‘범죄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고 가며 음지에서 활동 중이다. 문제적 단체의 이번 타깃은 일론 머스크다.

5일 어나니머스 유튜브 채널에 ‘일론 머스크에게 보내는 어나니머스의 메시지(Anonymous Message To Elon Musk)’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수많은 투자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목적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하는데 암호화폐 시장을 흔드는 머스크의 행동으로 여러 삶이 파괴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자들을 경시하는 태도를 버리고 무책임한 행동도 당장 멈추라고 강조했다. 언제나처럼 “기대하라”는 말로 영상을 끝맺었다.

어나니머스는 왜 이런 경고장을 머스크에게 보내야만 했을까?

현재 가장 혁신적인 기업인으로 평가는 일론 머스크는 최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모든 일은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트윗에서 시작됐다.

올해 초 그는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의 결정은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졌던 암호화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테슬라는 15억달러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기도 했다.

(출처:TND)

그런데 최근 돌연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명분을 들어 비트코인과의 결별을 선언했고 암호화폐 시장에 관여하는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야 했다. 머스크의 트윗 하나로 암호화폐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이후에도 몇몇 발언들이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끼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가상자산의 가능성을 믿고 자신의 돈을 투자했던 사람들은 책임감 없이 쏟아내는 발언과 특정 시장을 무시하는 듯한 그의 태도에 분노했다. 일론 머스크를 지지하는 사람들까지도 최근 그가 보인 행동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어나니머스의 동영상이 올라오기 전날에도 비트코인과 선을 긋는 듯한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그를 향한 반감으로 ‘스탑일론(Stopelon)’ 단체가 조직됐고 동명의 암호화폐까지 만들어졌다. 스탑일론의 목표는 일론 머스크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다. 최근 테슬라 공장을 찾아 항의 시위도 벌였다.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영상 내용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도 있으나 그보다는 일론 머스크를 향한 억눌린 불만이 표출됐다는 점이 조명받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는 그 다운 방식으로 어나니머스의 경고에 답을 했다. 그는 “Don’t kill what you hate, Save what you love(미워하는 것을 죽이지 말고 사랑하는 것을 구하라)”는 짧은 문장을 올렸다. 평소 모호한 문장이나 단어 구사로 여러 해석을 낳는 머스크의 트윗이지만 정황상 어나니머스에게 한 말임을 직감할 수 있다. 어나니머스는 바로 답글을 남겼다. “Stop hiding and answer Anonymous.(숨지 말고 어나니머스에게 답을 해라)”

그런데 진짜 ‘어나니머스’ 맞는 거지?

한편, 어나니머스 진위를 두고도 말이 많다. 투명하지 않은, 어두운 곳에서 활동하는 단체이다 보니 어나니머스를 사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튜브 영상이 올라오고 몇몇 어나니머스 단체에서 이를 부정하면서 의심은 불어났다.

일단 영상은 유튜브 채널 ‘Anonymous’에 올라왔다. 그런데 어나니머스가 사용하는 공식 채널은 지금껏 ‘Anonymous Official’로 알려졌다.

구독자를 비교해보면 Anonymous Official는 354만명, Anonymous은 18만명으로 규모에서 큰 차이가 있다. 지금껏 올라온 동영상 개수도 Anonymous Official은 528개인데 반해 Anonymous는 6개월 전에 올라온 영상 2개와 이번에 올라온 것을 더해 고작 3개가 전부다.

트위터에서 가장 유명한 어나니머스 계정은 YourAnonNews다. 한 트위터리안이 YourAnonNews에 머스크 저격 영상이 어나니머스에서 제작한 것이 맞는지 물었고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자신들은 배후가 아니며 대신 BscAnon계정에 확인해보라고 트윗을 남겼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원하는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BscAnon 계정에서도 영상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고개가 갸우뚱해지려는 순간 YourAnonCentral 계정에서 자신들의 영상이라는 주장을 했다. 해당 계정은 트위터에서 59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다. 현재 머스크 저격 영상은 YourAnonCentral에서 제작한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어나니머스 단체 이름을 내건 활동이라고 해도 서로가 서로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은 의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미롭다. 어나니머스는 철저히 익명을 고수하고 전 세계 곳곳에 탈중앙화된 형태로 운영되는 특성을 지녔다. 어나니머스 회원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단체를 이끄는 리더도 없다. 자신이 회원이라는 사실도 철저히 비밀로 해야 한다.

익명성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어나니머스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 해커집단을 사칭해 영상을 올려도 확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일론 머스크의 발언으로 큰 금전적 손해를 본 사람의 분노의 표출이었는지 아니면 진짜 어나니머스의 경고이었는지 확신하기는 힘들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게 될 것이다. 그래도 그 익명성 덕분에 오늘도 해킹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저항하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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