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초점을 어떻게 맞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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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초점은 사용자가 직접 맞추는 수동 초점(MF, Manual Focus) 모드가 있지만, 요즘은 대부분은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자동 초점(AF, Auto Focus)을 쓴다.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앱을 실행해 보면, 화면이 주기적으로 울렁거리면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카메라 모듈에 들어있는 렌즈가 앞뒤로 움직이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자동 초점(AF)에서 카메라는 렌즈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큼 움직여야 할지 어떻게 아는 것일까. 이번 포스팅에서는 카메라가 초점을 잡는 원리와 방식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 초점 잡는 원리··· 콘트라스트, 위상차, 하이브리드, 듀얼 픽셀

현재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초점 잡는 방식은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콘트라스트, 위상차 검출, 하이브리드, 그리고 듀얼 픽셀 방식이다.

콘트라스트 AF는 이름 그대로 ‘대비’를 기준으로 초점을 잡는 방식이다. 렌즈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이미지센서에 맺히는 상의 대비를 계산한다. 이 대비는 상이 가장 또렷하게 맺혔을 때 최대점에 달하므로, 이 최대점을 초점이 맞은 위치라고 판단하는 식이다. 덕분에 콘트라스트 AF는 정확도가 높고, 기계적 오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초점을 한 번 잡을 때마다 렌즈가 앞뒤로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장면이 흐려졌다 또렷해지는 것을 반복한다. 이를 ‘워블링’이라 하는데, 주로 구형 스마트폰과 카메라, 라이브 뷰 상태의 DSLR에서 체감하기 쉽다. 상이 흐려졌다 또렷해졌다 반복하는 점은 초점이 항상 맞아야 하는 동영상 촬영에서 단점이 된다.

카메라 제조사 중 파나소닉은 콘트라스트 방식을 ‘DFD(Depth From Defocus)’라는 기술로 발전시켰다. 렌즈가 초점을 맞추기 위해 미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상이 흐려지는 정도를 파악해 정확한 초점 거리를 계산하는 기술이다. 원래 콘트라스트 방식은 초점이 맞은 부위 앞뒤로 렌즈가 왔다 갔다 하면서 대비가 최대인 지점을 찾는다. 하지만 DFD는 렌즈를 미세하게 움직인 다음 대비가 최대점이 되는 지점을 계산하고 렌즈를 이동시키기 때문에 워블링 현상이 덜 발생하며 초점 잡는 속도도 빠르다.

위상차 검출 AF는 여러 개의 센서에 들어온 빛을 비교해 초점이 맞았는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위상차 센서들에 맺힌 상을 비교해 렌즈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이동시켜야 할지 계산하기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왔다 갔다 하는 콘트라스트 방식보다 빠르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특히 피사체가 계속 움직일 경우 초점 잡는 속도가 빠른 위상차 검출 AF 방식이 콘트라스트 방식보다 쾌적한 편이다.

단, 조리개 값에 따라 위상차 AF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조리개가 밝을수록 빛이 많이 통과하는데, 조리개가 어두우면 위상차 센서까지 빛이 닿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에는 조리개가 어두우면 위상차 AF가 비활성화되기도 한다. (카메라 브랜드와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조리개가 F5.6이나 F8보다 밝아야 활성화된다)

두 방식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보니 하이브리드 AF라는 혼용 방식도 나타났다. 콘트라스트와 위상차를 모두 활용하는 것이다. 초점이 대략적으로 맞는 위치까지는 위상차 AF를 통해 빠르게 렌즈를 이동시키고, 콘트라스트 AF를 통해 초점을 정확하게 잡는 것이다. 또한 조리개를 많이 조이거나 빛이 적은 장소에서 촬영할 때에는 콘트라스트 AF 모드로 동작해 느리더라도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위상차 AF 모듈을 탑재한 DSLR (출처 : 위키백과)

한편, 위상차 센서에도 종류가 있다. 전통적인 DSLR에는 미러박스 아래에 위상차 센서가 내장돼있다. 반투명 미러 뒤에 작게 자리 잡은 서브 미러를 통해 상이 반사돼 AF 모듈로 들어가고, 모듈에 들어있는 위상차 센서가 초점이 맞았는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미러박스가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에는 위상차 센서를 이미지센서 중간중간 배치하는 ‘촬상면 위상차 방식’을 사용한다.

단, 촬상면 위상차 방식에는 단점이 있다. 이미지센서 중간중간마다 색 정보를 읽어들이는 소자 대신 위상차 센서를 넣었기 때문에, 위상차 센서가 들어있는 픽셀은 색 정보를 읽지 못해 데이터가 누락된다는 것이다. 전체 픽셀 수에 비해 위상차 센서 수가 매우 적고, 촬영 시 위상차 센서 주변의 색 정보를 토대로 예상 색을 채워 넣는 ‘보간’ 과정을 거치지만 화질 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듀얼 픽셀 설명도 (출처 : Canon)

하지만 이 작은 단점도 보완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이미지센서의 소자 자체를 위상차 센서처럼 활용하는 ‘듀얼 픽셀’ 기술이 등장한 것. 기존 이미지센서는 픽셀 하나에 소자가 1개씩 들어있었는데, 듀얼 픽셀은 이름처럼 픽셀 당 소자가 2개 들어간다. 보통 소자 2개를 좌우로 배치하는데, 이 2개의 소자가 받아들이는 상을 비교해 위상차 센서처럼 초점을 잡는 데 활용하는 것이 듀얼 픽셀 기술이다. 듀얼 픽셀이 적용된 이미지센서는 모든 소자를 위상차 센서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점을 잡을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고 화질 문제가 없다.

◆ 요즘 카메라에는 어떤 방식이 사용되나

삼성이 개발한 듀얼 픽셀 프로 이미지센서 (출처 : 삼성전자)

과거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주로 콘트라스트 AF 방식이 사용됐다. 갤럭시S5 및 아이폰6 시리즈부터 위상차 방식이 사용되면서 초점 잡는 속도가 기존보다 2배 이상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부터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를 탑재해, 초점 잡는 속도를 빠르게 함은 물론 어두운 곳에서도 초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잡을 수 있게 했다. 최근에는 픽셀 하나 당 소자가 4개 들어간 ‘듀얼 픽셀 프로’ 이미지센서도 개발돼 정확도가 한층 향상됐다.

DSLR과 미러리스는 주로 콘트라스트와 위상차 AF 방식을 사용하며, 캐논 일부 제품에는 듀얼 픽셀 방식이 적용돼있다.

DSLR과 미러리스에 사용되는 콘트라스트 및 위상차 AF도 세세한 구조는 다르다. DSLR은 거울을 통과한 빛 일부가 서브 미러에 반사돼 AF 모듈로 들어가 초점을 맞추는 구조를 하고 있다. 그래서 기계적 오차에 의해 초점이 실제와 다르게 잡힐 수 있는데, ‘핀 교정’이라는 작업을 통해 이를 조율하기도 한다.

거울이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이미지센서 표면에 위상차 센서를 탑재하거나 화면을 디지털로 분석해 콘트라스트 AF에 활용한다. 상이 맺히는 이미지센서와 같은 곳에서 초점을 잡기 때문에 DSLR과 달리 오차에 의한 핀 엇나감이 발생하지 않는다.

더 빠른 초점, 더 정확한 초점을 위해 이미지센서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기술 중에서는 듀얼 픽셀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성능을 보여주지만,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많다 보니 아직 많은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콘트라스트와 위상차 AF를 사용하고 있다. 어쩌면 듀얼 픽셀보다 편하고 빠르며 정확한 기술이 나올지도 모른다. 미래의 카메라는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초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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