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질서에 반기를 든 SNS가 선택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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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소통한다. 전화도 있고 메신저도 있다.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있다. SNS의 등장은 세계를 더욱더 가깝게 만들었다. 지구 반대편에 일어나는 일도 실시간으로 접하게 됐다.

시대를 대표하는 SNS는 변해왔다. 한때 싸이월드가 국민 SNS로 불렸으나 지금은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났다.

언제부터인가 SNS 시장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SNS가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없어서 몰랐던 것일 뿐, 접해보면 신선함이 느껴지는 SNS를 소개해본다.

단문형 SNS와는 거리가 멀다, 레딧

지난 1월 미국 비디오 게임 판매점 게임스탑의 주가가 갑작 치솟았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 게임스탑 주식을 대량 매수하면서 발생한 일이었다. 개인투자자가 조직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던 중심에는 레딧이 있었다. 이들은 월스트리트벳(WallStreetBets)이라는 서브레딧(subreddit)에서 활동했다. 서브레딧은 커뮤니티에서 흔히 보는 주제별 게시판과 유사하다.

2006년 탄생한 레딧은 지금까지 운영되면서 꾸준히 사용자들을 확보해왔고 어느덧 젊은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레딧은 기존 소셜미디어에는 없는 빈틈을 파고들었다. 대표적인 SNS 트위터의 경우 단문 텍스트를 기반으로 해 빠른 정보 공유에는 강하나 토론이 이어지기는 힘든 환경이다. 반면, 레딧은 토론에 적합하다. 평소 토론 문화에 익숙한 영미권에서 레딧이 인기를 얻는 것은 그런 이유로 풀이된다.

지루한 영상은 NO! 짧게 치고 빠진다, 틱톡

지금의 영상의 시대다. 크게 노력을 들일 것도 없이 화면 속을 주시하면 온갖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는다. 글이나 소리보다 훨씬 강렬하게 사용자를 유혹한다. 유튜브에서는 하루에만 1억개가 넘는 영상이 새로 올라온다. 인간의 수명으로는 하루에 올라온 영상조차 다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콘텐츠가 쌓이고 있다. 흥미를 유발하려면 썸네일에서부터 콘텐츠 편집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어렵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고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틱톡이 출시됐다. 틱톡은 유튜브와 같은 영상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차이점은 짧은 영상이라는 점이다. 틱톡은 15~60초 길이의 영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모든 사람들이 몇 분 동안 진득하게 영상을 소비하고 싶은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빠르게 재미를 충족하고 다른 콘텐츠로 넘어가고 싶어한다. 틱톡은 그 욕구를 충족시켰다. 특히, 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틱톡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설치된 앱 중 하나다. 2021년에는 두 번째로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다.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자리에도 수차례 올랐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퇴출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가까스로 살아남으며 지금까지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텍스트의 홍수 속에서 음성에 다시 주목한다,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는 혜성과도 같이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됐고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사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SNS에서 사용자는 글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클럽하우스는 고정된 소통 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스마트폰에서 손가락은 떼고 대신 입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전화와 같은 일대일 방식이 아니다. 클럽하우스는 다대다 방식을 채택했다. 방에 입장하면 최대 5000명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물론 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말을 하면 대화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선택된 사람들이 발언권을 얻어 말하게 된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먼 곳에 떨어져 있는 사람과도 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유명인사들의 말을 경청하는 기회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클럽하우스만의 원칙도 눈길을 끈다. 앱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녹음하거나 전송할 수 없게 했다. 말하는 순간 그대로 사라진다. 녹음된 데이터가 남지 않다 보니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게 된다. 정부에서 금기시하는 민감한 정치 주제로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지는 것도 그런 환경 때문이다.

안티 인스타그램, 파파라치

다른 말을 하는데 핸들에 박힌 엠블럼이 유독 눈에 띈다. “근육이 빠졌다”, “살쪘다” 불평하는데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몸매를 가졌다. 여행전문가도 아닌데 남들은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한 여행지 사진들로 도배돼있다. 어느덧 인스타그램은 누가 더 잘난 사람인지 겨루는 장이 됐다. 인플루언서를 선망하고 추종하는 사람도 있다.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테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일상만을 전시하는 이들에게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잘 짜인 연극이라도 보는 내내 자랑만 늘어놓는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밉상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이나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이 올라오다 보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가끔은 남이기에 더 잘 보이는 것도 있다. 셀카보다 몰카에서 보이는 내 모습이 진짜에 가까울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몰카란 ‘허락된 몰카’를 말한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앱이 하나 있다. 파파라치(Poparazzi)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남이 나를 몰래 촬영한 사진만을 올리는 소셜미디어다. 앱에 올라가는 사진은 내가 남을 찍은 사진 혹은 남이 나를 찍은 사진 두 가지뿐이다. 사용자는 프로필 사진 하나 직접 올릴 수도 없고 앱 내 셀프 촬영도 불가능하다.

극성 파파라치에 시달리는 할리우드 스타가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부수고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내 영역 안으로 불청객이 들어오면 불편한 법이다. 우리가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사생활 침해는 민감한 문제다. 그런 문제가 없도록 파파라치 서비스에서는 내가 허락한 팔로워만이 사진을 올릴 수 있다. 연락처 목록에서 사용자를 태그해야 하고 새 사진이 업로드 되면 문자 메시지가 전송된다.

편집은 불가능하다. 캡션을 달거나 필터로 사진을 보정하는 것도 안 된다. 날 것 그대로의 사진이 공유된다. 사진 속 나와 실제 내 모습이 헷갈릴 일은 없다. 그중에는 내 맘에 들지 않는 사진도 있을 것이다. 그건 삭제가 가능하다.

간편하면서도 즉각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한다는 점에서 틱톡이나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면도 있다. 앱스토어 차트 1위에 올랐다가 현재는 순위가 떨어졌으나 가능성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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