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서드 포맷 아세요? 4/3″ 카메라의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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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센서 크기 비교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카메라 센서는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 규격으로 나뉜다. 십수 가지 규격 중 디지털카메라에는 주로 1/2.3″, 1″, 4/3″, APS-C, 35mm(풀프레임) 센서가 사용된다. 풀프레임보다 큰 중형 카메라도 있지만 대체로 일반 소비자용 카메라는 풀프레임까지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 규격 중 4/3″는 ‘포서드’라고도 불리는데, 올림푸스와 코닥이 새로운 DSLR을 만들기 위해 정립한 규격이다. 센서 크기는 17.3x13mm로, 풀프레임 센서의 4분의 1 수준이다.

포서드 규격은 올림푸스와 코닥뿐만 아니라 파나소닉, 후지필름, 라이카, 시그마, 산요도 참여해 다양한 바디와 렌즈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후 2008년에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포서드와 크기가 같고 미러리스 카메라에 특화된 ‘마이크로포서드’ 규격을 정립한 뒤로는 이 두 브랜드와 동영상 전문 카메라 제조사 ‘블랙매직’이 명맥을 잇고 있다.

※ 포서드와 마이크로포서드는 각각 DSLR과 미러리스에 사용되는 마운트이며 동일한 크기의 센서를 사용한다. 본문에서는 편의상 포서드·마이크로포서드 모두 ‘포서드’로 통칭한다.

◆ 포서드 센서의 장단점

마이크로포서드와 풀프레임 카메라 크기 비교 (출처 : Camerasize)

포서드 센서의 크기는 풀프레임의 4분의 1 수준이다. 센서 크기가 크면 좋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지만, 작아서 유리한 점도 분명히 있다. 센서 크기 차이에 따른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어느 센서가 정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포서드 카메라는 풀프레임 대비 심도가 약 2배 깊어 배경이 그만큼 또렷해진다. 풀프레임 렌즈에서 조리개를 2배로 조인 것과 비슷한 정도다. 초점이 골고루 또렷하게 잡혀야 하는 풍경 사진이나 정물 매크로 사진에 유리하다.

센서가 작기 때문에 카메라를 작게 만들기 유리하고 내부 공간을 확보하기 쉽다. 고사양 포서드 카메라 중에는 풀프레임 카메라와 크기가 비슷한 모델도 있는데, 이런 기종은 내부 공간을 넓혀 센서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발산하고 손떨림 보정 모듈이 움직이는 폭을 키워 성능을 향상시킨다. 이 때문에 포서드 포맷은 동영상을 촬영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을 듣는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해소하지 못하면 동영상 녹화 시간에 제약이 걸리기 때문이다.

파나소닉 GH5 II (출처 : Panasonic)

반면 센서가 작아 화소수를 일정 수준 이상 늘리기 어렵다. 화소수가 많아질수록 픽셀의 크기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화소 하나가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이 적어진다. 광량 확보가 불리해진다는 이야기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에서 최근에 출시한 카메라들을 보면 아직도 2천만 화소대 센서를 사용하고 있는데, 가로 해상도가 약 5천 픽셀에 그치기 때문에 8K 동영상을 찍을 수 없다.

포서드 화소수의 한계는 디지털카메라 화소수가 1천만 안팎이던 시절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최근 풀프레임 카메라에 4천만 화소 이상 센서가 탑재되고 8K 동영상 녹화를 지원하는 모델이 등장하면서 포서드 센서의 한계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향후 고해상도 동영상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을 생각하면 앞길이 막막하다. 동영상에서 강점을 보였던 규격이 센서 크기와 화소수 때문에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 포서드 센서의 현주소는?

포서드(마이크로포서드) 센서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포서드보다 작은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갖추고 화각별로 여러 대의 카메라를 탑재하는 식으로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풀프레임 카메라는 고해상도 센서를 탑재해 높은 품질의 사진·영상을 제공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올림푸스 E-M1 Mark III (출처 : Olympus)

포서드와 마이크로포서드를 만든 주역도 이미 퇴장했다. 두 규격을 정립한 올림푸스는 이미 2020년 6월부로 카메라 사업부를 매각했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사업부는 이후 2021년 1월 OM디지털이라는 별도 회사로 독립했다.

OM디지털은 향후 출시할 제품의 라인업을 알리는 ‘로드맵’을 공개하고 몇 가지 제품의 개발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는 보급형 카메라 E-M10 Mark IV와 망원렌즈 100-400mm F5.0-6.3 IS, 150-400mm F4.5 IS PRO 렌즈가 출시됐을 뿐이다.

파나소닉은 마이크로포서드보다 풀프레임 카메라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시그마·라이카와 함께 L 마운트 연합을 이끄는 주역이기 때문이다. 최근 약 2년 동안 파나소닉에서 출시한 카메라 렌즈는 모두 L 마운트 전용으로, 마이크로포서드 마운트 렌즈는 2019년 중순에 발표한 광범위 줌렌즈와 광각 줌렌즈 1종씩이 마지막이었다.

게다가 파나소닉코리아가 온라인 쇼핑몰 E-Shop의 운영을 2021년 5월 31일 자로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파나소닉도 올림푸스처럼 카메라 사업을 접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파나소닉이 연말에 GH6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출처 : Panasonic)

다행히 최근 파나소닉이 마이크로포서드 신제품 카메라 GH5 II와 GH6, 망원 줌렌즈 25-50mm F1.7의 개발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잠시 일축되고, 한동안 침체기였던 마이크로포서드 생태계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GH5 II는 전작의 성능이나 몇 가지 인터페이스를 개선했을 뿐 화소수는 그대로이며,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라는 GH6도 2400만 화소 센서를 탑재해 5.7K 영상을 녹화할 수 있지만 아직 8K까지 지원하지는 않는다. 8K 동영상을 녹화하려면 최소한 4천만 화소 급의 센서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25-50mm F1.7 렌즈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정보는 없지만, 2019년 출시한 10-25mm F1.7 렌즈가 광학적 특징 때문에 굉장히 크고 무거웠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25-50mm F1.7 렌즈도 경박단소와는 거리가 멀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포서드 렌즈 (출처 : Four-Thirds)

향후 카메라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할 고해상도·고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포서드 카메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포서드가 살아남으려면 8K 동영상을 고품질로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센서와 불리한 노이즈를 보완할 수 있는 처리 기술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할 것이다. 과연 점점 좁아지는 카메라 시장에서 포서드가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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