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 사라진 전자 셔터, 기계식 셔터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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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 시장이 DSLR에서 미러리스로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카메라 제조사들은 미러리스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DSLR을 놓지 못하는 소비자도 많다. 이들이 DSLR을 고집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로 ‘손맛’을 꼽는다. 에디터도 DSLR을 써본 경험이 있는데, 사진을 찍을 때 미러와 셔터가 움직이면서 철컥하고 들리는 둔탁한 소리와 손끝에 전해지는 미묘한 진동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었다.

이런 셔터 소리와 진동은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느낄 수 있긴 하다. 미러리스에도 셔터박스가 있기 때문. 하지만 DSLR과 달리 미러박스가 없어 소리가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철컥’보다는 ‘촤륵’같은 느낌이랄까.

이렇게 셔터가 직접 움직여 사진을 찍는 방식을 ‘기계식 셔터’라고 한다. 센서 앞을 가리는 차단막인 ‘셔터막’을 움직여 빛을 통과시키고, 이 빛을 센서가 읽어들여 사진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다. 반대로, 셔터가 움직이지 않아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센서에 전기적 신호를 보내 사진을 찍는 ‘전자 셔터’ 방식인데, 사진을 찍는 순간 센서에 들어오고 있는 빛의 정보를 그대로 데이터로 만든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셔터 방식의 특징과 장단점을 비교해 보겠다.

◆ 기계식 셔터 vs 전자 셔터, 촬영 원리는?

기계식 셔터는 셔터막의 위치와 형태에 따라 ‘포컬 플레인 셔터’와 ‘리프 셔터’로 나뉜다.

▲포컬 플레인 셔터의 작동 과정 (출처 : 위키피디아)

‘포컬 플레인 셔터’는 셔터막이 센서 바로 앞에 위치하며, 2개의 셔터막이 센서면을 따라 세로로 움직인다. 예전엔 가로로 움직이는 셔터막도 있었지만, 몇몇 문제점으로 대부분 세로로 움직이는 방식을 쓴다.

셔터막은 위치에 따라 각각 ‘선막’, ‘후막’으로 불린다. 사진을 촬영할 때 센서를 가린 선막이 먼저 열리고, 뒤이어 후막이 펼쳐지며 센서를 다시 가리는 식으로 제한된 시간 동안 빛을 통과시킨다. 두 막 사이의 간격을 조절해 센서가 빛에 노출되는 시간, 즉 셔터 속도를 정한다.

선막과 후막을 쓰는 포컬 플레인 셔터는 DSLR과 미러리스에 모두 쓰이는데, 미러리스에는 미러가 없다 보니 DSLR과 작동하는 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DSLR은 중간의 미러박스를 통해 광학 뷰파인더로 상을 반사시키며, 그동안 셔터는 완전히 닫혀있다. 이 상태에서 셔터를 누르면, 미러가 올라가고 이어 선막이 올라가면서 센서 쪽에 빛이 들어온다. 이어 후막이 올라와 빛을 차단한다. 선막이 열리고, 후막이 닫히는 시간이 셔터 속도다.

미러리스는 현재 보이는 상을 디스플레이로 출력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셔터가 열려있으며, 사진을 찍는 순간 선막이 잠깐 닫힌 다음 다시 선막이 열리고, 후막이 닫힌다. 미러리스에서 사진을 찍는 순간 LCD 화면이 순간 꺼지는데, 선막이 잠깐 닫히기 때문이다.

▲ 리프 셔터는 조리개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완전히 닫힐 수 있다. 사진은 렌즈 조리개

‘리프 셔터’는 셔터막이 렌즈에 내장된 형태로, 잎사귀처럼 생긴 셔터막 여러 장이 열렸다 닫히면서 빛을 통과시킨다. 셔터막이 왕복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 셔터속도가 포컬 플레인 방식에 비해 느리다. (포컬 플레인 셔터는 1/4000~1/8000초, 리프 셔터는 1/500~1/2000초)

또한 셔터가 가운데부터 가장자리 순으로 열리기 때문에 중앙부보다 주변부가 빛을 더 짧게 받아 어둡게 보이는 ‘비네팅’ 현상이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다. 렌즈마다 셔터를 장착해야 하기 때문에 렌즈 가격도 상승한다. 그래서 리프 셔터는 일부 중형·대형 카메라 외에 잘 쓰이지 않고,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에는 포컬 플레인 셔터 방식이 사용된다.

전자 셔터는 셔터막 대신 전기 신호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미러박스가 있는 DSLR에서는 쓸 수 없고, 미러리스에 쓰인다. (예외적으로 니콘 D850처럼 DSLR임에도 전자 셔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항시 빛에 노출되고 있는 미러리스 센서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들어온 빛의 정보를 저장해라”라고 명령해 이 데이터를 사진으로 만든다. 이렇게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지정한 시간 간격이 셔터 속도다. 셔터막을 전기 신호로 대체하기 때문에 직접 움직이는 부품이 없고, 소음도 발생하지 않는다.

※ 카메라 제조사마다 전자 셔터 방식을 표현하는 명칭이 조금씩 다르다. 소니는 [조용한 촬영] 또는 [전자 셔터]나 [무음 촬영]으로, 캐논은 [저소음 모드] 또는 [전자식 셔터], 니콘은 [무음 촬영]으로 표기한다. 이외 브랜드도 대부분 ‘조용한’, ‘무음’, ‘저소음’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전자 셔터는 ‘롤링 셔터’와 ‘글로벌 셔터’로 나뉜다. 롤링 셔터는 센서에 들어오는 빛 데이터를 한줄한줄 차례로 읽어들여 기록하는 방식이며, 글로벌 셔터는 센서 한 면 전체를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방식이다.

롤링 셔터는 데이터를 읽고 기록하는 동안 피사체가 움직이면 형태가 왜곡돼 보이는 ‘젤로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는 단점이 있지만, 센서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낮은 단가로 쉽게 고해상도 센서를 만들 수 있고 사진에 노이즈도 적게 발생한다.

글로벌 셔터는 센서 전체의 데이터를 한 번에 기록하기 때문에 젤로 현상 같은 왜곡이 발생하지 않지만,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야 하고, 촬영한 순간 데이터를 임시로 저장해 두는 공간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아지고 수광부가 작아져 사진에 노이즈가 발생하기 쉽다. 이런 이유로 현재 전자 셔터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디지털카메라에는 롤링 셔터 방식이 적용돼있다.

◆ 기계식 셔터 vs 전자 셔터, 장단점은?

기계식 셔터는 포컬 플레인 방식이, 전자 셔터는 롤링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인다. 본문에서는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각자의 장단점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아래에서 표현하는 ‘기계식 셔터’는 포컬 플레인 셔터를, ‘전자 셔터’는 롤링 셔터를 의미한다.

▲ 기계식 셔터 모듈 (사진 : 위키피디아)

기계식 셔터의 특징이나 장점은 대부분 셔터막이 직접 움직인다는 점에서 유래한다. 선막과 후막의 움직임에 맞춰 플래시를 터뜨릴 수 있고, 형광등이나 LED처럼 조명이 미세하게 깜빡이는 환경에서는 셔터 간격을 조정해 깜빡임 현상(플리커)을 억제할 수도 있다. 사진을 찍을 때 소리가 난다는 점도 경우에 따라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물 사진을 찍을 때 모델이 사진을 찍었는지 소리로 알 수 있어 바로 포즈를 바꿀 수 있다.

반대로, 촬영 시 소리가 나기 때문에 기계식 셔터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공연 촬영이 있으며, 골프 같은 스포츠 종목에서도 선수의 집중력을 보호하기 위해 소리 나는 카메라를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셔터막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셔터 속도와 연속 촬영 속도에 제한이 있다. 보통 보급형 카메라는 1/4000초, 고급 카메라는 1/8000초까지 기계식 셔터로 찍을 수 있다. 빠른 사물을 찍거나 광량을 줄이기 위해 셔터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면, 전자셔터를 사용해야 한다.

반면 전자 셔터는 전기 신호로만 촬영하기 때문에 최대 셔터 속도와 연속 촬영 속도가 더 빠르다. 소니에서 최근 출시한 최고 사양 카메라 a1의 경우 기계식 셔터는 1/8000초, 전자 셔터는 1/32000초까지 셔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연속 촬영 속도는 기계식 셔터가 초당 10장, 전자 셔터가 초당 30장에 달한다.

전자 셔터는 촬영할 때 소리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공연과 스포츠 촬영에 제격이다. 소리에 민감한 동물이나 아기 사진을 찍을 때에도 활용할 수 있다.

▲ 촬영 간 젤로 현상이 발생해 프로펠러가 휘어 보인다 (사진 : 위키피디아)

단점도 없지 않다. 전자 셔터는 센서에 들어오는 빛의 데이터를 위에서부터 한 줄씩 순차적으로 읽어들이는 원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었을 때 휘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를 ‘젤로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센서에 들어온 빛을 차례대로 읽어들이는 동안 피사체가 움직이면 위치가 조금씩 어긋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동안 걸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길쭉하게 표현되는 것과 비슷하다)

▲ 플리커 현상을 모의화한 사진

전자 셔터는 형광등이나 LED 조명을 사용한 장소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형광등이나 LED 조명은 항상 미세하게 깜빡이는데, 점멸 간격이 짧기 때문에 사람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렵지만 카메라로 찍으면 사진에 어둑어둑한 줄무늬 같은 얼룩이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플리커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조명이 깜빡이면서 어두워진 순간이 사진에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플리커는 기계식 셔터에서도 생기지만, 전자식 셔터에서 심하게 발생한다. 게다가 기계식 셔터의 경우 조명이 깜빡이는 시간을 카메라가 인식해 조명이 켜진 순간에 맞춰 사진을 찍어 플리커를 없애는 기능이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전자 셔터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 형광등이나 LED 조명이 있는 장소에서는 전자 셔터보다 기계식 셔터를 사용하는 게 좋다.

전자식 셔터에서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앞서 설명한 글로벌 셔터를 쓰면 된다. 하지만 비싼 탓에 현재는 롤링 셔터를 주로 쓰고 있다.

◆ 전자 셔터로만 찍으면 카메라 수명 안 닳을까

기계식 셔터로 사진을 찍으면 매우 빠른 속도로 셔터막이 움직이다 보니 부품의 노후화가 진행된다. 오래 사용한 카메라는 셔터막이 이탈하거나 찢어지는 등 고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을 몇 장 찍었는지 나타내는 매수, 일명 ‘컷수’는 카메라의 수명과 중고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카메라에는 사진을 몇 장 찍었는지 컷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표기하는 종류와 방식은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기계식 셔터 사용 횟수는 대부분의 카메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의 수명은 기종이나 제품 편차에 의해 크게 갈리기 때문에 제조사에서 공식적으로 보증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대체로 보급형 카메라는 4만 장, 플래그십 카메라는 20만 장 정도 촬영했을 때 셔터박스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그럼 전자 셔터만 사용하면 카메라를 영원히 쓸 수 있을까. 일단 셔터막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셔터박스의 상태는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는 전자 부품이기 때문에 엄연히 수명이 존재한다. 다만 그 수명이 다른 부품에 비해 굉장히 길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센서 수명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영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장비를 새로 사기 전까지는 충분히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기계식 셔터 사용 횟수가 많을수록 카메라의 셔터박스 내구도가 점점 떨어지며, 이는 중고 가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 반면 전자 셔터는 상대적으로 내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에 거의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카메라로 동영상을 매우 오랜 시간 녹화했다면 발열이나 집광 등의 영향으로 센서 소자가 부분적으로 타거나 변색되는 등 이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만약 중고로 카메라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기계식 셔터를 사용한 컷수와 함께 카메라로 동영상을 얼마나 찍었는지 따로 문의해 볼 필요가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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