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이 작은 액세서리에 관심 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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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작지만, 큰일 하러 왔다

코로나에도 애플의 신제품 공개는 계속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애플은 온라인에서 연 애플 이벤트에서 새로운 제품들을 소개했다. 보랏빛 아이폰, 아이맥, 아이패드 프로 사이에서 조그마한 물건 하나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에어태그(Airtag)였다.

에어태그 출시는 오래전부터 출시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제품이다. 예상되던 디자인과 기능 그대로 나와 특별히 놀라울 건 없었지만 새로운 제품은 늘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열쇠나 가방에 에어태그를 달아두면 애플 기기에 있는 ‘나의 찾기’ 앱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에어태그는 스피커를 내장해 사운드 재생으로 위치를 알려준다. 좀 더 확실하게 찾고 싶다면 정밀 탐색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정밀 탐색은 에어태그가 위치한 방향과 거리까지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에어태그만 잘 활용하면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다.

애플은 아이폰11 모델부터 U1 칩을 자사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아이폰12, 애플워치 시리즈6, 홈팟 미니에 적용했다. 그리고 최근 나온 에어태그에도 U1 칩을 내장했다. U1 칩이 있으면 ‘초광대역 통신(UWB, Ultra Wideband)’ 기술 사용이 가능해져 서로의 위치와 공간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된다. 오차 범위도 센티미터(cm) 수준으로 줄여준다.

애플이 앞서 가면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라가는 모습을 적지 않게 봤다. 분명 애플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을 내놓았을 것이다. 이미 견제가 시작됐다.

에어태그보다 내가 먼저

사실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서 비슷한 제품을 먼저 내놨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15일 진행한 갤럭시 언팩 2021 행사에서 스마트태그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기존 에어태그에 UWB 기술을 적용해 개선한 스마트태그+를 출시했다. 에어태그가 공개되기 4일 전이니 애플보다 앞서 가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읽힌다. 에어태그 출시 이후 매체에서도 에어태그와 스마트태그와의 경쟁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OPPO)의 스마트태그로 추정되는 제품 이미지가 중국 IT 팁스터 디지털챗스테이션(Digital Chat Station)에 의해 공개되기도 했다. 크기나 외형은 다른 기업의 스마트태그와 유사하며 마찬가지로 UWB가 적용됐다고 알려졌다. 에어태그와 다른 점이라면 배터리를 내장해 충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렇듯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스마트태그에 관심 가지는 일은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기존 위치추적기 업체들은 애플의 등장이 반가울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 위치추적기 시장에서 이름이 알려진 타일(Tile)은 에어태그가 등장하자마자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독점 논란을 의식했는지 애플은 타사 제품에도 애플 기기 찾기 생태계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아이폰의 ‘나의 찾기(Find My)’에서는 네덜란드의 밴무프의 전기자전거, 벨킨의 무선 이어버즈, 블루투스를 이용해 물건을 찾아주는 치폴로의 칩 등이 연동되고 있다. 블루투스 신호를 포착해 물건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준다.

정확한 위치 파악과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

스마트태그의 자리는 위치추적기란 기기가 대신해왔다. 당장 포털 검색창에 ‘위치추적기’를 검색하면 여러 제품들이 나온다.

삼성전자에서도 위치추적기를 출시한 과거가 있다. 2017년 ‘커넥트 태그’란 이름으로 스마트 위치 알림 기기를 선보였다. GPS, WPS와 연동해 실내나 실외에서도 정확한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녀 안심 귀가, 반려동물 위치파악, 개인 물건의 위치, 여행 시 물품 위치 파악 등 위치 정보 기반 서비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휴대가 쉽도록 가로와 세로 각각 4.21cm, 두께 1.19cm 작은 사이즈에 IP68 방수방진 등급을 지원했다. 충전 방식이며 최대 7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커넥트 태그 소지자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도 하고 시간 간격을 설정해 주기적으로 위치 알림을 보낼 수도 있다. 아쉽게도 시장 반응이 없어 조용히 사라졌다.

하지만 위치추적기는 안 좋은 뉴스에서도 심심치 않게 접하다 보니 부정적인 인식이 함께 깔렸다. 위치추적기는 사소한 감시에서부터 범죄에까지 남용되고 있다. 누군가는 유익한 방향으로의 활용을 고민하겠지만 누군가는 이를 악용하려 한다. 원치 않는 위치 추적을 허락할 이는 없다.

최근 나오는 스마트태그에는 이러한 프라이버시 문제 발생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잘 담겼다. 사람이 아닌 물건만을 추적하도록 디자인되고 있다. 기술력도 전보다 무르익었다.

애플은 발표에서도 에어태그에는 기존 애플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보안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에어태그를 부착한 물건이 사용자의 블루투스 신호 범위에서 이탈하면 근처에 있는 다른 애플 기기가 에어태그의 신호를 감지해 원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모든 데이터는 암호화해 처리되며 위치 데이터나 기록은 저장하지 않는다. 사용자를 제외한 누구도 에어태그 위치 정보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애플 측의 설명이다. 심지어 애플조차도.

혹시나 나도 모르는 에어태그가 나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이폰 소지자라면 그런 경우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안드로이드 기기 소지자나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 에어태그는 일정 시간 동안 페어링된 기기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소리를 낸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태그를 부착한 물건의 위치를 타인에게는 표시하지 않는다. 임의로 발급된 개인 ID는 15분마다 변경되며 위치 확인 과정에서 활용하는 데이터도 암호화한다. 사용자 동의 없이 따라다니는 스마트태그를 감지해 알려주는 기능도 탑재했다.

기술적으로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려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은 왜 스마트태그에 관심 가질까?

기업이 갑자기 사용자의 물건을 소중히 여겨서 스마트태그를 출시하는 건 아닐 테다.

현시점 다소 추상적이나 물리적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증강현실(AR) 구현 전략의 시작이란 분석도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혼합현실(MR) 연구실을 이끄는 제시카 브릴하트는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스마트태그를 물체에 부착하면 주변 사물을 인식하기 훨씬 수월하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여전히 사물을 구별하는 것에서만큼은 완벽하지 않다. 에어태그를 붙이고 이름을 부여하면 사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출처:미 특허청)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특허에서도 애플의 다양한 구상이 담겨있다. 특허에서는 에어태그를 이용해 분실물을 찾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동 심장충격기나 소화기처럼 비상 상황 시 신속하게 찾아야 하는 곳에도 에어태그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태그를 신체 특정 부위에 부착해 자세를 교정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게임 속 캐릭터를 제어하는 아이디어도 소개했다.

이제 첫발을 뗐다. 스마트태그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게 될지는 전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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