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페이스북, 디스코드…원조 위협하는 ‘제2의 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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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 클럽하우스의 발자취(上)] 음성 SNS 시대 신호탄을 쏘아 올리다

‘벌써 1년’ 클럽하우스의 발자취(下)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

언제나 그렇듯 좋은 면만 가진 서비스는 없어요. 그건 클럽하우스도 마찬가지에요.

과열된 인기가 식고 나니 사람들도 이성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구글 트렌드를 보면 2월 중순 이후 급격히 관심도가 하락한 것을 알 수 있어요. 앱스토어 순위도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어요.

준비된 대본을 읽는 것이 아니라 날 것의 매력은 있지만 때론 흥미롭지 않은 주제를 수십 분간 들어야 하는 경우도 생겨요. 여유가 있다면 남들의 시시콜콜한 수다도 적막함을 달래주겠지만 바쁜 사람들 귀에 그런 것을 들어줄 여유는 없어요.

음성만으로 대화한다는 단순함이 의사소통 질을 떨어뜨리기도 해요. 우리는 시선과 표정, 제스처는 물론 작은 기침 소리나 미세한 몸의 떨림과 같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으로도 기분과 생각들을 전달해요. 그런데 음성으로만 한정하면 제대로 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하죠.

지금은 ‘실시간’에 집중해 녹음을 못 하게 막아놨지만 이 또한 성장을 막을 요인이 될 수 있어요. 토론 중간에 참여한 사람이 대화 내용을 따라가려면 쉽지 않겠죠. 알림 받고 바로 들어간 게 아니라면 일어날 일이에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어느새 서비스를 멀리하게 될지도 모르죠.

유명인들의 현란한 말솜씨, 박식한 이의 해박한 지식도 처음에는 흥미롭고 유익하다 생각하며 들어요. 그런데 결국 발언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어요. 어느새 조용히 경청하기만 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소통은 온데간데없어진 것을 발견하게 됐어요.

자신을 과시하고 싶고 커리어를 쌓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불편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요. 일본에서 클럽하우스 인기가 식었다는 내용을 최근 이데일리에서 보도했어요. 몇몇 대학생에게 클럽하우스를 떠난 이유를 물었더니 자신의 사고방식을 상대에게 강요하려는 꼰대들의 훈수를 들어야 했다는 경험담을 전했다고 해요. 따돌림받기 싫다는 일본인의 의식도 교묘히 자극해 흥했으나 그것도 이미 수명을 다했다고 평가했어요.

친구들과의 대화도 편한 건 아니라고 해요. 주제 선정하고 대화방 만들고 실시간으로 여럿과 소통하려면 일정도 맞춰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에요.

전 세계 약 4억명으로 추산되는 시청각 장애인은 클럽하우스는 다가가기 어려운 서비스에요. 들리지 않으면 상대방의 말을 들을 수 없고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조작이 어렵다고 해요. 말더듬증과 같은 의사소통 장애를 가진 이들도 소외될 수밖에 없겠죠.

사용자가 한순간 급격히 늘다보니 규모에 걸맞지 않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수준도 문제로 지적돼요.

코로나19 유행은 끝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팬데믹이 종식되는 날이 오면 친구들을 만나고 모임에도 나가고 여행을 떠나는 등 일상으로 복귀하게 될 거에요. 그때는 목소리만 전달하지 않고 직접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에요. 잠시 거쳐 가는 임시방편으로 앱을 선택한 사람도 있을 거에요.

원조 위협하는 ‘제2의 클하’ 출격합니다

클럽하우스도 이어지는 지적 사항들을 모르진 않을 거에요. 하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질 상황이죠. 클럽하우스의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들이 출시를 예고했거든요. 기존 서비스에 음성 채팅 기능만 적용하는 사례도 있어요. 이렇다는 건 기업에서도 음성 채팅 기능에 잠재력을 높이 산다고 볼 수 있겠죠. 제2의 클럽하우스를 노리는 서비스를 살펴볼게요.


트위터 스페이스

트위터에서는 실시간 음성 채팅 서비스 스페이스(Space)를 소개했어요. iOS와 안드로이드 사용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요.

이용자는 라이브 오디오 룸 안에서 대화를 나눠요. 나를 팔로우하지 않는 사람도 청취자로 참여할 수 있죠. 사용자를 스페이스로 초대해도 괜찮아요. 현재 참여는 누구나 가능하지만 방 개설은 특정 사용자만 가능해요. 발언권을 가지는 사람은 호스트를 포함해 최대 11명이에요.

대화가 종료되면 트위터에는 대화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요. 대신 30일 동안 오디오 형태로 보관해줘요. 해당 기간에는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트위터 스페이스는 클럽하우스에게 현재까지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꼽혀요.

페이스북 핫라인

페이스북은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핫라인(Hotline) 테스트를 시작했어요. 오디오만이 아닌 라이브로 만들어진 영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게 해줘 인스타그램 라이브와 클럽하우스를 섞어 놓은 서비스로 평가돼요. 크리에이터는 문자나 오디오를 통해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형식이에요.

핫라인은 자동으로 대화를 녹음해요. 서비스를 이용하면 mp3나 mp4 파일이 만들어져요. 이후 얼마든지 가공해서 다른 플랫폼에 올리는 것도 가능해요.

텔레그램 보이스챗2.0

텔레그램은 지난해 말 그룹 음성 채팅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어요. 당시 디스코드와 유사한 그룹 음성채팅 기능이라고 소개했죠. 최근에는 보이스 챗 2.0(Voice Chats 2.0)을 출시했어요. 참여자 제한을 없이 음성통화를 할 수 있어요. 통화 녹음도 가능해요. 참가자들에게는 통화가 녹음되는 순간을 정확하게 알려줘요. 대화를 녹음하다 보니 실시간 음성 채팅을 놓쳐도 괜찮아요. 클럽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음소거 상태로 있다가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게 손을 들어 대화 참여 의사를 밝혀 발언하면 돼요.

디스코드 스테이지 채널

디스코드는 비디오게임 메신저 플랫폼이에요.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디스코드를 인수 협상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왔죠.

디스코드에서는 음성 채팅방 기능인 스테이지 채널(Stage Channels)을 출시했어요. 오디오 대화를 쉽게 생중계하도록 했어요. 기존 디스코드로도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했으나 이번 스테이지 채널 기능으로 특정 사람이 청취자를 대상으로 말하게 됐어요. 질문이 생기면 말하기 요청을 하고 대화에 참여해요.

디스코드는 지난달 월간 활성사용자수(MAU) 1억 명을 돌파한 가운데 스테이지 채널 신설로 더 큰 성장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여요.

윈도우, 맥OS, 리눅스, 안드로이드, iOS 등 거의 모든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에요.

스포티파이 락커룸

최근 스포티파이는 스포츠 토크 앱 락커룸(Locker Room)을 만든 베티랩스(Betty Labs)를 인수했어요. 락커룸은 스포츠 선수와 팬이 한 곳에서 대화를 나누는 스포츠 전용 클럽하우스로 불릴만해요.

스포티파이하면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에요. 음악 감상을 원하는 사용자는 이미 꽉 잡고 있죠. 앞으로는 락커룸을 통해 음악뿐만 아니라 스포츠, 문화 등 다양한 분야 콘텐츠를 제공하고 크리에이터와 팬이 실시간 소통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어요.

링크드인

글로벌 비즈니스 인맥사이트 링크드인도 음성 채팅방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해요.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요. 조만간 오디오 채팅 기능 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고 하네요.

기존 오디오 채팅 서비스와 차별을 둔다고 해요. 이를 통해 안전하고 생산적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링크드인은 스토리즈, 라이브 비디오 방송, 뉴스레터 등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음성 채팅 기능도 그러한 전략 중 하나에요.

슬랙

기업용 협업 툴 슬랙도 오디오 기능을 새롭게 추가해 변화를 꾀한다고 전했어요.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창업자는 새로 추가되는 오디오 기능이 클럽하우스와 같은 것이라고 직접 말했고 앱도 곧 등장한다고 했어요. 이런 발언도 클럽하우스 채팅방에서 나온 말이에요.

오디오 기능으로 미팅 일정을 잡거나 전화통화를 시도할 필요 없이 오디오 채팅방을 열고 대화하면 돼요. 오디오 메시지를 남기는 기능도 함께 개발 중이에요. 향후 영상 메시지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에요.

이런 슬랙의 계획은 이미 지난해 10월 공개한 로드맵에도 포함됐어요. 당시 회사와 회사 간 소통에 활용하는 기능을 도입하겠다면서 오디오 소통 기능을 소개했어요.

파이어사이드

억만장자이자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맵릭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은 새로운 팟캐스트 앱 파이어사이드(Fireside)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어요. 일방적으로 오디오를 전송하는 팟캐스트와 달리 실시간 대화로 쉽게 전환하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했어요. 소통형 팟캐스트인 거죠. 앱은 녹음기능도 제공하게 될 예정이에요.


미처 언급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위에 소개한 서비스도 결코 적지 않아요. 이들과의 경쟁은 만만치 않을 거에요. 트위터, 페이스북,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모두가 상당한 이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앱이에요. 수년간 경험도 무시할 수 없어요. 기존 앱에 오디오 채팅 기능을 추가하는 경우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앱을 설치하고 있어 시작부터 유리해요. 또한, 대부분의 운영체제를 지원해요. 초대장을 보낼 일도 없어서 친구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어요.

만약 음성 채팅 기능이 잘 적용된다면 굳이 클럽하우스를 이용하지 않게 될지도 몰라요. 반대로 어설프게 했다가는 이내 실망한 사용자들이 “역시 클럽하우스”를 외치며 돌아갈 수도 있고요.

크리에이터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거에요. 클럽하우스를 찾게 만들던 인기 유저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면 서비스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어요. 스포티파이만 봐도 팟캐스트 생태계를 넓히고 콘텐츠 비즈니스 영역 확장을 위해 모델 겸 배우 킴 카다시안 웨스트, 팟캐스터 조 로건 등 유명인을 영입했어요.

모두에게 사랑받는 건 어려워

클럽하우스를 규제하는 움직임이 슬그머니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시작은 중국이었어요. 2월 초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즈가 클럽하우스 관련 심층 기사를 게재했는데 한 이용자의 말을 인용해 클럽하우스 앱 내 정치 토론방에서 중국인들이 일방적인 거짓 정보를 주고받으며 중국 친화적인 목소리는 무시당한다고 전했어요.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문제도 충분하지 않은 증거를 가지고 논의한다는 주장했어요. 그리고 얼마 못 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됐어요. 로이터는 중국서 클럽하우스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고 전했어요. 중국의 만리 방화벽에 의한 차단으로 추정했어요. 당국에서 조치를 높은 가능성으로 취했다고 보고 있어요. 이런 조치 후 중국에서 이와 유사한 앱을 결국 만들 거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에요.

태국에서는 왕실 개혁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앱을 단속하려는 분위기에요. 클럽하우스 이용자에게 주의하지 않으면 법률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어요.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클럽하우스 접근 차단 가능성을 언급했어요. 관리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혀요.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중동 지역에서도 앱 규제가 시작됐어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조직적이고 윤리적 제약이 없는 신랄한 비난으로 사회 전체 해악이 되며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플랫폼 활동을 통제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요. 터키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정권 항의 시위에 참가한 학생이 클럽하우스에서 한 발언을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어요. 오만은 클럽하우스를 금지했어요.

종잡을 수 없는 SNS의 미래

언젠가는 거의 모든 SNS에 음성 채팅 기능이 삽입된 다재다능한 서비스가 많아질 거에요. 각자의 개성을 내세웠던 서비스들이 결국 서로 비슷해지는 일도 벌어질 수 있죠.

틱톡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해요. 짧은 영상 플랫폼으로 틱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각종 플랫폼에서 틱톡과 유사한 기능을 추가했거든요. 인스타그램 릴(Reels)이 그렇죠. 유튜브 쇼트(Shorts)도 인도에서 테스트를 마치고 연내 북미 지역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했어요.

요즘 클럽하우스는 향한 비관론이 나오고 있어요.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뚜렷하고 벌써 경쟁자들이 나타나면서 과연 그들을 당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나온 지 고작 1년 된 서비스에 아직은 온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기회를 줘도 괜찮을 거에요. 회사로 치면 아직 신입사원이잖아요. 어찌 됐건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먼저 보여줬다는 점은 인정해줄 필요가 있겠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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