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서 쓰는 MS 웹브라우저 상상이 돼? 엣지는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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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는 암과 같은 존재다

2001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 수장이었던 스티브 발머 전 CEO의 발언이다. MS에게 리눅스는 언제나 위협거리였다. 소프트웨어(SW)로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공개(오픈소스) SW이자 대부분 무료인 이 운용체계(OS)가 골치거리일 수밖에 없다. 배타적 권리를 행사해 수익을 거두기 바쁜 와중에 ‘개방’하자고 하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 스티브 발머가 리눅스는 ‘암’ 같은 존재라고 했던 것도 지식재산권(IP) 분야에 특정해 말한 것이었다.

MS의 리눅스 견제는 1998년 세상으로 드러났다. 이때 ‘할로윈 문서’가 공개됐다. MS가 리눅스를 심각한 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오픈소스와 리눅스 반대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조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오픈소스에 대한 MS의 공포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리눅스의 향한 MS의 공세는 한동안 계속됐다. 2007년 스티브 발머 전 MS CEO는 오픈소스 벤더들이 MS 지식재산권을 존중해야한다고 공식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리눅스가 MS의 특허를 침해하는 문제를 이슈화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특허 침해 범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00년대는 그렇게 MS와 리눅스의 전쟁 시기였다. MS는 리눅스와 MS 제품군을 비교하는 연구를 지원해 MS 제품이 훨씬 뛰어나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리눅스의 보안성에 대해서도 공격을 일삼았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리눅스를 사용한다면 불확실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누가 지식재산권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이런 전쟁, 혹은 냉전의 시기에서 OS 사이에는 분명한 벽이 존재했다. 리눅스 진영에서 밀고 있는 주요 SW가 MS 윈도우에서는 가동되지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고 웹 브라우저가 각 제조사나 재단, 프로젝트의 간판이 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리눅스에서 MS 인터넷익스플로러(IE)를 돌린다는 비효율적인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안되는 건 아니다. 와인 등을 통해 억지로 가동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IE를 사용한다면 ‘변태’ 취급받기 쉽다.

하지만 시대는 결국 바뀌었다. 리눅스를 필두로 한 오픈소스 진영의 승리일까. MS의 화해 제스처 중 하나일까. 리눅스에서 MS 간판 웹 브라우저가 정식으로 가동되는 시대가 왔다. 물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IE가 아닌 MS의 새 간판 웹 브라우저인 엣지가 대상이다.

MS는 10월 리눅스용 엣지 브라우저의 프리뷰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올해 초부터 리눅스용 엣지를 내놓는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MS의 엣지 인사이더 사이트나 리눅스 패키지 관리자를 통해 제공될 전망이다. MS 윈도우나 맥OS에 있는 엣지 기능 대부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S가 엣지를 자체 엔진이 아닌 크롬에서 사용하는 크로미움 엔진 기반으로 엣지를 새로 만든 만큼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MS와 리눅스 간 대결 양상이 바뀌는 상징적 사건임은 분명하다.

사실 이 같은 행보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한때는 ‘암’과 같은 존재라고 폄하하고 경계했던 MS는 온데간데 사라졌다. 2014년 사티아 나델리가 MS 수장으로 올라온 뒤 MS는 꾸준히 리눅스와 오픈소스 진영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014년 MS 클라우드 이벤트에서 사티아 나델리 MS CEO는 “MS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스티브 발머 전 CEO 때와는 전향적인 자세다.

MS의 리눅스, 오픈소스 품기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여전히 MS 윈도우 시장 점유율이 70%를 훌쩍 넘고 리눅스는 2%가 안되지만, 서버·모바일·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는 리눅스가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MS 윈도우 의존도가 높은 국내에서조차도 x86 서버용 OS는 2016년 리눅스가 MS 윈도우 시장점유율을 넘어섰다.

특히 MS가 미래 먹거리로 적극 투자하는 클라우드 시장은 리눅스와 오픈소스 없이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오픈소스의 개방성 덕분이다. 개발자 간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 기술이 특정 제조사에 의존하거나 폐쇄적인 개발 환경보다 강점이 많다. MS도 초기 클라우드 서비스 이름을 윈도우 애저에서 MS 애저로 바꾼 바 있다. 윈도우 생태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지난해 기준으로 MS 애저에서 사용되는 OS는 윈도우 보다 리눅스가 더 많다. B2B 시장에서 리눅스 없이 일을 벌이긴 힘든 시대가 됐다.

MS도 오픈소스 품기에 잰걸음이다. 가상머신이 아닌 윈도우 10 하위 시스템으로 우분투 등 리눅스 배포판을 사용(WSL)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점차 경계는 무너지고 냉전은 끝이 나는 것처럼 보인다. MS와 리눅스 진영의 전쟁은 리눅스의 승리인가? 아님 오픈소스를 품은 MS가 더욱 강력해지는 것일까. 앞으로 MS의 리눅스, 오픈소스 진영 간 협력 발걸음 끝에 답이 있을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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