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삼성전자 반사이익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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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퀄컴이 화웨이와 거래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 로비 작업을 펼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용 칩 등 퀄컴 주요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미국의 거래 제한 조치로 화웨이에 칩 공급을 하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 등 다른 나라 기업이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삼성전자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미국 기업이 제재 완화 근거로 삼은 건 처음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화웨이 규제로 수혜를 받을 수 있을까.

퀄컴 스냅드래곤 865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화웨이에 5G 스마트폰용 칩을 판매할 수 있도록 미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안보 상의 이유를 앞세워 미 정부가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둔 중국 기업이다.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물건을 파는 등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에 이 제재를 연장하면서 장기전을 예고한 바 있다.

퀄컴은 이 제재로 피해를 받는 대표 기업으로 손꼽힌다.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칩이 있지만, 여전히 퀄컴 스냅드래곤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퀄컴은 “5G 분야에서 미국 기업의 기술과 주도권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자사를 비롯한 미국 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퀄컴은 화웨이와의 거래 제한으로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례적으로 삼성전자와 대만 미디어텍을 지목했다. 퀄컴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막으면서 연간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에 이르는 시장을 삼성전자와 미디어텍 등 해외 기업에 내주게 생겼다는 주장이다. WSJ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피해 반도체 핵심 부품을 조달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미디어텍과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락고 보도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삼성전자 등 다른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은 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퀄컴처럼 미국 기업이 직접 삼성전자 등을 지목한 건 이례적이다. 이미 삼성전자 경우 반도체 매출의 6~7%가 화웨이에서 발생한다.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로 추정된다. 하지만 퀄컴이 주력하는 시스템 반도체 쪽은 삼성전자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로 퀄컴이 빠진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퀄컴뿐만 아니라 브로드컴이나 인텔 등도 화웨이 제재로 인해 핵심 고객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브로드컴은 연간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 치를, 인텔은 연간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 정도 반도체를 화웨이에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자체 칩 생산 환경도 화웨이의 부품 수급 어려움을 알려준다. 화웨이는 최근 “신규 시스템온칩(SoC) 기린 9000을 끝으로 화웨이 기기에 기린 칩을 넣을 수 없다”면서 “미국 제재로 9월 15일 이후 화웨이 스마트폰용 칩을 생산할 방법이 없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린은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퀄컴 스냅드래곤과 삼성 엑시노스의 기술력을 뒤쫓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이실리콘 칩 대부분은 세계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에서 만드는데,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이 또한 힘들어졌다. 미국이 미국의 기술과 장비로 생산한 부품을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가 TSMC에 적용돼 기린 등 주요 칩 수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TSMC는 파운드리 업계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미 화웨이가 TSMC의 대안으로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통신 칩을 공급해 줄 것과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알력 다툼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화웨이를 고객으로 삼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등 화웨이와 경쟁하는 부분에서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통신 장비 분야에서도 미국의 제재 영향으로 화웨이가 시장 실기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 수급 문제 또한 화웨이가 공격적 통신장비 사업을 펼치는데 걸림돌로 작용된다. 삼성전자가 이 기회를 포착한다면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미국의 제재뿐만 아니라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도 반 중국 정서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화웨이가 직접 언급했듯, 하반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삼성전자에게는 기회다.

단기적으로는 화웨이 제재로 인한 삼성전자 반사이익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화웨이가 이번 사태를 반면 교사 삼아 ‘자급자족’형 사업 구조로 체질을 전환한다면 삼성전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화웨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각종 부품을 우리나라 제조사로부터 공급받는다. 화웨이가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술 개발에 들어간다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 상당수가 고객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중국에는 부품 생산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경쟁 기업이 상당히 포진해 있다. 이들과 협력한다면 화웨이는 중국 내부에서만 부품 공급망을 가동할 수 있다. 실제 화웨이는 최근 노트북, 스마트TV, 디스플레이 분야를 아우르는 자급 자족 프로젝트 ‘난니완’에 착수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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