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37)물에 잠긴 농지 ‘부유 정원’이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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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아시아 지역은 몬순(계절풍) 우기에 홍수 피해가 상당하다. 지대가 낮아 하천이 범람하기 일쑤다. 특히 방글라데시가 심각한데, 올해는 폭우로 인해 국토 3분의 1 가량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 계절풍 우기는 6월 중하순부터 9월까지 계속되는데, 지금이 딱 이 우울한 시기에 맞물렸다.

올해는 평년보다 피해 범위가 크지만, 평시라고 크게 다른 건 아니다. 방글라데시는 매년 폭우로 인한 홍수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한번 잠긴 물은 길게는 반년 가까이 지나야 빠지는 경우도 있다. 그 사이에 농지는 거의 사용할 수 없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당장 수익 활동뿐만 아니라 먹거리를 걱정해야 할 때가 많다.

여기 한 사례가 있다. 타라라는 여성은 방글라데시 북부지역에 있는 가이반다에서 살고 있다. 그와 가족이 살고 있는 집과 농지는 홍수에 휩쓸려 갔고, 이들은 7번이나 거주 지역을 옮겨야 했다. 마침내 정부 소유의 800평방미터 땅에 정착했다. 그러나 이곳도 홍수 피해를 입기 쉬운 지역이다. 타라와 가족은 작물을 키울 수 있는 곳을 찾아 또다시 터전을 옮겨야 할지도 모른다.

타라와 같은 이재민이 매년 100만명 이상 발생한다. 수상 가옥 형태로 집을 높게 지어 생활 공간만은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농지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 결국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려 작물을 심거나 물이 차지 않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NGO ‘실현가능한행동(Practical Action)’은 방글라데시처럼 홍수 피해가 잦은 곳에서 작물을 심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적정기술로써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했다. 우선 피해를 입은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먹거리와 수익 창출이다. 최소한의 작물 재배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각종 채소는 키우면서 가족 단위의 삶은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이웃이나 시장에서 작물을 판매해 또 다른 수익을 낼 수 있다.

문제 해결 방법은 저렴해야 한다. 적정기술의 대표 요건이기도 하다. 최대한 현지에서 구하기 쉬운 소재를 활용해야 적정기술로 가치가 있다. 실현가능한행동은 방글라데시처럼 아열대 지역에서 잘 자라는 부레옥잠에 주목했다. 물에 뜨는 부레옥잠을 활용해 수상 농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에서는 부레옥잠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사례가 꽤 있다. 실현가능한행동은 이러한 수상 재배법을 표준화해 홍수 이재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방글라데시에서 많이 자생하는 대나무를 활용하는 것이다.

우선 대량의 부레옥잠을 확보한다. 물이 많은 지역인만큼 부레옥잠 자생지도 곳곳이다. 부레옥잠은 서로 얽혀 넓은 면적으로 토대를 만들기 쉽다. 재배 공간의 관리가 용이하도록 대략적으로 가로 1미터, 세로 8미터 공간의 부레옥잠 지지면을 만든다. 부레옥잠이 흐트러지거나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대나무를 지지대처럼 세로 방향으로 놓아둔다. 대나무 사이에 공간이 생기는데 작물이 뿌리를 내리는 데 필요한 공간이다.

그 위에 부레옥잠을 더 올리고 마지막으로 흙으로 덮는다. ‘부유 정원( Floating Garden)’의 완성이다. 부유 정원에서 조롱박, 오크라, 적양파, 단호박 등 각종 야채를 재배할 수 있다. 8X1미터의 부유 정원은 하나의 단위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같은 부유 정원을 여러 개 만들면 된다. 생산량을 늘리면 가족의 먹거리뿐만 아니라 판매도 가능하다. 실현가능한행동에 따르면, 앞서 소개한 방글라데시 이재민 타라는 부유 정원을 통해 가족 먹거리 제공 후 여분의 작물을 시장에 팔아 초기 35파운드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침수된 토지 바로 위에 부유 정원을 만들어 재배를 할 수 있다. 물이 깊지 않은 곳에서는 무릎 정도 높이에서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부유 정원은 매년 정비를 해줘야 한다. 흙을 갈아주고 부레옥잠을 교체하는데, 못쓰게 된 부유 정원은 물이 빠진 건기에 비료로 활용할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만든 부유 정원은 제조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실현가능한행동은 이재민의 생활을 도울 뿐만 아니라 부유 정원을 STEM 교육에도 활용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학생 상대로 적정기술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의 사례로 소개하며, 학생들이 직접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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