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8548억! 코로나 위기 극복할 ‘디지털 뉴딜’ 면면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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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디지털 미래를 앞당겨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핵심 축은 디지털과 그린, 안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색에 가장 걸맞은 것이 디지털이다. 기존 뉴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디지털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돌파구도 여기서 찾고자 한다. 미국의 뉴딜의 상징이 ‘후버 댐’이라면 우리나라 뉴딜의 상징은 디지털이다.

디지털과 그 중심이 되는 ICT 역량 강화는 처음 나온 말이 아니다. 국가 정책으로도 꾸준히 디지털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생태계 조성이라는 큰 맥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점진적이다. 언젠가 도달할 디지털 미래를 차근차근 밟아갈 시간이 지금 우리에겐 부족하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먹고 살 수 있는 근본인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사면초가다.

미증유의 위기에서 걸음걸이는 빨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판 뉴딜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는 ‘디지털 뉴딜’에 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디지털 뉴딜이 성공해야 우리가 산다. 그 성공 여부는 속도가 좌우한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전격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계획을 세우고 천천히 기반을 다져나가는 지금까지의 국가 프로젝트와는 결을 달리해야 한다.

디지털 뉴딜의 핵심 내용은 4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DNA이다. 데이터(D), 네트워크(N), 인공지능(A)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개방, 활용을 통한 새로운 경제를 창출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네트워크는 5G다. 5G와 인공지능(AI) 융합 확산으로 기존 경제의 틀을 파괴하는 혁신을 추진한다. 정부는 DNA 생태계 강화에 2025년까지 31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56만7000여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이다. 코로나19로 학교에 가는 일상이 무너졌다. 여기서 원격 교육이 일상을 구원했다. 학교에 가지 않고도 각 가정에서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그나마 우리를 안도하게 했다. 하지만 전례 없던 대체재이 미흡한 점도 하나둘이 아니었다. 학교 현장에서는 영상 수업을 할 자재도 부족했다. 저화질 강의 영상으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하겠다는 불만도 속출했다. 교육 인프라가 여전히 대면 중심이었다는 방증이다. 선진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우리가 겪지 못했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나아가 사회적 취약 계층의 보편적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

비대면은 이제 ‘트렌드’가 됐다. 대면 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더욱 가속화됐다. 스마트 의료와 돌봄 서비스에 대한 비대면 전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새로운 비대면 산업 시대에 대한 대비와 기존 대면 산업 속 경제 주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비대면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도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 교육 인프라, 비대면 산업, SoC 디지털화에는 12조9000억원을 투입한다. 33만6000여개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큰 그림은 그려졌다. 하지만 각론은 쉽게 와닿지 않는다. 이에 디지털 뉴딜의 실질적 책임 수행기관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디지털 뉴딜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올해만 8548억원이 풀린다.

‘공공이 5G 마중물’…ICT 인프라 투자에 3366억원

디지털 뉴딜에서 우선되는 것은 인프라다. 디지털 인프라도 이제는 중요한 SoC가 됐다. 토양의 품질이 좋아야 수목이 자라고 큰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정부는 5세대(5G) 이동통신 등 인프라 구축과 개선을 통해 디지털 뉴딜의 토대를 쌓는다.

현재 5G 가입자는 700만명 수준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B2C 영역에 제한돼 있다.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은 미미하다. 정부가 이러한 산업 분야 5G 적용의 마중물 역할을 담당한다. 첫 번째가 5G 기반 정부업무망 고도화다.

기존 데스크톱PC 등 유선 중심이었던 국가와 공공기관 업무 환경을 5G 기반 모바일 환경으로 대전환한다. 업무용 단말기에 5G 통신을 지원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국가·공공기관에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조성한다. 다양한 B2B 분야에서 5G를 활용할 수 있도록 ‘롤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5G 기반 융합 서비스도 공공이 테스트베드를 자처한다. 5G 인프라가 갖춰졌으면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 5G와 모바일엣지컴퓨팅(MEC) 등 신기술을 각종 융합 서비스를 개발하는 원천으로 삼는다. 대상 서비스는 의료, 교육, 방역, 안전, 산업, 국방, 교통, 농업 등이다. 인프라 구축과 동시에 융합 서비스를 공공에서 선도적으로 개발, 적용함으로써 5G 활성화 속도전에 나선다.

디지털 뉴딜을 통해 네트워크는 충분히 고도화할 수 있다. 네트워크에 무게 중심이 쏠리면 함께 따라오는 것이 보안 문제다. 공공 분야 보안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 정보와 산업 기밀 등 보호해야 할 대상이 점차 늘어난다. 디지털 뉴딜은 이 보안 이슈를 양자 암호통신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공공·산업·의료 등 보안이 강조되는 주요 분야에 양자암호통신 인프라를 구축한다. 시범망을 운영하면서 안전성을 검증하고 응용 서비스도 발굴하는 게 목표다.

국민의 삶과 맞닿아 있는 디지털 환경도 개선한다. 이미 전국적으로 와이파이 망이 상당 부분 갖춰졌다. 일찌감치 뛰어든 만큼 노후화도 빠르다. 잦은 고장과 보안의 미흡, 다수 사용자로 인한 속도 저하 등 공공 와이파이에 대한 국민 만족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 속 공기와 같은 와이파이 통신의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2014년 이전에 개방·구축된 공공 와이파이 약 1만8000여개를 보안과 성능이 강화된 최신 기기로 교체 설치한다. 지역·계층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가계 통신비를 줄이기 위해 무선 인터넷 인프라 확대 구축 대상지 1만개소를 선정해 인프라 확대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농어촌과 도서·벽지에도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데 올해 우선적으로 650여개 마을이 선정됐다.

원격 교육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했다. 이제 학교에서도 고품질 통신 환경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을 진행했을 때 화질과 통신 끊김 문제가 제기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 지향적인 무선 통신망이 학교에도 필요해졌다. 학교 무선 환경 구축 사업은 최신 와이파이 표준인 와이파이 6를 지원해 다중 접속 환경에서도 뛰어난 속도와 저지연 통신 환경을 제공하도록 한다. 전국 초·중·고교 19만7000여개 교실에 무선 액세스포인트(AP)를 설치해 전 교실에서 무선 통신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축한다.

이러한 5G 등 인프라 구축과 개선을 위한 디지털 뉴딜 사업에 올해 총 3366억원을 투입한다. 약 5000명의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행정·공공 정보시스템 전면 클라우드 도입…2025년까지 1조6000억원

클라우드가 대세다. 이번 디지털 뉴딜 정책에서도 클라우드를 빼놓을 수 없다. 우선 공공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업 예산은 올해 100억원이다. 공공 부문에 클라우드를 도입해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더한다. 두민 편의 서비스, 사회 문제 해결 서비스 등 대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을 조성한다.

행정·공공기관 정보 시스템도 전면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현재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약 18만대를 민간과 공공 클라우드 센터로 이전하고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한다. 올해는 25억 정도로 현황 조사와 기본 계획 정도만 수립하지만, 2025년까지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 육성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터가 디지털 시대에서는 새로운 자본이자 성장 동력이다. 한국판 뉴딜 정책을 구성하는 한 축이기도 하다. 우선 가치 있는 데이터로 신사업을 발굴하거나 기존 경제의 부가가치를 배가할 수 있는 데이터를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한다. 사회 각 분야의 빅데이터를 수집·분석·유통·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플랫폼이다. 이러한 플랫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빅데이터 센터도 확보한다. 빅데이터 플랫폼과 센터에는 올해 385억원을 투입한다.

AI 또한 데이터라는 주춧돌 위에서 반듯하게 설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며 AI가 고도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뉴딜 정책은 양질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개방하는데도 대규모 투자(2925억원)를 한다. 기업, 대학,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업 지원 대상이다. 학습용 데이터를 쌓고 서로 공유하면서 AI 응용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업계 전문가도 육성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나선다. 총 10개 영역의 AI 학습용 데이터가 중심인데 △자연어△헬스케어 △자율주행 △농축수산 △국토환경 △미디어 △안전 △기타 △지역 분야 △자유주제 등이다.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은 향후 고용 대란과 경제 위기 극복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 분야별 AI 전문가 육성 및 유관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 효과를 보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올해까지 2만개 이상 관련 일자리를, 2025년까지 일자리 17만개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 데이터를 통한 디지털 뉴딜 실현에도 1160억원을 투입한다.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전문가를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에 청년 인턴을 배치해 공공 데이터 관련 일자리를 제공하고 취업까지 이어지도록 돕는다. 내년 1월까지 885억원을 투입한다. 고품질 공공 데이터를 공유해 데이터 전문기업에 매칭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100여개 데이터 전문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공공 데이터를 민간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지하공동구를 대상으로 상시 안전 감시 예측 시스템도 구축한다. 통신구 화재와 전력구 화재 등으로 인해 통신과 전력, 수도, 난방 등 국가 핵심 기반 시설의 피해가 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지하공동구가 점차 노후화되면서 이러한 사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전 감시 예측 시스템이 필요한 배경이다.

디지털 뉴딜 사업은 기존 사람이 직접 들어가 육안으로 감시했던 방식에서 탈피한다. 지능형 로봇과 CCTV 등을 활용해 무인 순찰을 수행한다.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으로 각종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재난 예방 서비스에 활용한다. 광주 상무지구, 세종 제 2구간 등 수요 점수 지역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적용한다. 향후 국가 주요 인프라에 점차 확산할 예정이다.

공공과 산업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가 디지털 뉴딜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국민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디지털 뉴딜 정책 일환으로 운영하는 ‘디지털 역량 센터’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 ICT 활용 수준에 머물렀던 디지털 역량 교육에서 더 나아가 미래 산업을 대비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1000여개의 디지털 역량 센터를 운영하는데 평상시는 국민 누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인근 지역에서 교육받고, 비상시에는 디지털 안전망 역할을 담당한다. 교육, 개발, 관리 등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디지털 뉴딜… 위기를 기회 삼는 디딤돌 돼야

NIA는 디지털 뉴딜 사업 대부분의 사업 공모를 이달 진행한다. 8월 사업자 선정과 계약을 추진하고 이르면 9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 뉴딜 생태계를 둘러싼 수많은 개인과 기업의 참여가 예상된다. 디지털 댐을 쌓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디지털 뉴딜의 개별 사업 성과뿐만 아니라 예산의 조기 집행에 따른 경기 활성화도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 경기 하강을 가로막을 또 다른 ‘댐’이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점진적으로 진행할 디지털 전환 작업”이었다고 평가했다. 즉 언제가는 도달해야 할, 그러나 천천히 가도 괜찮았던 미래의 길이다. 하지만 우리는 위기 한가운데 있고 빨리 정상으로, 더 나아가 도약해야 한다. 디지털 뉴딜은 이를 위한 것이다. 문 원장은 “우리가 이번에 잘 대응하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디지털 뉴딜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과제를 모범·선도적으로 해결하도록 전면화하고 가속화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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