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34)물만 부으면 대피소·방공호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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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태풍, 홍수, 대형 화재 등 자연재해는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트린다. 한순간 집을 잃고 살 곳을 잃은 이들은 난민이 된다. 자연재해뿐만이 아니다. 인재도 인간 스스로의 삶을 무너트린다. 여전히 지구 곳곳에서는 수많은 분쟁과 소규모 전쟁이 잇따르고 있다. 민족과 이념, 정치와 경제적 갈등으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되기도 한다. 전쟁으로 터전을 잃은 이들은 다리를 뻗고 잘 공간마저 부족하다.

그나마 뜻있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대피소가 만들어지면 다행이다. 임시 숙소다. 현지나 외부에서 어렵게 조달한 재료로 천막 비스름한 것을 짓는다. 바람이나 비라도 피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그러나 이러한 임시 대피소는 수명이 짧다. 태풍과 지진 등 재해가 이어지고 있을 때는 대피소마저 무너질까 걱정이다. 전쟁통이라면 민간인이 있는 대피소에 언제 폭탄이 떨어질지 모른다.

임시 숙소의 신속성과 내구성, 안전성을 모두 고려한 대피소는 없을까. 영국에 있는 소재 제조업체 ‘콘크리트 캔버스’가 해답을 찾았다. 2004년 윌리엄 크로포트와 피터 브루윈은 인도주의적 재난 구호를 위해 신속하게 만들 수 있는 대피소를 고안했다. 본격적인 소재 개발과 사업을 위해 2005년 8월 콘크리트 캔버스를 설립했다.

2009년 이들은 회사 이름과 똑같은 특수 섬유인 ‘콘크리트 캔버스’를 개발한다. 앞으로 등장하게 될 신개념 대피소의 핵심 소재다.

콘크리트 캔버스는 성질이 다른 여러 섬유가 겹겹이 쌓인 특수 소재다. 우선 방수를 위해 가장 하단에는 PVC 코팅을 한다. 재해·재난 시 대피소는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콘크리트 캔버스의 방수 기능은 필수다. PVC 코팅 위에는 3차원(3D) 매트릭스 섬유 구조물이 있다. 이 구조는 쉽게 구겨지거나 주름이 지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3D 매트릭스 섬유 구조물의 또 다른 특징은 내부의 다른 소재를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콘크리트 캔버스의 핵심 기능이다. 회사는 3D 매트릭스 섬유물 안에 건조 콘크리트 믹스를 내재하고 있다. 섬유 구조 사이사이에 수많은 콘크리트 가루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섬유 구조물이 야물게 건조 콘크리트 믹스를 물고 있어 가루가 떨어질 염려는 적다.

회사는 콘크리트 캔버스로 대피소를 만들었다. 이름은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CCS)다. 방법은 간단하다. 둥근 원통 형태로 콘크리트 캔버스를 재단하고 한쪽에 문을 달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둔다. 내부는 실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도록 다른 소재의 섬유로 덧댄다.

내부에 공기를 불어 넣으면 비닐하우스 형태로 콘크리트 컨버스가 펴진다. 여기에 외부에서 물만 뿌려주면 된다. 콘크리트 캔버스 내부의 건조 콘크리트 믹스와 물이 만나면 캔버스 자체가 부풀어 오르면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다. 콘크리트가 굳으면 단단한 곡면 벽을 만든다.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에 공기를 불어 넣는 작업은 2인 경우 약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물을 뿌리고 24시간 안에 콘크리트가 굳어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를 만들 수 있다.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의 최대 장점은 신속함이다. 셸터를 세워 올리고 물을 뿌리는 작업뿐만 아니라 하루 안에 굳는 과정까지 완료된다. 재해 재난 시 신속한 대피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 경우 이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것도 용이하다. 물을 붓기 전 섬유 상태일 때 용도와 형태에 따라 재단할 수 있다. 콘크리트 캔버스의 유연성도 강점이다. 기존 콘크리트를 직접 부어서 만드는 방식과 견줬을 때 원하는 형태로 만들기 쉽다. 무엇보다 재해 재난 시 대피소의 내구성이 중요하다.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는 10년 이상 유지되는 내구성 뿐만 아니라 외부 충격이나 화재에도 견딜 수 있다.

콘크리트 캔버스 셸터는 섬유 두께에 따라 CCS 25, CCS 50 등으로 나뉜다. 내부 면적이 25평방미터와 50평방미터다. 대피소와 방공호 외에도 격오지역 임시 숙소 등을 만들 때도 유용하다. 회사는 2014년 콘크리트 캔버스를 100만 평방미터를 생산하고 지속적으로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2018년 기존 생산시설의 3배에 달하는 공장을 설립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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