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가세…테슬라 울릴 ‘전기차 플랫폼 전쟁’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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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세계 완성차 판매량 1위 업체다. 지난해만 전 세계에 630만대 차량을 팔아 치웠다. 폭스바겐에게도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판매량 기준으로 왕좌를 지키고 있는 폭스바겐이 다음 달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바로 전기차다. 폭스바겐이 지난해 공개한 ID.3가 주인공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 19)로 인해 일부 중단됐던 공장을 재가동하면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것이다.

ID.3

ID.3는 폭스바겐의 첫 전기차 일뿐만 아니라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 기반 라인업의 첫 주자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폭스바겐은 2018년 미래형 전기차 플랫폼 ‘MEB’를 공개했는데, 그 플랫폼 위에 올라가는 첫 전기차로 ID.3을 낙점했다.

이 때문에 ID.3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선봉장으로도 의미가 있다. ID.3의 성과에 따라 폭스바겐의 MEB 전략의 성패 여부도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MEB 플랫폼

ID.3과 MEB의 향후 행보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로 조금씩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어, MEB와 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듈형 플랫폼에 대한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GM과 현대차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독자적인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수 스타트업도 참전하고 있다. 또 개방형 플랫폼 전략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에 자사의 전기차 플랫폼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까지 오고 있다. 각축전을 펼치는가 하면 합종연횡하기도 하며 미래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바야흐로 ‘전기차 플랫폼 전쟁’ 시대다.

폭스바겐, 완성차 1위에서 전기차 플랫폼 1위도 노리나

전기차 플랫폼으로 시장을 흔드는 건 역시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모듈형 플랫폼’으로 유명하다. 모듈형이란 핵심 부품을 모듈화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하고 원가를 줄일 수 있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모듈에 따라 여러 차종을 개발할 수 있어 시장 대응 속도가 빠르다. 표준 기반 모듈을 통해 각 부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체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폭스바겐은 이미 MQB라는 모듈형 플랫폼으로 충분히 재미를 봤다. MEQ는 2012년 도입도 모듈형 플랫폼으로 엔진 방향을 제외하고 차폭, 보디 크기, 가솔린·디젤 자동차에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MQB 등 모듈형 플랫폼을 통해 지난해까지 1억대가 넘는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MEB 플랫폼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는 MEQ를 기반으로 ‘전기차 위한 플랫폼’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역시 모듈형 플랫폼으로, 폭스바겐은 MEB를 통해 전기차 ID 시리즈 생산 계획을 수립했다. 그 첫 번째가 앞서 언급한 ID3다.

MEB 초기 공개 당시 폭스바겐은 2022년까지 MEB 플랫폼 기반으로 27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ID3 출시가 임박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는지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 MEB 플랫폼 기반 전기차를 33종으로 확대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폭스바겐의 계획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단일 플랫폼으로는 가장 많은 전기차 모델을 배출하는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완성차 판매 1위의 위상을 전기차에서도 이어갈지 주목된다.

PPE 플랫폼

폭스바겐에게 MEB만 있는 건 아니다. 폭스바겐 그룹 전체로 보면 다른 전기차 플랫폼도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쪽은 ‘럭셔리’ 타입이다.

아우디 경우 e-트론과 e-트론 스포트백에 MLB evo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 선보일 것으로 보이는 Q4 e-트론 콘셉트 카는 MEB 플랫폼을 사용할 예정이다. 포르쉐 경우 타이칸에 J1 플랫폼을 적용했다. 아우디 e-트론 GT에도 J1 플랫폼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폭스바겐 그룹 산하 아우디와 포르쉐는 공동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PPE’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PPE는 폭스바겐 MEB 플랫폼과 MLB evo, J1 플랫폼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전기차 플랫폼이다. PPE는 J1 플랫폼과 같은 800V 급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는데, 냉각 시스템 효율을 개선해 20분 안에 80% 충전이 가능해졌다.

MEB, 플랫폼만 사가도 좋습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 전략은 ‘개방’이다. 단순히 폭스바겐 그룹 내에서만 MEB 플랫폼을 활용하는 게 아니란 의미다. 다른 제조사, 설령 그것이 경쟁사이더라도 좋다. MEB 플랫폼의 효용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 외부와 공유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미 MEB 플랫폼을 공개할 당시 외부에 공급하는 방안을 수립한 게 폭스바겐이다. 2015년 대학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소형 전기차와 전기 버스를 개발하는 독일 ‘이고 모바일’에 공급하기로 했다. 양산에 최적화된 폭스바겐보다 다품종을 생산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MEB 플랫폼을 판매, 또 다른 수익 창구를 만들어냈다.

이고 모바일

2019년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그룹 회장의 발언을 보면 폭스바겐의 이러한 전략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는 “이고 모바일은 소량 생산 능력을 갖췄다”면서 “특정 이동 수단이 필요한 분야는 소량 생산 기업이 유리한데, 폭스바겐이 플랫폼을 제공하는 건 ‘윈-윈’이자 자동차 전동화를 앞당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의 플랫폼 공유 전략은 자동차 시장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소비자에게 완성차를 판매하는 데서 더 나아가 전기차 플랫폼까지 판매하며 ‘플랫폼 시장 시대’를 개척했다.

판매 대상이 단순히 스타트업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폭스바겐 경쟁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자동차 제조사에게도 MEB 플랫폼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 바로 포드다.

포드 머스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포드는 지난해부터 포드 전기차에 MEB 플랫폼을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7월 폭스바겐과 포드는 MEB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확대한 바 있다. 포드가 출시한 전기 SUV ‘마하-E’보다 좀 더 작은 버전의 차량에 MEB 플랫폼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GM+혼다 그리고 토요타+스바루

폭스바겐 MEB 플랫폼의 아성에 도전하는 회사가 있으니 바로 제너럴모터스(GM)이다. GM은 올해 3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했다. 함께 공개한 신형 얼티엄 배터리에 최적화한 플랫폼이다.

GM은 자체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모듈식 전기차 플랫폼으로 새로운 전기차 사업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이 플랫폼 역시 범용성을 자랑한다. SUV, 세단, 크로스오버, 상용차 등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GM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모듈 방식으로 부품 수를 줄였고 이를 통해 조립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 내연 기관차 대비 약 25분의 1개 조합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얼티엄 배터리와의 조합이 두드러진다. 얼티엄 배터리는 50~200kWh까지 그 종류가 다양한데, GM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맞물려 다양한 성능과 디자인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M 역시 쉐보레, 캐딜락 등 GM 그룹 산하 브랜드를 통해 신규 전기차를 출시한다. 2021년까지 10개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1년까지 22개 모델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GM은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GM의 신규 전기차 플랫폼과 얼티엄 배터리는 자율 주행 전기차 크루즈 오리진에 적용됐다. 코로나 19로 공개 일정이 꼬이긴 했지만, 럭셔리 전기 SUV 캐딜락 리릭에도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얼티엄 배터리를 탑재한다.

혼다 전기차 콘셉트

GM도 폭스바겐처럼 전기차 플랫폼을 외부에 개방키로 했다. 협력 상대는 일본의 혼다다. GM과 혼다는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과 얼티엄 배터리를 기반으로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함께 하기로 했다. GM이 플랫폼을 제공하고 혼다가 차량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북미향 전기차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양사의 협력 결과물인 차세대 전기차는 모두 GM 북미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일본 토요타와 스바루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플랫폼을 함께 사용한 전기차를 양사가 각자의 브랜드로 출시할 계획이다. 토요타 전동화 기술과 스바루 AWD 기술을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게 두 회사의 전략이다. 토요타와 스바루 협력도 전기차 플랫폼 전쟁 시대 자동차 제조사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는 좋은 사례다.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 새판 짜기 돌입

국내의 현대차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미국 전기차 전문 기업 카누와 협력해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란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모터 등을 표준화한 모듈로 탑재하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 종류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상체를 올리는 구조다.

카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폭스바겐, GM, 포드, 혼다, 토요타, 혼다에 이어 현대차까지, 자동차 제조사의 행보를 보면 차세대 전기차 시장에서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존 자동차 시대의 경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누구와도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플랫폼 전쟁 시대에서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품 제조사들도 제조 생태계에 합류하게 된다. GM의 전기차 전략을 위해 LG화학이 배터리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물론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가세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내연기관 시대의 부품 제조사와 달리 새로운 기업들이 이 전기차 시장에서 판을 짜고 있는 것도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전기차 경쟁을 넘어 전기차 플랫폼까지 경쟁과 협력의 장이 되어 버린 지금, 과연 누구의 전략이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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