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출격…양자 컴퓨터 전쟁에 핵폭탄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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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아마존이 양자 컴퓨터 ‘판’에 뛰어들면서 기존 플레이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양자 컴퓨터 성능 고도화를 우선했던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 중심이었던 판을 ‘서비스’ 시장으로 전환해버린 아마존 행보에 IBM과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양자 우위’가 최고야?!

시장 경쟁으로서 양자 컴퓨터 전쟁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캐나다 벤처기업인 D-웨이브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128 큐비트 상용 양자 컴퓨터(D-Wave 1)를 개발, 양산을 시작했다. 2011년 이전까지는 양자 컴퓨터 R&D 단계로 정보처리 기본단위인 큐비트(양자 비트)를 어떻게 구현하고 유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물론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D-Wave 양자 컴퓨터

D-Wave의 등장으로 양자 컴퓨터 상용 시장이 본격 개막했다. 출시 당시 진정한 양자 컴퓨터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구글과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특정 문제에 대해 1억배 이상 처리 속도가 빨라졌음을 확인했다. 구글과 NASA뿐만 아니라 방산업체로 유명한 록히드 마틴,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등에서 연구 목적으로 D-Wave를 구매했다. 양자 컴퓨터 공급과 수요가 발생하면서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곧 다른 기업들도 이 시장에 가세했다. IBM은 2012년 논문을 통해 양자 컴퓨터 개발이 가시화됐음을 시사했다. 그 뒤 지속적으로 큐비트 수를 늘린 양자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D-웨이브 시스템의 상용 양자 컴퓨터 이전 1997년 2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공개한 이후 최근 53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산 단위가 50큐비트가 넘어가면 현존 최고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난 ‘양자 우위’를 달성한 것으로 본다. 미국 물리학자 존 프레스킬 교수의 주장이다.



IBM 양자컴퓨터 센터

IBM보다 후발주자였던 구글도 매섭게 추격했다. 구글은 2014년 양자 물리학자 UCSB의 존 마티니스 박사를 영입하면서 파격적이 투자를 이어나갔다. 순식간에 시장 선두권에 진입한 구글은 2018년 72 큐비트 양자 컴퓨터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올 10월에는 54 큐비트 기반 양자 컴퓨터를 개발, 슈퍼컴퓨터 (IBM 서밋)이 1만년 걸리는 계산을 3분20초만에 풀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글 또한 양자 우위에 돌입한 것이다. 구글의 발표를 두고 IBM은 의문을 제기해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뭐가 좀 더 ‘돈’이 될까…

물론 큐비트 단위를 높여 양자 우위를 실현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양자 컴퓨터 성능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IT 공룡의 투닥거림도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 적당하다. 하지만 IBM과 구글의 경쟁에서는 다른 ‘메시지’도 읽을 수 있다. 바로 적극적 투자만 있으면 후발주자도 단번에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막강한 자본만 있으면 시간이라는 진입 장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리고 등장하는 것이 아마존이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3가지 양자 컴퓨팅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아마존 브라켓이다. 양자 컴퓨터를 연구하는 과학자와 연구원, 개발자에게 ‘직접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아직까지 양자 컴퓨터에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다. 아마존 브라켓을 통해 AWS가 아마존이 보유한(혹은 협력하고 있는) D-Wave나 아이온큐 등 양자 컴퓨터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알고리즘 연구나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AWS센터 포 퀀텀 컴퓨팅, 즉 양자 컴퓨터를 위한 AWS 센터다. 여기서는 AWS와 미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등 학계와 연구기관이 연계해 양자 컴퓨터를 연구한다.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총망라한다. 양자 컴퓨터 양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아마존 퀀텀 솔루션 랩은 AWS 고객이 자사 사업에 양자 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지원하는 서비스이자 프로그램이다. 이 모든 양자 컴퓨팅 서비스가 AWS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된다.

단순한 서비스 열거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IBM과 구글 경쟁과는 다른 ‘결’을 느껴진다. AWS의 3가지 양자 컴퓨팅 관련 계획 가운데 ‘양자 우위’를 위한 큐비트 증가 연구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AWS센터 포 퀀텀 컴퓨팅에서 그나마 독자적인 양자 컴퓨터 개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될 뿐이다. 바로 여기서 차이가 난다. IBM과 구글은 지금까지 양자 컴퓨터 개발 자체를 두고 경쟁했다면, 아마존은 양자 컴퓨터를 가지고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판 깔아줄 테니 와서 좀 놀아봐!(내 판이라고는 안 했다)

IBM과 구글이 양자 컴퓨팅 서비스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이들도 각자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양자 컴퓨팅 자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양자 우위 경쟁에 빠져 시야가 좁아진 것일지도 모른다.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해야 할 양자 컴퓨팅 자원을 반드시 ‘내가’ 개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기저에 깔려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인프라 주도권을 가진다는 강점이 있다.

아마존은 ‘꼭 양자 컴퓨터가 내가 개발한 게 아니라도 상관없잖아?’라는 식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독자 개발한 양자 컴퓨터에 대한 욕심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 성능에 대해 아직까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자 컴퓨터가 슈퍼컴퓨터 대비 우위를 보이는 것도 ‘특정 문제’에 대해서다. 보다 다양한 분야와 서비스 영역에서 양자 컴퓨터가 빛을 발하려면 큐비트 증가뿐만 아니라 양자 컴퓨터에 걸맞은 알고리즘 개발 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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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마존이 택한 건 투 트랙이다. 양자 컴퓨터의 하드웨어 개발도 추진하겠지만, 서비스를 우선시했다. 양자 컴퓨터 관련 각종 프로그램 개발로 생태계를 조성하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즉 양자 컴퓨터가 하드웨어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도 뒷받침해야 하는데, IBM과 구글과 같이 폐쇄적 생태계보다는 AWS를 통한 개방형 생태계가 더 유리할 것이란 거다. “내가 양자 컴퓨터는 어떻게든 빌려서 제공해 줄 테니 내 ‘플랫폼(클라우드)’에서 놀고 있으렴”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세계를 주름 잡은 유통 플랫폼 공룡 다운 처신이다.

당장은 자사 양자 컴퓨터에 특화된 알고리즘과 응용 프로그램 개발 진영(IBM, 구글)과 자사 플랫폼 중심 개발자와 사용자 커뮤니티 형성과 강화 진영(아마존) 간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서비스 시장의 선점은 아마존이 조금 더 빠를지 모른다. IBM과 구글이 가만히 손을 놓고 있다면 말이다. 아마존의 시장 경쟁 합류 이후 IBM과 구글의 대응 전략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알리바바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양자 컴퓨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언제 ‘왕좌’가 바뀔지 모른다-실제 지금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누구인지 불명확하다. 바야흐로 양자 컴퓨터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다.

양자 컴퓨터가 PC는 아니잖아? 분명 쓰일 데가 있겠지

시장조사기관 홈랜드시큐리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양자 컴퓨터 시장은 2024년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18~2024년 연평균 성장률이 24.6%에 달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IBM과 구글, 아마존 등 IT 기업이 노리는 시장이 바로 이 시장이다.

단순 시장 성장에만 기대 투자하는 것 같진 않다. 최근 들어 반도체 집적 회로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서서히 들어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머신 러닝, 인공 지능(AI), 빅데이터 등 우리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결국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데 기존 컴퓨터로는 한계가 있고 이를 서서히 양자 컴퓨터가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순히 데스크톱 PC가 양자 컴퓨터로 교체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특정 서비스, 특정 산업, 특정 영역에서 양자 컴퓨터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이를 통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양자 컴퓨터를 ‘미래 기술’로 낙점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리라. ‘양자컴퓨터의 최신 동향(MaMasayuki Minato, GREE ventures, 2018.1)’에 따르면 양자 컴퓨터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는 다음과 같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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