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나사는 왜 티베트 승려의 명상을 연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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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패신저스(2016)’는 도착하기까지 120년이 걸리는 식민지 행성으로 향하던 우주선 이상으로 90년 일찍 ‘동면’ 캡슐에서 깨어난 남자, 그리고 그가 고의로 동면에서 깨운 여자를 중심으로 한 우주여행 이야기다. (사진=소니 픽처스)

지난 2016년 개봉된 SF 영화 ‘패신저스(Passengers)’는 120년이나 걸리는 식민지 행성으로 가는 우주여행 중 동면에서 깨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주선 이상으로 예정보다 90년이나 일찍 동면에서 깨어난 남자 ‘짐’(크리스 프랫 분)이 고의로 ‘오로라’라는 여자(제니퍼 로렌스 분)를 동면에서 깨우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영화는 장기 우주여행을 위한 ‘동면’기술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그렇다면 조만간 화성에 가겠다는 인류는 당장 평균 6개월이 걸리는 화성 여행에 필요한 동면 기술 비슷한 것을 어떻게든 준비하고 있을까. 그렇다. 우주여행을 위한 인간 동면(또는 휴면)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SF영화 속만의 얘기가 아니다.

러시아 과학자 팀은 티베트 승려들에게 전승돼 온 고대 명상과 신체 변화의 상관관계를 알아내 장기 우주여행 기술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이는 미항공우주국(NASA·나사)과의 협력 하에 이뤄지고 있다고 데일리메일 등이 최근 전했다.

유리 부베예프 러시아 생물문제연구소(IBMP RAS) 교수(65)는 “베크테레바 뇌연구소, 모스크바 주립대 첨단 뇌 연구소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러시아인 연구팀이 지난 2017년부터 티베트 승려들과 협력해 (이런 연구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는 정확하게는 티베트 승려들이 수련 중에 빠져들었다가 깨어나는 ‘가사상태’의 비밀을 알아내고, 이를 장기 우주여행에 나서는 우주비행사(또는 우주여행자)에게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과연 티베트 승려들은 우주여행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까?


◆우주비행사에 반 혼수상태 기술 적용 가능성 조사



▲러시아 과학자들은 장차 우주여행에 대한 도움이 될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 속에 티베트 승려들에게 전승돼 온 명상과 가사 상태에 대해 적극 연구하고 있다. (사진=유리 부베예프)

장거리 우주여행을 위한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유리 부베예프 교수는 “동면은 달보다 더 멀리 떨어진 화성에 도달하는 데 결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는 티베트 불교 승려들이 가장 성공한 모습을 보여 온 ‘변화된 의식’ 상태를 이용하는 것이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티베트 승려들에게 전승된 인체를 ‘반 혼수상태, 즉 가사상태(생명활동이 일시 중지된 상태)’로 만드는 이 고대 전승 기술을 연구해 오고 있다. 이들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여행을 할 때 이런 상태에 빠져든 후 몇 주 후에 정상으로 되돌아오게 하려 한다.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화성 여행을 떠나게 될 우주비행사들에게 적용될 가능성을 연구하는 셈이다. 

여기에는 승려가 사망선고를 받고도 꼿꼿이 앉아 있는 ‘뚝담(tukdam)’, 혹은 ‘사후 명상’으로 알려진 현상에 대한 연구도 포함된다. 이는 승려들이 임상적으로 죽었다고 선언됐지만 수 일, 또는 수 주 동안 부패한 흔적이 없이 똑바로 앉아 있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또한 깊은 명상을 하는 동안 승려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동을 조사하고 있다.

유리 부비예프 교수는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관행은 바뀐 의식의 상태에 관한 것”이라며 “이런 상태들은 깊은 집중이 이루어지는 많은 시간의 명상, 고립, 단조로운 만트라 암송에 의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이것은 이미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의식 상태’에 더 가까워져 있다. 이 덕분에 사람은 신진대사의 속도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리학자인 유리 부베예프 교수는 “달라이 라마가 그런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것은 소수만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깊은 명상에 빠진 승려들의 신체와 뇌의 전기 활동(EEG)을 관찰하고 있다. (사진=유리 부베예프)

그는 “완벽하게 건강한 사람은 자신을 반 혼수상태, 즉 가사상태에 빠지게 하고, 잠시 후 아마도 한 달 후에 정상으로 돌아온다”며 “그런 관행은 (우주여행을 연구하는)우리에게 매우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처음으로 명상하는 사람의 뇌가 외부 자극으로부터 완전히 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소리의 자극이 뇌전도(EEG 뇌파)에서 폭발을 일으키면 청각 분석기가 완전히 꺼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러시아 팀은 고려 티베트 승려들의 방법과 다른 기술들을 결합하는 것이 장거리 우주여행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다른 가능성들 가운데는 불활성 가스인 제논, 체온저하법, 그리고 수개월 동안 휴면의 효과를 최대한 달성하고 부작용 없이 빠져나오는 약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나사와 함께 100명의 티베트 승려 대상 실마리 찾기 나서



▲러시아 연구팀은 고대 티베트 수도승들의 명상 방법이나 다른 기술들의 결합이 장거리 우주여행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IBMP RAS)

부베예프 교수는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명상을 연구하기 위해 100명 이상의 수행하는 스님들을 대상으로 연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달라이 라마에게 가장 성공한 스님들의 두뇌 활동을 연구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달라이 라마는 우리가 ‘사후 명상’ 현상을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화성 유인 비행 모의실험인 마스500(MARS-500)을 수행한 유리 부베예프 박사는 “화성에 도달하려는 사람들의 신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들의 꿈 실현을 도울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며 “지금 우리와 미항공우주국이 고려하고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동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신체는 신진대사 억제로 인해 신체 자원을 덜 사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방사선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이는 또한 비좁은 환경에서 장시간 비행할 때 우주선에서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을 줄일 것이다. 우주 비행사들은 서로에게 덜 싫증을 느낄 것이고, 대인관계의 갈등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100명 이상의 티베트 승려들이 달라이 라마의 승인을 받은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유리 부베예프)

부베예프 교수는 또 “신진대사를 억제하고 장시간 수면을 취하는 의학적인 방법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심각한 부상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다른 모든 위협보다 클 경우 예외적으로 사용된다. 그들의 행동은 몇 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그 후엔 돌이킬 수 없는 뇌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라이 라마의 승인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지연됐지만 코로나19 이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 

부베예프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고려해 중단된 이 연구에 대해 “우리는 전염병이 종식될 때 연구가 재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 (사진=위키피디아)

티베트 불교는 티베트가 중국에 강제 합병 당했을 때 고국에서 쫓겨난 망명 종교이다. 한때는 티베트 남성 6명 중 1명이 불교 승려였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종교는 마하야나 불교의 본질적인 가르침과 탄트라, 샤머니즘, 그리고 본이라고 불리는 고대 티베트 종교의 자료를 결합한 것이다. 

티베트 불교의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달라이 라마다. 그는 1959년 중국이 강제 점령한 티베트에서 탈출한 이후 인도에서 망명 생활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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