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상을 뒤집을 양자 컴퓨터, 그 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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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꿈의 컴퓨터’ 시대에 한 발짝 앞서가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연구 단계에 머물렀던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를 위해 양자 컴퓨팅 시스템 ‘IBM Q 시스템 원’을 공개했습니다. 연구실 수준에서 벗어나 진정한 상용화 목적의 컴퓨팅 시스템은 세계 최초라고 IBM은 자부합니다.



IBM Q 시스템 원

 

 양자 컴퓨팅 마케팅 전략일까요. IBM은 맵프로젝트오피스·유니버셜디자인스튜디오 등과 협업해 ‘눈에 보이는’ 양자 컴퓨터를 선보였습니다. 양자 컴퓨터와 냉각 시스템 등 필수 장비를 가로·세로 2.7미터 크기 투명 케이스 안에 설치했는데요. 양자 컴퓨터의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IBM 양자 컴퓨팅 기술 홍보 효과를 배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IBM은 미국 뉴욕주 포킵시에 ‘IBM Q 양자 연산 센터’를 개소할 계획입니다. 포춘 500대 기업과 연구기관, 스타트업 등으로 구성된 ‘IBM Q 네트워크’ 멤버와 협업, 양자 컴퓨팅 기술을 발전시키고 비즈니스와 과학 분야에 실질적으로 응용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합니다. IBM만의 양자 컴퓨팅 생태계를 조성해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도입니다.

 

 IBM이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양자 컴퓨터 상용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요. 왜 양자 컴퓨터를 꿈의 컴퓨터라고 칭할까요. 꿈의 컴퓨터를 파헤치기 전 ‘현실 컴퓨터’의 한계부터 알아봅시다.



IBM 슈퍼컴퓨터 서밋

 

 컴퓨터는 디지털 개념으로 시작됩니다. 정보를 ‘00110010’처럼 이진법으로 처리합니다. 이 0 또는 1을 기본 단위로 ‘비트(Bit)’라고 부릅니다. 현존하는 컴퓨터는 비트 정보를 계산할 때 각각 한 번에 한 개씩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3비트 정보를 처리하려면 ‘000’ ‘001’ ‘010’ ‘011’ ‘100’ ‘101’ ‘110’ ‘111’을 반복 계산하는데 정보 처리 횟수는 총 8회입니다. 비트량이 늘어날수록 정보처리 횟수가 늘어나고 계산에 시간이 걸립니다.

 

 양자 컴퓨터는 정보 처리, 즉 계산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습니다. 양자 역학 현상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 양자 역학 현상은 중첩과 얽힘입니다. 중첩은 0과 1이 따로 있지 않고 겹쳐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 정보 저장소에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정보처리 속도가 매우 빨라집니다. 여러 비트를 중첩시켜 한 번에 읽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컴퓨터의 정보 기본 단위를 비트라고 했다면 양자 컴퓨터는 이러한 중첩 상태를 기본 단위로 해 ‘큐비트(Qubit·Quantum bit)’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0과 1이 중첩된 상태일 때 이 정보는 0일까요. 아니면 1일까요. 이를 풀어줄 개념이 양자 ‘얽힘’입니다. 0과 1이 중첩된 상태는 0과 1이 모두 존재하는 상태입니다. 슈뢰딩거 고양이처럼 50% 확률로 독극물을 방출하는 상자 안에 고양이를 넣어뒀을 때, 독극물 방출 후 상자 속 고양이가 생존할 확률은 50%로입니다. 상자를 열어보기 전까지 살아 있는 고양이와 죽어 있는 고양이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알 수 있는데, 관측에 의해 정보 값이 결정되는 상황입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개념도

 

 양자 얽힘도 이처럼 정보를 읽어들이기 전까지는 0과 1일 동시에 있지만 ‘관측’ 순간 그 값이 결정됩니다. 여기서 얽힘은 동시에 존재하는 정보 하나를 관측해 나머지 하나의 정보 값도 결정짓는 것입니다. 즉 정보를 읽었는데 그 값이 0이라면 다른 하나의 정보는 1이라는 것이 동시에 결정됩니다. 두 개 양자를 아무리 멀리 떨어트려도 한쪽의 관측(처리)을 통해 반대쪽 양자의 값을 알 수 있고 동작도 예측 가능하게 됩니다.

 

 이러한 얽힘 현상은 양자를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데 필요합니다. 사실 전송이라는 개념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쪽 정보가 확정되면 다른 한쪽 정보도 확정되는데 이는 전송 개념보다는 ‘동시’에 확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빛보다 빨리 전송할 수 없다는 ‘상대성 이론’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양자에 속도 개념이 무의미하다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양자 중첩과 얽힘 현상 덕분에 전통적 컴퓨터 대비 정보 처리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보안 측면에서 접근해봅시다. 보안 시스템 알고리즘 대부분은 소인수분해를 기반에 두고 있습니다. 이를 현재 컴퓨터로 해석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합니다. 1000비트 숫자(300자리 정수)를 소인수 분해를 하는데 기존 컴퓨터는 백만 년 걸릴 계산을 양자 컴퓨터는 1초에서 하루 안에 계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원자번호 37. 루비듐

 

 원리는 간단해 보입니다. 문제는 ‘구현’입니다. 양자 중첩과 얽힘 상태로 잡아둬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큐비트를 생성할 수 있는 루비듐 원자를 예를 들어봅시다. 진공 상태에 있는 루비듐 원자를 절대 영도에 가깝게 냉각시키면 풀어진 상태인 ‘원자구름’이 형성됩니다. 여기에 특정 진동수의 빛을 발사해 루비듐 원자의 운동 에너지를 없앱니다. 정지된 루비듐 원자를 하나하나 분리하면 큐비트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를 ‘원자 잡아두기’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원자를 잡아두는 것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원자를 잡아 큐비트 형태로 제어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큐비트는 미세한 온도 변화, 소음, 진동만으로도 에너지가 새어 나가는 ‘결 잃음’ 상태로 빠질 수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 연산이 불가능해지는 경우입니다.

 

 다수의 난제 때문에 양자 컴퓨터 상용화가 더딥니다. 하지만 그만큼 수많은 연구기관과 기업이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혈안인 상태입니다. 원자를 큐비트 형태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칩(프로세서) 개발이 한창입니다.



양자컴퓨터 칩

 

 1982년 양자 컴퓨터의 개념이 정립된 뒤 1997년 IBM의 아이작 추앙이 2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습니다. IBM은 프로토타입으로 50 큐비트까지, 구글은 72큐비트 기술까지 구현했다고 합니다. 다만 아직 이를 적용한 양자 컴퓨터의 등장은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50 큐비트를 양자 컴퓨터가 기존 컴퓨터 성능을 앞지르는 ‘양자 우위’ 기점으로 보는데, 이번에 IBM이 발표한 ‘IBM Q 시스템 원’은 20 큐비트 수준입니다.

 

 다음 ‘<하>세상을 뒤집을 양자 컴퓨터, 개발 동향과 쓰임’ 편에서는 국가·기업별 양자 컴퓨터 개발 동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양자 컴퓨터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며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지 짚어보겠습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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