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 인 테크] 사거리가 다르다… 대한민국 유도폭탄 KGGB ‘날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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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마우테 반군 소탕 작전을 펼치던 정부군 11명이 아군의 무유도 폭탄 공습에 의해 사망했다. 명중률이 떨어지는 무유도 폭탄이 왜 멍텅구리 폭탄(dumb bomb)이라 불리는지 보여준 사례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의도된 목표를 정확히 명중하는 폭탄을 값싸게 만들 수 없을까. 이러한 고민으로부터 활공형 유도 폭탄의 개념이 탄생했다. 투하 이후 조종이 불가능한 무유도 폭탄과 달리 활공형 유도 폭탄은 값비싼 미사일이 갖는 추진 장치의 도움 없이 위성신호를 통해 위치 및 자세 정보를 수신하고 목표를 향하도록 유도 조종이 가능하다.

국산 활공 유도 폭탄 ‘KGGB’의 특별한 비밀

2012년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중인 ‘KGGB(Korean GPS-Guided Bomb)’는 우리나라의 활공형 유도 폭탄이다. 기존 무유도 폭탄에 전개식 날개를 가진 몸체를 결합한 KGGB는 우수한 활공능력과 GPS와 자세감지장치를 결합한 유도 방식을 통해 원거리에서 정밀하고 정확한 공격이 가능하며, 탑재 항공기의 생존성 및 작전 효율성을 개선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GPS 유도 폭탄 ‘JDAM’에 비해 사거리가 긴 KGGB의 날개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어있다.



 

 

KGGB 모습

 

 

KGGB의 날개 안쪽 뒤 끝을 보면 구분된 장치가 있다. 이 장치는 떠오르는 힘인 양력(Lift force)을 이용하는 플랩(Flap)과 보조 날개(Aileron)의 합성어인 플래퍼론(Flaperon)이다. 플랩과 보조 날개는 날개 뒤 끝에 위치하여 날개 단면 형상을 변화시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플랩은 양쪽이 아래를 향하도록 변화시켜 양력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고, 보조 날개는 양쪽이 위아래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도록 변화시켜 비행체가 바람개비처럼 회전(Rolling)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플래퍼론은 플랩과 보조날개의 역할을 모두 수행 가능한 장치다.



 

 

KGGB 플래퍼론

 

 

일반적으로 항공기 날개에 장착된 무장을 투하할 때는 무장 장착대와 무장을 결합하고 있던 볼트 내부에 폭발이 일어난다. 이로 인한 충격파로 인해 무장을 강하게 밀어내며, 날개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확보한다. 안전하게 분리된 무장일지라도 항공기의 자세나 주변 공기 흐름의 영향으로 임의로 기울어진 불안정한 자세를 취한다. 정확한 유도 조종을 위해서는 분리 직후 안정된 초기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설계가 중요하다. 이때 KGGB 플래퍼론이 가진 조종능력이 역할을 수행한다. 분리 직후 불안정한 자세에서 앞서 설명한 회전능력을 발휘하여 안정된 자세로 회복한다.

 

다재다능한 날개를 위한 장치, 플래퍼론

플래퍼론은 양력을 더하는 역할을 통해 이착륙에 도움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착륙이 없는 KGGB의 경우 기수를 회전(Pitching)시키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정적 세로 안정성을 갖는 KGGB는 양쪽 플래퍼론이 아래를 향했을 때 아래 그림과 같이 기수가 위로 올라가는 회전 현상이 발생하도록 설계가 이루어졌다.



 

 

KGGB 플래퍼론 기수 조종 효과

 

 

유도 폭탄은 추진 장치가 없으므로 롤러코스터처럼 고도 변화를 통해 활공 속도를 조절한다. 플래퍼론은 기수를 올리며 양력을 증가시켜 효율적인 고도 상승 및 감속을 발생시키거나 기수를 내리며 양력을 감소시켜 효율적인 고도 하강 및 가속을 발생시킨다. 즉, KGGB는 기수 조종으로 신속한 고도 조절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활공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비행 고도마다 멀리 날기 위한 최적 활공 속도가 다르므로 플래퍼론의 기수 조종 능력은 중요하다.

다수의 복잡한 조종 장치가 달린 일반 비행체와 달리 KGGB는 유도폭탄에 필요한 수준의 모든 방향 조종 능력을 단일한 플래퍼론에 통합했다. 플래퍼론의 비행 조종 능력으로 기존 폭탄의 포물선 낙하 궤적으로 도달이 불가능한 경사면 뒤 엄폐된 목표를 향해 선회 접근하여 타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간결한 조종 장치의 설계는 사거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무게와 항력(Drag force)을 줄이고 개발 및 양산 비용을 절약하는 이점이 있다.

플래퍼론은 KGGB가 좀 더 멀리 날아가고 의도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멍텅구리 폭탄(dumb bomb)이 스마트한 폭탄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것은 이 단순해 보이는 장치의 숨겨진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글 / 홍슬기(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인기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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