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어떤 배경음악을 사용할지 고민에 빠진다. 저작권 때문에 아무 음악이나 가져다 쓸 수는 없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샘플 음악도 있지만, 이미 다른 크리에이터가 여러 번 사용한 배경음악이라면 나만의 콘텐츠라는 느낌이 줄어들 것만 같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했다. 유튜브는 11월 16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와 협업해 개발한 AI 음악 생성 도구 ‘드림 트랙(Dream Track)’을 발표했다.
30초 분량 음악 생성…’쇼츠’ BGM으로 쓸 수 있어
드림 트랙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음악 생성 모델 ‘리리아(Lyri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한편 유튜브는 아티스트 9명이 드림 트랙 개발에 협력했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이들 중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의 스타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드림 트랙으로 쇼츠에 쓸 BGM을 만드는 모습 (출처 : YouTube)
명령어 입력 창에 원하는 음악 콘셉트를 입력하고 아티스트를 고르면 해당 아티스트의 스타일로 가사와 목소리, 멜로디가 들어간 음악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든 음악은 최장 30초에 달하며, 유튜브 쇼츠(Shorts) 영상에 사용할 수 있다.
유튜브는 신디사이저가 등장하면서 일렉트로닉과 록 음악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처럼, 음악에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 혁신이 더해지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음악 생성 AI가 신디사이저 같이 변화의 주축이 되길 바라는 모양이다.
아티스트 권리 논란 인지해, 유튜브가 약속하는 ‘책임’은?
생성 AI가 유행한 뒤로 수많은 아티스트가 저작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제 어디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AI가 작품을 표절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AI로 배경음악을 만드는 모습 (출처 : YouTube)
스테이블 디퓨전과 달리(DALL-E) 같은 이미지 생성 AI가 인기를 끌 당시에도 수많은 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저작권을 우려했다. 최근에는 구글뿐만 아니라 메타 ‘오디오크래프트(AudioCraft)’, 오픈AI ‘뮤즈넷(MuseNet)’ 등 음악을 만들어 주는 AI가 하나둘씩 등장하면서 작곡가와 가수를 비롯한 음악 업계 종사자가 긴장하고 있다. AI가 자신의 음악을 학습해 비슷한 스타일로 작곡해도 표절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탓이다.
올해 8월 유튜브 최고경영자 닐 모한(Neal Mohan)은 AI를 음악 분야에 활용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을 발표했다. 기술을 단독으로 개발하지 않고 아티스트와 정당하게 협력할 것이며, 음악 생성 AI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티스트에게는 적절한 수익을 분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AI가 잘못된 콘텐츠를 생성하지 않게끔 보호 시스템과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언급했다.
‘AI가 만든 콘텐츠’ 표시…권리 침해 콘텐츠는 삭제 요청 가능해
11월 14일 유튜브는 AI로 제작한 콘텐츠에 라벨을 표시하는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발표했다. 동영상에 AI를 써서 원본을 변경하거나 합성한 자료가 포함됐다면 본문에 이를 표시해야 한다.
AI로 만든 콘텐츠에 표시되는 라벨과 문구 (출처 : YouTube)
예시 스크린샷을 보면 본문 하단에 “소리나 영상이 디지털로 생성되거나 변형되었습니다”라고 알리는 문구가 추가되고 제목에는 AI로 영상을 만들었다는 걸 해시태그처럼 표시했다. 쇼츠 동영상에 AI 기술이 적용된 경우 채널 이름 위에 라벨이 표시된다. 크리에이터가 AI를 사용했음에도 이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콘텐츠가 삭제될 수 있다.
이날 구글은 개인정보 침해 신고 시스템을 몇 달 안에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특정할 수 있는 개인으로 AI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합성·변조한 콘텐츠가 게시된 경우 개인 정보를 침해당한 사용자는 해당 콘텐츠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단, 삭제 여부는 해당 콘텐츠의 장르나 제작 목적, 등장인물 등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AI가 만든 음악이 특정 아티스트의 노래나 목소리를 지나치게 모방했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당사자가 삭제 요청하는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경우에도 해당 콘텐츠의 주제와 제작 목적을 고려해 삭제 여부를 정한다.
예를 들어 AI가 합성한 가수 목소리를 분석하고 기술을 비평하기 위해 제작된 콘텐츠는 해당 아티스트를 비방하거나 표절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므로 삭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은 유튜브의 AI 생성 음악 실험에 참여하는 아티스트와 음반사, 배급사로 제한된다.
신스ID로 생성한 오디오 워터마크 (출처 : Google Deepmind)
한편 구글 딥마인드는 드림 트랙에 사용한 리리아 모델에 워터마크 기술이 적용됐다고 11월 16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리리아 모델로 생성된 모든 음악 콘텐츠에는 신스ID(SynthID) 기술로 만든 디지털 워터마크가 들어있다. 음파를 눈에 보이게 변환한 ‘스펙트럼’에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원리다.
구글은 음원 배속을 조정하거나 노이즈를 보정하고 MP3 파일로 압축하는 등 일반적인 수정을 거쳐도 워터마크가 탐지되도록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글은 신스ID에 워터마크 판독 기능도 포함돼 AI로 만든 음악을 탐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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