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11월 15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그나이트 2023’을 열고 자사 서비스 업데이트와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선보인 다양한 서비스 중 타사 플랫폼에서도 윈도우를 사용할 수 있는 ‘윈도우 앱(Windows App)’이 주목받았다.
윈도우 앱 (출처 : Microsoft)
윈도우 앱은 클라우드나 다른 기기에서 구동 중인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원격 제어 프로그램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앱을 통해 △맞춤형 클라우드 PC ‘윈도우 365’ △윈도우10·11, MS365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애저(Azure) 가상 데스크톱’ △개발자용 클라우드 워크스테이션 ‘데브박스(Dev Box)’를 클라우드로 제공한다.
애플 기기에서도 원격으로 윈도우 구동해
맥OS에서 윈도우 앱을 실행한 모습 (출처 : Microsoft)
윈도우 앱의 특징은 다양한 플랫폼과 운영체제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윈도우 PC뿐만 아니라 애플 iOS와 iPadOS, 맥OS도 지원한다. 웹 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 중인 운영체제에 따라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르다. 윈도우365와 애저 가상 데스크톱, 데브박스는 모든 운영체제에서 사용 가능하다. 원격 PC와 원격 데스크톱 서비스는 iOS·iPadOS·맥OS만 지원한다. iOS와 iPadOS는 16.0 버전부터, 맥OS는 12.0 버전부터 윈도우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윈도우 PC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애플 계열 운영체제에서는 테스트 앱을 구동하는 ‘테스트플라이트(TestFlight)’에서 윈도우 앱을 설치하면 된다. 웹 브라우저로 접속하면 ‘웹 앱(Web App)’으로 구동되므로 따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윈도우 앱은 사용자 기기에 연결된 다중 모니터와 주변 장치, 오디오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가 운영체제를 구동할 뿐 사용 환경은 해당 기기에 윈도우를 설치한 것과 다르지 않아 익숙해지기 쉽다.
가상 윈도우로 업무 수행…사실상 ‘차세대 윈도우 365’
윈도우 365 실행 화면 (출처 : MSPoweruser)
2021년 8월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로 원격 구동하는 운영체제 ‘윈도우 365’를 출시했다. 클라우드 서버에 가상 윈도우 PC를 만들고 원격으로 접속해 업무를 보는 기업형 운영체제다.
윈도우 관련 소식을 전하는 해외 매체 윈도우센트럴(Windows Central)은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365를 일반 소비자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는 내부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언급된 윈도우 365 가족 에디션은 부모가 자녀의 클라우드 PC에 접속해 숙제를 도와주거나 함께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뷰 스위치를 눌러 윈도우 365를 윈도우 앱으로 업그레이드한 모습 (출처 : Microsoft)
이번에 공개한 윈도우 앱은 차세대 윈도우 365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윈도우 365를 윈도우 앱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윈도우 365의 상단 제목 표시줄에 나타난 ‘프리뷰(Preview)’ 스위치를 켜면 PC가 다시 시작되면서 윈도우 앱으로 변경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본격화…비즈니스 계정 먼저 테스트
더버지, 윈도우센트럴 등 소식을 전한 매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앱을 기점으로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올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소송을 진행하면서 공개한 문서에는 윈도우11을 점점 더 클라우드로 옮길 계획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윈도우 365처럼 클라우드에서 기기로 직접 스트리밍하는 운영체제를 제공하겠다는 이야기다. 저사양 기기에서도 쾌적한 성능으로 운영체제를 구동할 수 있으며, 높은 연산 성능이 필요한 인공지능(AI) 관련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고사양 PC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한편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중화돼도 기기에 직접 설치하는 운영체제가 단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모든 소비자가 항상 클라우드 환경에 접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사양 PC 중에서는 클라우드보다 높은 성능을 갖춘 제품도 있다. 이 경우 연산량이 많은 작업을 할 때 클라우드를 거치는 것보다 기기에서 직접 처리하는 게 훨씬 빠르다. 이런 사례를 감안한다면 향후 윈도우 운영체제는 기기에 직접 설치하는 버전과 클라우드로 원격 구동하는 버전으로 나누어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맥OS에서 윈도우 앱으로 원격 PC를 등록한 모습 (출처 : Microsoft)
2023년 11월 기준 윈도우 앱은 시범 운영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비즈니스 계정을 가지고 있다면 먼저 사용해 볼 수 있다. 애저 가상 데스크톱이나 데브박스가 개인보다는 개발 관련 회사에서 사용하는 서비스다 보니 비즈니스 계정 대상으로 먼저 테스트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향후 테스트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개인 사용자도 써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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