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 14시리즈를 공개하면서 ‘긴급 SOS(Emergency SOS)’ 기능을 출시한 바 있다. 해당 기능은 사용자가 와이파이(Wi-Fi)나 셀룰러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위성 연결을 통해 소방서나 경찰서 등 응급 구조대에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통해 통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위급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서비스 출시 이후 많은 이들이 긴급 SOS 도움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애플에서도 해당 서비스가 전 세계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남성은 400피트(약 121m)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지만 긴급 SOS 기능 덕분에 구조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는 아페닌(Apennine) 산에서 조난당한 등산객이 해당 서비스를 통해 구조대에 연락할 수 있었다.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긴급 SOS 서비스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선 이와 유사한 서비스 출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퀄컴(Qualcomm)이 관련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퀄컴, 자체 긴급 SOS 개발 착수했지만…10개월만에 종료
(출처: 이리듐)
지난 1월, 퀄컴은 미국 위성통신 전문 기업인 ‘이리듐(Iridium)과 협력해 이동 통신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 긴급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플의 긴급 SOS를 의식한 것으로, 당시 퀄컴의 서비스 개발 사실을 전한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퀄컴의 서비스가 애플보다 더욱더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의 자체 긴급 SOS 서비스의 이름은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Snapdragon Satellite)’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계획이었다. 특히 퀄컴 스냅드래곤 8 2세대 프로세서와 X70 모뎀 칩을 탑재한 기기에 먼저 적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해당 칩을 탑재한 기기 그 어느 것에도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 서비스는 적용되지 않았다.
(출처: 더 버지)
지난 11월 11일(현지 시간), 퀄컴과 제휴를 맺었던 이리듐은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 개발 사업 파트너십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가 출시되면 애플의 긴급 SOS 기능과 경쟁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제품 개발에 대한 퀄컴의 관심이 줄면서 애플은 유일한 긴급 SOS 서비스 제공자라는 타이틀을 유지한다.
아이폰 14 사용자에 무료 서비스 제공 기간 연장한다…2025년까지 무료
(출처: 더 버지)
경쟁자가 없어져 마음이 여유로워진 탓일까. 애플은 지난 15일, 아이폰 14 사용자에 긴급 SOS 서비스 무료 이용 기간을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본래 아이폰 14 사용자의 긴급 SOS 서비스 무료 이용 기간은 곧 종료될 예정이었다. 해당 서비스는 본래 출시 때부터 일정 기간 무료 이용 후 구독료가 청구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의 이번 결정으로 아이폰 14 사용자의 무료 이용 기간도 아이폰 15시리즈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2025년 11월까지가 됐다. IT 매체 더 버지는 여기에 2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퀄컴의 사업 포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퀄컴의 관련 사업 포기로 경쟁자가 줄면서, 애플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출처: 애플)
하지만 그보다는 아직 애플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 파악이 미진하다는 의견에 더 무게가 실린다. 무료로 제공되는 긴급 SOS는 활발하게 사용하더라도, 비용까지 지불하면서 쓸 소비자가 얼마나 있을지 파악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적정한 가격대 책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경쟁 제품이 있었다면 애플의 마음이 급했을 터. 그러나 퀄컴이 한발 물러나면서 여유롭게 가격 책정할 시간을 벌었다는 게 더 버지의 분석이다.
애플은 꾸준히 자사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들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외딴 길가에서 위성 통신을 기반으로 한 긴급 구조 기능까지 공개한 바 있다. 이는 긴급 SOS의 확장된 버전으로, 셀룰러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도로 위에서 타이어가 펑크 났거나, 긴급 사고가 났을 때 유용한 기능이 될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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