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맥북 프로가 새로운 색상으로 돌아왔다. 10월 31일(현지시간), 애플은 ‘Scary Fast’ 행사에서 M3, M3 프로, M3 프로 맥스를 적용한 신형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색상 옵션 ‘스페이스 블랙(Space Black)’도 선보였다.
스페이스 블랙은 기존 스페이스 그레이보다 어둡고 지문이 잘 남지 않는다. 어떻게 구현했을까? 11월 10일(현지시간), 자가 수리 업체 아이픽스잇(iFixit)에서 스페이스 블랙에 사용된 기법을 분석했다.
쉽지 않은 공정 과정, 회색만 나와
(출처: 아이픽스잇)
맥북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며 ‘양극 산화 처리’ 과정을 거친다. 화학적 처리를 통해 알루미늄 표면에 산화막을 형성하는 작업으로, 내구성과 부식에 강하게 만든다. 양극 산화 처리는 아노다이징(Anodizing)이라 부르기도 한다.
양극 산화 처리 과정에서 염료를 첨가하면 다양한 색상을 만들 수 있다. 과거 애플은 검은색 염료를 사용해 블랙 맥북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러나 원하는 색상을 얻기는 쉽지 않았다. 애플은 한 특허 출원서에서 양극 산화 처리 과정에서의 염색만으로는 어두운 회색만 나온다고 밝힌 적 있다. 여기서 어두운 회색이 기존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이다.
원인은 빛 반사율
(출처: 아이픽스잇)
원인은 맥북 프로의 빛 반사율 때문이다. 눈은 물체에서 반사된 빛에 따라 색을 인식한다. 빛이 물체에 반사되는 방식은 ‘정반사(Specular Reflection)’와 ‘난반사(Diffused Reflection)’ 두 가지로 나뉜다. 정반사는 거울처럼 매끄러운 표면에서 빛을 같은 방향으로 반사하는 현상이다. 모든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흰색으로 보인다. 난반사는 반대로 광택이 부족하거나 거친 표면에서 빛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듯 반사되는 방식이다.
검은색 염료를 사용해도 회색이 나왔던 이유는 표면이 너무 매끄러웠기 때문이다. 표면이 매끄러울수록 빛 반사율이 높아져 물체의 색상이 더 밝게 보인다.
표면 거칠게 만들어 반사율 낮추고 지문 방지 최소화
좌 – 스페이스 그레이 / 우 – 스페이스 블랙 (출처: 아이픽스잇)
애플은 양극 처리된 표면을 더욱 거칠게 만드는 기법을 적용했다. 난반사를 통해 시각적으로 더 어둡게 만든 것. 맥북 프로 공정 과정에서 사용한 기법은 ‘무광택 검은색 외관을 갖는 양극 처리된 부품’이라는 명칭으로 미국 특허청(USPTO)에도 출원된 상태다.
아이픽스잇이 공개한 확대 이미지를 보면, 기존 스페이스 그레이보다 스페이스 블랙의 입자가 더욱 어두워 보인다.
좌 – 스페이스 그레이 / 우 – 스페이스 블랙 (출처: 아이픽스잇)
아이픽스잇은 표면의 거칠기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OLS 51000 LEXT 레이저 현미경을 사용했다. 표면이 높을수록 더 밝은 녹색, 깊을수록 파란색이 나타난다. 측정 결과, 스페이스 블랙에서 더 많은 파란색이 나타났다. 스페이스 그레이보다 굴곡이 더 심하다는 의미다.
거친 표면은 빛 반사율을 낮출뿐더러 지문이 남는 현상도 최소화한다. 손가락의 땀이나 기름이 맥북 표면에 닿는 범위가 줄어 주변으로 퍼지지 않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스페이스 그레이보다 지문이 번지지 않고 희미하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IT 매체 모바일시럽(mobilesyrup)은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한 결과, 맥북 에어의 미드나잇 색상보다 지문이 덜 남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즈모도(Gizmodo) 소속 카일 바(Kyle Barr)는 매장에 비치된 맥북은 직원이 자주 닦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지문 방지 수준은 아직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재활용 소재 활용한 맥북 프로, 출시일은?
(출처: 애플)
신형 맥북 프로는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한 맞춤형 합금으로 제작됐다. 모든 자석에는 100% 재활용 희토류 원소, 인쇄 회로 기판 솔더와 도금에는 100% 재활용 주석 및 금을 사용했다. 베릴륨이나 브롬화 난연제(BFR), 수은 같은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으며, 포장재 펄프까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거나 관리가 철저한 산림에서 조달받았다.
M3 프로 칩을 탑재한 맥북 프로 14는 239만 원부터 시작하며, 맥북 프로 16은 369만 원, M3 프로 맥스 칩을 탑재한 제품은 479만 원부터 시작한다. M3를 적용한 아이맥도 함께 출시되었다. 199만 원부터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11월 7일(현지시간)부터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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