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손전등 아이콘 변화 (출처: popsugar)
애플에서 출시하는 아이폰 속 손전등에는 작지만 놀라운 디테일이 하나 숨어있습니다. 바로 기기에서 손전등 기능을 켜면 아이콘도 같이 바뀐다는 것이죠. 실제로 사람이 손전등의 손잡이 버튼을 밀어서 켠 것처럼 아래에 있던 버튼이 위로 올라갑니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기능일 뿐인데 아이폰은 이러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죠. 이처럼 애플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사소한 제품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습니다.
이런 디테일들은 애플의 여러 제품 속 기본 앱에서도 발견되는데요.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 중 하나라도 구매하면 동일한 기본 앱들이 있죠. 일부 기본 앱 아이콘은 손전등처럼 사소한 디테일을 넘어서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요. 맥 제품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모두 포괄하는 기본 앱에 어떤 상징적 의미가 있을지 함께 살펴볼까요.
음성메모 앱 아이콘에 ‘애플’ 있다
음성메모 아이콘과 동일한 파형 (출처: 마이크런드 엑스 계정)
음성메모 앱 아이콘에 담긴 평범한 음성 파형 안에도 애플은 의미를 담아뒀다고 합니다. 2015년 4월,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활동하는 마이크 런들(Mike Rundle)은 음성메모 앱 아이콘에 그려진 파형이 ‘Apple’을 발음할 때 나타나는 파형과 일치한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어요.
실제 그가 직접 녹음한 ‘Apple’ 음성 파형은 음성메모 아이콘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마이크 런들처럼 음성메모 아이콘과 동일한 파형을 만들고자 따라 하기도 했죠. 단 녹음 파형은 발음, 억양, 속도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요. 따라서 동일한 ‘Apple’을 녹음하더라도 마이크 런들이나 앱 아이콘과 다르게 보였다고 해요.
사파리 브라우저에 숨겨져 있는 스티브 잡스
iOS 7 업데이트 후 달라진 사파리 읽기목록 아이콘 (출처: AppleCaffe)
애플의 기본 브라우저인 사파리 앱에도 상징이 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없었는데 iOS 7 이후 갑자기 등장한 변화였죠.
한 엑스 사용자 모 자이누딘(Mo Zainuddin, @mozainuddin)은 업데이트 이후 사파리 앱에 있는 ‘읽기 목록에 추가’ 앱 아이콘이 변경된 것을 최초로 발견했어요. ‘읽기 목록에 추가’는 나중에 읽을 웹사이트를 저장하는 기능인데요. 원래는 네모난 모양의 안경 아이콘이었죠. 하지만 그는 안경의 아이콘 모양이 둥글게 바뀐 것을 두고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둥근 안경을 닮았다고 주장했어요.
둥근 무테 안경을 쓴 스티브잡스 (출처: Wikipedia)
업데이트된 안경 아이콘은 잡스의 트레이드마크인 둥근 무테안경과 매우 비슷한 형태였죠. IT 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9to5Mac)과 미국 경제매체인 비지니스인사이더(BusinessInsider) 등 다양한 매체가 해당 소식을 보도했어요. 이후 애플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많은 사람이 사파리 속 읽기 목록 아이콘을 잡스를 추모하기 위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기본 지도 앱 아이콘, 자세히 보면 힌트가 있다
iOS 15부터 사라졌던 ‘280’ 숫자 (출처: TheApplePost)
허투루 만들지 않은 앱 아이콘은 또 있었는데요. 현재는 사라졌지만, iOS 15 이전만 해도 애플의 기본 지도 앱 아이콘 하단에는 ‘280’이라는 숫자가 있었습니다. 지도 앱이 처음으로 출시된 iOS6에 등장해 거듭된 업데이트에서도 빠지지 않고 삽입됐는데요. 오른쪽 상단에 위치했던 것이 iOS 7과 iOS 11 업데이트 후 아래로 이동하거나 숫자의 크기가 작아지는 정도의 변화만 보였죠.
애플의 지도 앱에서 가리키는 숫자 ‘280’은 애플의 본사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시로 가는 길에 있는 ‘인터스테이트(Interstate) 280 (I-280)’ 고속도로 표지판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고속도로 체계는 1970년대부터 노선마다 고유한 번호를 이루는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시스템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고유한 번호 대신 남해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처럼 이름으로 부르는 우리나라와 다른 형태죠.
둥근 모양의 애플파크. (출처: Architizer)
기본 지도 앱 아이콘에는 더 구체적인 디테일도 존재합니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쿠퍼티노 인피니티 루프(Infinite Loop) 캠퍼스에서 현재의 ‘애플파크’로 본사를 이동했는데요. 길과 건물을 둥글게 배치한 원형 구조가 각진 구성을 보였던 이전과 큰 차이였죠.
애플은 이를 본사를 옮긴 이후 출시된 iOS 11의 지도 앱에 반영합니다. iOS 11 이후부터 앱의 오른쪽 상단에 애플파크의 둥근 형태가 보이게 수정된 것이죠. 비록 iOS 15부터 지도 앱 속 숫자 ‘280’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가장 최신 운영체제인 iOS 17의 지도 앱 아이콘 상단에서도 둥근 모양의 애플파크를 찾을 수 있답니다.
애플이 제품이 아닌 기본 앱까지 두루 신경 썼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처럼 애플은 기본 앱에서도 여러 상징적 의미를 놓치지 않은 모습입니다. 어쩌면 애플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이런 사소한 디테일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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