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3일, 국내 출시를 시작한 아이폰 15 시리즈. 이번 신제품에서는 충전에 관한 변화가 눈에 띈다.
(출처: 애플)
우선, 아이폰 15 시리즈부터는 드디어 자체 충전 단자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선 충전 표준으로 자리잡은 USB-C 타입이 적용된 것. 라이트닝 방식을 고집하던 애플이 충전 단자를 바꾼 이유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형 단자를 의무화하라는 유럽연합(EU)의 법안 때문이다. USB-C 타입을 적용하면 갤럭시를 포함한 안드로이드 충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무선 충전에도 변화가 있다. 무선 충전 규격 ‘Qi2(치2)’를 이번 모델부터 지원하기 시작한다. Qi2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이번 아이폰 15 시리즈가 처음이다.
무선 충전 표준으로 자리잡은 ‘Qi’
현재 대다수의 스마트폰에서는 ‘Qi’ 무선 충전을 사용한다. 세계무선충전협회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에서 발표한 무선 충전 표준으로 2009년 처음 나왔다.
초기 Qi 1.0 규격은 최대 5W 충전을 지원했다. 이후 1.1을 거쳐 1.2 버전에서 최대 15W 충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충전 효율은 다소 떨어진다. 스마트폰이 충전기 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충전되지 않았다. Qi1는 무선 충전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인다.
차세대 규격 ‘Qi2’
(출처: 애플)
올초 1월에 공개된 Qi2는 기존 Qi1를 개선한 새로운 무선 충전 규격이다. 애플 맥세이프에서 볼 수 있던 자기 부착 장치를 탑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맥세이프와 완전히 동일한 기술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원리가 같다. 애플이 Qi2 규격 개발에 기술적인 도움을 줬다고.
Qi는 전자기 유도 방식을 사용한다. 말 그대로 자기장으로 스마트폰의 유도 전류를 만들어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무선 충전기와 스마트폰 내부에는 구리선 코일이 들어 있다.
무선 충전기를 플러그에 연결하면 전류가 구리선 코일을 통과하며 자기장을 형성되며,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기 위에 올려두면 무선 충전기에서 형성된 자기장이 스마트폰 코일에 영향을 주면서 유도 전류를 생성해 충전하는 원리다.
(출처: WPC)
문제는 스마트폰과 무선 충전기 코일 사이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충전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충전기에서 어떤 방향으로든 살짝만 틀어져도 충전이 안 되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최대의 충전 효율을 낼려면 스마트폰과 무선 충전기의 코일이 완벽히 정렬되어야 하는데, 기기 내부 코일의 위치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Qi2의 자기 부착 장치를 활용하면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기기간 결합도를 높여 불필요한 전력 손실이나 발열이 줄어든다.
Qi2 규격 도입, 달라지 점은?
(출처: 애플인사이더)
Qi2 도입 이후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아이폰 15 시리즈에서 맥세이프가 아니더라도 최대 15W 충전이 가능하다. 현재 아이폰은 맥세이프에서만 최대 15W 충전을 지원하며, 일반 무선 충전은 최대 7.5W로 제약이 걸려 있다. 하지만 Qi2 규격의 무선 충전기를 사용하면, 맥세이프가 아니더라도 최대 15W 충전을 쓸 수 있다.
스마트폰이 아닌 다양한 디바이스에도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는 후면이 평평한 스마트폰 위주로 무선 충전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Qi2부터는 자기 부착 장치의 규격만 다양해지면 어떤 모양의 디바이스에서도 충전기를 정확히 고정시킬 수 있어 무선 충전을 지원할 수 있는 셈이다. 앞으로는 웨어러블 기기나 AR/VR 헤드셋 등 다양한 기기로 무선 충전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i2 규격 곧 지원 예정, 더 편리한 무선 충전 기대
(출처: 뉴욕타임스)
WPC는 대부분 스마트폰 제조사를 포함해 약 400곳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앤커나 벨킨에서는 지난 9월 Qi2를 지원하는 무선 충전기를 한 차례 공개했다. WPC 회원인 삼성전자나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퀄컴과 같은 기업에서도 새로운 규격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Qi2는 오는 2024년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무선 충전기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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