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EPA연합뉴스)
폭스콘(Foxconn)은 아이폰의 최대 위탁 생산업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폰 14시리즈만 해도 거의 90% 가까이 중국에 있는 폭스콘 공장이 생산했다고 하죠. 하지만, 최근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 비중을 줄이면서 회사의 움직임도 덩달아 심상치 않습니다. 이제 아이폰 말고 전기차까지 만들겠다는 기세인데요.
이들은 지금까지는 없었던 다소 독특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를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폭스콘이 이렇게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또 어떤 전기차를 공개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미중 갈등 때문?’…스마트폰에서 전기차로 관심 돌린 폭스콘
(출처: 폭스콘)
폭스콘은 중국의 전자기기 주문자부착상표(OEM) 기업입니다. 이들이 전기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이야기는 올해 초부터 나오기 시작했어요. 물론 전기차 사업 진출은 이보다 한참 전이지만요.
지난 6월, 영국 BBC는 폭스콘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어요. 당시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성장할 사업”이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출처: 로이터)
류 회장이 언급한 ‘최악의 상황’은 아마도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하지 않는 상황을 말하는 듯해요. 실제로 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미국 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 핵심 부품을 중국에 공급하지 않는 등 다양한 규제를 취하고 있어요.
이에 미국 기업들도 눈치를 보며, 중국에서의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죠. 실제로 애플도 생산 공장을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이전하는 추세예요. 앞서 지난해 애플은 중국 정저우 공장의 생산 차질 직후 인도와 베트남에서 생산을 늘릴 것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12일에는 아이폰 15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인도산 아이폰 15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어요. 애플의 생산망 다변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겁니다. 그렇기에 폭스콘으로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전기차’를 꼽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기차 컨소시엄 ‘MIH’ 주도…탈착식 배터리 탑재한 프로젝트 X 공개
(출처: MIH)
앞서 지난 2020년, 폭스콘은 전기차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고자 ‘MIH(Mobility in Harmony)’ 컨소시엄을 설립했습니다. 현재 폭스콘의 MIH 컨소시엄에는 배터리 업체로 국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 중국 CATL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러한 MIH 컨소시엄이 최근 개막한 일본 모빌리티 쇼 2023에서 소형 전기차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10월 26일(현지 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폭스콘 주도의 MIH 컨소시엄은 소형 전기차 ‘프로젝트 X’를 일본 모빌리티 쇼에서 공개했어요. 이렇게 작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던 이유는 대만 전기 스쿠터 기업 고고로(Gogoro)의 배터리를 활용했기 때문이에요. 차량 내부에는 고고로 전기 스쿠터에도 탑재되는 두 개의 작은 배터리가 탑재돼 있는데요. 별도의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소형 전기 스쿠터용 배터리를 활용하다 보니, 작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던 겁니다.
(출처: 타이베이타임스)
이 배터리는 사용자가 언제든 교체할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일반적인 전기차 충전소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게 특징입니다. 고고로의 배터리 충전 네트워크는 현재 전 세계 곳곳에 설립되고 있는데요. 고고로 배터리 교환소는 일반적인 충전소와 다르게, 교환소에 방문해 완충된 배터리를 운전자가 갈아 끼우면 돼서 충전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현재 ‘닷스테이션’이라는 고고로 배터리 충전 교환기가 서울에만 22기, 전국에 87기가 설치돼 있는 상태에요.
프로젝트X 더 자세히 살펴볼까…내부는 어떤 모습?
(출처: MIH)
그렇다면, 프로젝트 X의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선 앞좌석에는 일반 차량과 같이 운전석과 조수석이 있어요. 뒷좌석은 오른쪽에 세 번째 좌석이 있고, 왼쪽은 고고로 배터리 팩이 들어 있는 공간이 있어요. MIH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무인 로보택시 기능과 함께 승하차가 용이하도록 슬라이딩 도어가 탑재돼 있다고 해요. 주행거리는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고로 스쿠터 배터리 2개가 105마일(약 168km)을 주행할 수 있어, 프로젝트 X는 이보다 더 짧은 거리를 달릴 것으로 관측돼요.
다시 말해, 프로젝트 X는 단거리 시내 주행에 적합한 차량으로 보입니다. 다만, 해당 차량은 그동안 대형 전기 SUV나 세단의 등장에 다소 지루했던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제품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한편, 폭스콘은 엔비디아와 함께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강화로 AI 기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도 속력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회사는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로 포착한 것 같은데요. 이번에 공개된 프로젝트 X는 오는 2025년부터 인도와 태국, 일본 등 아시아 각지에서 판매할 계획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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