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인데도? 원플러스, 무선충전 지원 않는 이유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원플러스의 새로운 폴더블 ‘원플러스 오픈(OnePlus Open)’이 공개됐다. 원플러스 상위 브랜드인 오포의 ‘오포 파인드 N3(OPPO Find N3)’와 동일한 모델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원플러스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Never Settle)’라는 태그라인으로 유명하다. 현재의 기술력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다. 

이번 원플러스 오픈 역시 다양한 변화를 보였다. 우선 제품 두께가 상당히 얇다. 접었을 때 11.7mm, 펼쳤을 때 5.8mm 정도다. 이는 미국에서 출시된 폴더블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두께라고 한다. 중국 스마트폰 중에서는 아너의 매직 V2가 제일 얇지만, 미국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내구성도 좋다. 원플러스 오픈은 내구성 테스트 100만 회 이상을 견딘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에 100번을 접었다 펴도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 이는 20만 회 테스트를 통과한 삼성 갤럭시 Z폴드5와 구글 픽셀 폴드보다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에도 타협한 ‘무선충전’

하지만 원플러스가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원플러스는 ‘무선충전’을 두고 유독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최근 원플러스는 자사 스마트폰에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번 원플러스 오픈도 마찬가지다. 67W의 유선충전만 지원할 뿐이다. 방전 상태에서 100% 완충까지 44분이면 충분한 고속충전을 지원하지만, 유선충전 외에는 옵션이 없다. 

원플러스는 처음부터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았던 걸까? 그건 아니다. 지난 2021년 출시한 원플러스 9 시리즈까지는 무선 충전을 제공했다. 원플러스 9 프로는 50W 무선충전이 가능할 정도로 속도도 빨랐다. 

◾원플러스가 무선충전 지원 않는 이유는?

충분한 기술력이 있음에도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요즘 플래그십 제품은 대부분 무선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쟁 제품인 갤럭시 Z 폴드 5나 픽셀 폴드 모두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IT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2023년 출시된 700달러 이상의 플래그십 제품은 모두 무선충전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원플러스가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추측된다. 먼저 원플러스는 이전부터 ‘무선충전보다 고속충전이 낫다’는 입장이다. 무선충전 기능은 지난 2월 출시한 원플러스 11 시리즈에서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러자 원플러스는 유선충전이 빠르면, 무선충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스마트폰 충전은 고속충전만 지원하면 충분하다는 것.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고속충전과 무선충전은 그 용도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고속충전은 스마트폰 충전을 깜빡했을 때 특히 유용하다. 외출 준비를 하거나 식사를 하며 충전해도 100%까지 완충할 수 있다. 

반면, 무선충전은 편리하게 충전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굳이 충전 케이블을 찾아 연결하지 않아도 무선 충전기에 올려만 놓으면 된다.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유선보다 편리하기 때문에 충전 속도가 느린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제품 ‘무게와 두께’를 줄이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원플러스는 제품을 가볍고 얇게 만들기 위해 무선충전에 필요한 부품을 탑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납득하기 어렵다. 무선충전을 지원한다고 해서 스마트폰 무게나 두께가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원플러스 오픈은 Z 폴드 5나 픽셀 폴드보다 상당히 얇고 가벼운 편이라 약간의 타협만 본다면 충분히 적용 가능해 보인다. 

오히려 ‘후면 카메라’ 때문이라면 설득력이 있다. 원플러스 오픈의 후면 카메라는 일명 카툭튀가 심한 편이다. 게다가 트리플 카메라를 담은 원형 모듈 크기까지 크다. 

카메라로 인해 평평하게 놓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무선 충전은 후면 코일과 충전기가 조금만 틀어져도 충전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충전이 잘 되지 않는다. 나인투파이브구글은 이렇게 카툭튀가 심하면 자가 부착 장치를 사용하는 Qi2 무선충전표준을 지원하더라도 충전기에 고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대비 아쉬운 성능, 무선충전 지원은 언제?

원플러스 오픈 리뷰를 작성한 IT 전문 매체 씨넷(Cnet)을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가격 대비 아쉬운 성능이라는 평을 남겼다. 가격이 1,699달러(약 230만 원)이라면 무선충전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 

원플러스가 무선충전을 언제 다시 지원할지는 알려진 바 없다. IT 전문 매체 톰스가이드(Tomsguide)는 원플러스 오픈의 배터리 성능이 좋은 만큼 무선충전을 지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