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출처:Google)
신체가 온전하지 않으면 전자 제품이나 소프트웨어 사용이 쉽지 않다. 예컨대 손이 불편하면 마우스, 키보드 같은 입력 장치를 사용할 수 없어 컴퓨터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시각에 문제가 있으면 어떤 화면인지 알 수 없고, 청각이 나쁘면 어떤 소리가 나오는지 명확하게 들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기능 있더라도 활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여러 빅테크 업체들은 자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용을 돕는 다양한 ‘접근성’ 기능을 선보여 왔다. 접근성 기능이란 모든 사용자가 불편 없이 기기나 앱을 활용하도록 마련된 편의 기능이다. 화면에 출력되는 텍스트를 읽어준다거나, 반대로 소리를 텍스트로 변환해 화면에 띄워주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어딘가 불편하더라도,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접근성 기능 준비하는 구글
(출처:ChromeUnboxed)
10월 23일(현지시간) IT 매체 크롬언박스드(ChromeUnboxed)는 구글이 크롬북 운영체제(OS) 크롬OS에서 작동하는 ‘얼굴 추적(Face Tracking)’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얼굴 추적은 접근성 기능으로 추정된다. 현재 크롬OS 120 버전 설정 메뉴에 등장했지만,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즉 조만간 정식으로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기능이라는 것이다.
얼굴 추적이 접근성 기능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명칭 하단에 적힌 설명 때문이다. 구글은 얼굴 추적 활성화 메뉴 밑에 ‘얼굴의 움직임을 이용해 마우스 커서와 키보드를 조작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크롬북이 사용자 얼굴 변화를 분석해, 입력 장치를 조작하는데 활용한다는 것이다. 단 추가 설명이 부족해, 어떤 방식으로 얼굴 움직임을 감지하는지는 알 수 없다.
(출처:Google)
손이나 팔에 장애가 있으면 키보드, 마우스 조작이 어렵다. 두 입력 장치를 사용하지 못하면, 사실상 컴퓨터 이용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터치스크린이나 터치패드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구글 얼굴 추적 기능은 이러한 장애를 가진 이들이 컴퓨터를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 향상에 집중해 온 구글
얼굴 추적은 그간 구글 행보의 연장선이다. 구글은 그간 여러 가지 접근성 기능을 개발해 왔다. 이달 중순, 구글은 계단이 없는 이동 경로를 표시해 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계단 이용이 어려운 이들, 예를 들어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검색 서비스에 장애인이 사용 가능한 장소를 표시하는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출처:Google)
구글은 지난 5월 웹브라우저 크롬에 인터넷 주소 오타를 감지 교정해 주는 접근성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기능은 학습 장애를 앓고 있거나, 다른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시각 장애인을 위해 이미지를 텍스트로 설명하는 앱, 룩아웃(Lookout) 사용성도 올해 개선됐다. 인공지능(AI)이 이미지를 판독에 그에 맞는 텍스트를 알아서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매년 5월 셋째 주 목요일은 ‘세계 접근성 인식의 날(GAAD)’이다. 구글은 지난해 GAAD 시기에 프로젝트 유포니아(Project Euphonia) 지원 언어를 늘렸다. 프로젝트 유포니아는 근위축성측상경화증(ASL), 뇌성마비 등으로 언어 장애가 생긴 이들을 위한 음성인식 알고리즘 개발 프로젝트다. 이외 구글은 가상 점자 키보드, 접근성 태그 등 구글은 다양한 접근성 기능을 개발했다.
접근성 기능은 공통의 숙제
마이크로소프트 적응형 액세서리(출처:MS)
구글뿐만 아니라 다양한 빅테크가 접근성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앞서 적응형 액세서리(Adaptive Accessory)를 선보인 바 있다. 적응형 액세서리는 신체가 불편한 이들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한 하드웨어로, 키보드나 마우스 등 컴퓨터 입력 장치를 대신한다. 구글의 얼굴 추적과 비슷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차이라면 얼굴 추적은 기능, 적응형 액세서리는 하드웨어 형태라는 것이다.
애플도 여러 접근성 기능을 개발했다. 애플은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영상에 자막을 표시해주는 기능, 시각 장애인들이 문 앞에 도착한 것을 인지하도록 돕는 기능을 자사 제품에 적용한 바 있다. 애플워치 화면을 아이폰에 띄워 조작하는 미러링, 텍스트를 대신 음성으로 읽어주는 보이스오버 역시 접근성 기능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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