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0일(현지시간) 소니가 자사 최초의 게이밍 무선 이어폰 ‘인존 버즈(Inzone Buds)’를 발표했다. 인존은 소니의 게이밍 오디오 브랜드로, 주요 제품군은 유·무선 게이밍 헤드셋과 게이밍 모니터다.
인존 버즈는 기존 소니 블루투스 코드리스 이어폰 ‘WF-1000XM5’와 비슷하다. 8.4mm 다이내믹 드라이버 X를 탑재해 고음질 소리를 재생하며, 1000X 시리즈처럼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 소리 모드를 지원한다. 또한 인공지능(AI)이 사용자 목소리를 인식해 주변 소리를 줄이고 목소리를 강조해 들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게임 내 음성 채팅이 필요한 경우 활용하기 좋을 듯하다.
보통 블루투스 코드리스 이어폰은 게임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이 많다. 서로 분리된 양쪽 유닛에 소리 정보를 전송해야 하는데, 기술 특성상 무선 헤드셋에 비해 지연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화면에 보이는 효과와 귀에 들리는 효과음이 어긋나 어색하게 느껴진다.

인존 버즈는 어떨까. 소니는 2.4GHz 무선 통신 기술을 적용해 지연 시간을 줄였다. 기본 구성품으로 USB-C 동글이 제공되는데, 이를 컴퓨터나 플레이스테이션에 연결하면 블루투스 대신 2.4GHz 무선 통신으로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지연 시간은 30밀리초(ms) 미만으로 줄어든다. 예민한 사람도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다른 코드리스 이어폰처럼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 지연 시간은 2.4GHz 모드보다 길어질 수 있다. 대신 인존 버즈는 블루투스 LE 오디오를 지원하므로, LC3 코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에 페어링하면 지연 시간을 일반 블루투스 코덱보다 줄일 수 있다. 인존 버즈를 블루투스 모드로 사용할 때 지연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상 일반적인 코드리스 이어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지연 시간이 200ms 내외이며, 블루투스 LE 오디오를 사용하면 100~150ms 정도로 줄어든다고 알려졌다.
USB-C 동글에는 PC와 플레이스테이션 모드를 전환하는 스위치가 달려 있다. 제품을 미리 사용해 본 외신들은 인존 버즈가 플레이스테이션보단 PC에서 사용하는 데 더 최적화됐다고 전했다. 플레이스테이션5에 연결하면 콘솔 UI에서 인존 버즈의 배터리 잔량이나 볼륨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반면, PC에서는 전용 소프트웨어 ‘인존 허브(Inzone Hub)’를 통해 다양한 설정을 변경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존 허브는 이퀄라이저(EQ), 노이즈 캔슬링, 주변 소리 모드, 공간 오디오, 볼륨과 마이크 출력 설정이 가능하며 터치패널 기능도 변경할 수 있다. 게이밍 이어폰답게 터치패널에 다양한 기능을 할당할 수 있는데, △주변 소리 제어와 마이크 온·오프 △볼륨 조절 △게임·채팅 볼륨 밸런스 조절 △음악 재생 제어 등 다양한 프리셋을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골라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니는 인존 버즈가 코드리스 게이밍 이어폰 중 배터리가 가장 오래가는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블루투스 LE 오디오로 연결하면 24시간, 2.4GHz 무선 통신 모드로 연결하면 12시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케이스에 내장된 배터리로 이어폰을 두 번까지 완전히 충전할 수 있어 실제 사용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인존 버즈를 미리 사용해 본 해외 IT 매체 디지털트렌드(DigitalTrends)는 그간 들어본 이어폰 중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주변 소리 모드가 워낙 자연스러워 이어폰을 착용한 걸 깜빡한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닛이 가볍고 착용했을 때 무게가 골고루 분산되는 구조 덕분에 오랫동안 사용하기 편했다고 언급했다.

단점도 지적했다. 매체는 인존 버즈 케이스가 다른 코드리스 이어폰보다 크고 두꺼워 휴대성이 떨어지며, 무선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나 iOS 전용 앱을 지원하지 않아 이어폰 설정을 바꾸려면 PC에 연결해야 하는 점도 불편했다고 전했다. 모바일 게임 매니아까지 사로잡으려면 스마트폰 전용 앱을 빠르게 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존 버즈는 화이트와 블랙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00달러로 책정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