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3일(현지시간), 중국의 한 비디오 플랫폼에는 아이폰 15 프로 맥스를 테스트한 영상이 올라왔다. 테스트 결과, 기기 온도는 케이스 없이 손에 쥐고 있기 힘들 정도로 올라갔다. 5G 네트워크에 접속한 상태에서 인기 게임 원신(Genshin Impact)을 다운로드했을 뿐인데, 최대 122°F(50℃)까지 온도가 상승한 것. 고해상도 모드로 게임을 실행하는 동안에도 이와 비슷한 온도를 유지했다.
아이폰 15 프로의 ‘발열 문제’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여러 외신과 IT 인플루언서들은 관련 문제를 연일 전하고 있다.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 소속 이안 젤보(Ian Zelbo)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충전 시 아이폰 15 프로 맥스가 너무 뜨거워진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온도가 가장 높았던 배터리 구간은 25~60%인 것으로 알려졌다. 70%를 넘어가면 비교적 따뜻한 온도로 내려가지만, 발열은 여전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원인을 크게 두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먼저, 아이폰 15 프로 모델의 ‘티타늄 프레임’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애플 분석 전문가 궈밍치(Ming Chi Kuo)는 자신의 미디엄(Medium) 계정을 통해 티타늄 프레임이 아이폰 열 효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티타늄 소재가 이전 모델에서 사용했던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열 흡수율이 낮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반박했다. 실제로 티타늄이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열을 더 잘 발산한다며 발열 현상의 원인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신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원인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IT 매체 WCCF 테크를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TSMC의 A17 프로 칩셋에 하자가 있거나 냉각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티타늄 프레임과 A17 프로 칩셋 모두 이번 프로 모델에만 적용된 요소다. 일반 모델에서는 발열 문제가 나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없는 분석은 아니다.
다만 애플은 A17 프로 칩셋이 발열의 원인이 아니냐는 주장에는 따로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IT 전문 매체 씨넷(Cnet)을 통해 추후 업데이트에서 아이폰 성능을 저하시키는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인스타그램이나 우버 같은 앱으로 인해 발열이 나타날 수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자들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7일, 관련 문제를 이미 수정한 상황이다.
결국 애플은 발열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나인투파이브맥을 포함한 여러 외신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우리는 아이폰이 예상보다 뜨거워질 수 있는 몇 가지 조건을 확인했다’는 성명문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한 iOS 17.0.3 버전을 애플은 10월 4일(현지시간)부터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는아이폰 출시와 함께 배포한 iOS 17의 업데이트 버전이다. 다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발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이번 iOS 17.0.3 버전 업데이트가 성능에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이폰 15 프로 맥스를 사용해 출시 직후의 iOS 버전과 최근 업데이트 버전에서 실행한 긱벤치 5 점수를 비교하는 테스트였다.
iOS 17.0.1과 iOS 17.0.2 버전에서의 긱벤치 5(Geekbench 5) 결과는 △단일 코어 점수 2914 △멀티 코어 점수 7199를 기록했다. iOS 17.0.3로 업데이트한 직후의 테스트 결과는 △단일 코어 점수 2875 △멀티 코어 점수 7006이다. 이렇게만 보면 오히려 성능이 떨어진 셈이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업데이트로 과열된 기기를 2시간 동안 식힌 다음 테스트를 다시 진행했다. 그러자 △단일 코어 점수 2941 △멀티 코어 점수 7523을 기록했다. 해당 매체는 기기의 온도, 배터리 수준 같은 여러 조건에 따라 긱벤치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처럼 애플은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낮추지 않으면서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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