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AP 통신)
지난 7월 리브랜딩한 엑스(X)는 시종일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는 한 광고 회사가 엑스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엑스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죠.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엑스 소셜미디어(X Social Media)’는 지난 2016년부터 광고와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해 왔어요. 일론 머스크의 엑스와 로고는 다르지만, 이 회사도 각종 게시물에서 ‘엑스(X)’를 강조해 왔습니다.
결국 지난 8월, 엑스 소셜미디어는 일론 머스크 측에 ‘엑스’ 사용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요. 이 회사는 트위터의 브랜드 변경으로 이미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는데요. 사용자들이 회사를 소셜미디어(SNS) ‘엑스’로 착각해 앞으로도 재정적 손해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 이러한 상표권 소송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트위터가 엑스로 브랜드를 변경할 당시, 조시 거벤(Josh Gerben) 상표권 전문 변호사는 로이터를 통해 현재 다양한 산업을 통틀어서 ‘엑스’를 사용하는 상표등록 건수가 900건이나 된다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그는 “트위터가 누군가로부터 소송을 당할 확률은 100%”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랜드 소송에 이어…전쟁 관련 가짜 뉴스 온상지는 엑스?
(출처: 테크크런치)
논란은 엑스의 이름과 관련된 것만으로 끝난 게 아닙니다. 가장 최근에는 엑스가 허위 정보의 온상지가 됐다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후 엑스가 콘텐츠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더 심화했다는 시선이 많습니다.
지난 10월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한 후, 엑스에는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게시물은 총리의 사진과 함께 병원 이름을 게재했고, ‘예루살렘 포스트’라는 현지 언론의 출처까지 포함돼 있었죠. 해당 게시물은 삽시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해 조회 수 1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가짜 뉴스로 드러났어요.
(출처: 엑스 영상 캡쳐)
바로 다음 날인 8일에는 엑스에 이스라엘 헬리콥터가 격추되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영상과 함께 “하마스에 더 힘을”이란 멘트가 덧붙여 있었어요. 하지만, 이 역시 한 게임 영상으로 연출한 장면일 뿐, 실제 상황이 아니었죠. 국제적으로 불안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거짓 정보는 이용자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거짓 정보를 걸러내지 못하는 엑스는 순식간에 수많은 외신의 비판 대상이 됐죠.
뉴스 정책 변경까지 단행한 엑스…가짜 뉴스 더욱 확산할 것 우려돼
(출처: AP연합뉴스)
엑스에 이처럼 거짓 정보가 난무하는 것은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신봉하며 콘텐츠 규제 사항을 하나씩 없앴기 때문이에요. 그는 허위 정보를 모니터링하던 직원들을 해고했고, 유명인에게만 부여되던 ‘블루 체크’를 돈만 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유료 구독 상품인 ‘트위터 블루’로 바꿔버렸어요. 트위터 블루 출시 당시 반발도 만만치 않았지만, 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지난 10일(현지 시간)에는 아예 뉴스 공익 정책도 일부 변경했습니다. 그동안 회사는 공익 뉴스 가치를 갖는 게시물이 되려면, 게시물을 올린 계정의 팔로워가 최소 10만 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요구 조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정책에서는 이 조건이 삭제됐어요. 그저 ‘유명 계정’이면 된다는 설명만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유명 계정’은 블루 체크를 받은 공인 계정에 해당했어요. 하지만 이제 트위터 블루를 통해 누구나 블루 체크를 가질 수 있게 된 만큼, ‘유명 계정’에 대한 구분이 모호한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엑스는 정확히 어떤 종류의 계정이 유명 계정에 해당하는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모호한 정책 변경은 결국 엑스 내에 거짓 정보만 늘릴 가능성이 있어요.
엑스는 주말 동안 정책을 업데이트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한 거짓 정보를 제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IT 매체 엔가젯(Engadget)은 엑스의 뉴스 정책 변경으로 거짓 정보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앞서 9일에는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엑스가 거짓 정보를 감지하는 데 도움 되는 도구의 사용을 중단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해요. 결국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다는 머스크의 신념 아래 오히려 거짓된 정보만 늘어나는 건 아닐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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