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트위터)
트위터였던 엑스(X)가 새 단장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일론 머스크가 플랫폼을 ‘슈퍼앱(Superapps)’으로 변모시키려는 야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슈퍼앱은 채팅을 비롯해 쇼핑과 금융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을 말해요. 실제로 머스크는 엑스를 차량 호출, 금융 결제, 쇼핑 등 모든 기능을 가능케 하는 앱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머스크는 ‘트위터’라는 이름이 단문 메시지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일 때나 어울린다고 말했죠. 머스크는 회사가 이제는 슈퍼앱으로의 변화를 지향하는 만큼 이 이름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이후 엑스는 이름뿐만 아니라 로고도 알파벳 ‘X’로 바꿔버렸습니다.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는 단순한 로고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됐는데요. 이를 버릴만큼, 머스크의 슈퍼앱을 향한 열망이 강하다고 볼 수 있어요.
머스크의 슈퍼앱 계획…중국의 ‘위챗’과 비슷해
(출처: 틱톡)
머스크가 쏘아 올린 슈퍼앱으로의 전환은 점차 SNS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엑스의 리브랜딩 이후 지난 7월, 기존의 짧은 영상 기반의 숏폼 강자였던 틱톡은 텍스트 공유 기능을 도입했어요. 또한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진 게 없지만, 업계에선 메타 역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슈퍼앱을 구상할 대표 기업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론 머스크가 구상하는 슈퍼앱 엑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이미 머스크는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의 ‘위챗(WeChat)’을 벤치마킹 모델로 꼽은 적이 있어요. 위챗은 본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등장해, 현재 화상통화와 게임, 결제, 쇼핑, 배달, 뉴스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했습니다. 이를 통해 13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해 세계 최대 앱 반열에 올랐죠.
(출처: 위챗)
머스크는 위챗을 언급하며 현재 미국은 위챗과 같은 앱이 없다고 지적했어요. 그래서 그는 단순히 위챗을 베끼기만 해도 승산이 있을 거라고 말했어요. 우선 엑스는 플랫폼에 금융 기능을 도입하고자, 미국 재무부에 관련 면허를 신청해둔 상태에요. 앞서 일론 머스크는 20여년 전 ‘페이팔(Paypal)’을 개발해 운영한 바 있습니다. 어쩌면 머스크는 20여년 전 실행하고자 했던 계획을 더욱 확대해 엑스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걸지도 몰라요.
트위치도 위협할까…슈퍼앱 첫걸음, 게임스트리밍과 쇼핑 기능으로 출발
직접 게임 스트리밍하는 일론 머스크 (출처: 일론 머스크 엑스)
그런데, 지난 10월 3일(현지 시간), IT 매체 엔가젯(Engadget)에 따르면 엑스는 플랫폼에 게임 스트리밍과 쇼핑 기능을 개발 중이라고 해요. 이 사실은 지난 1일, 한 엑스 사용자로부터 처음 알려졌습니다. 이 사용자의 계정에는 머스크가 실시간으로 디아블로 4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영상이 게시됐죠.
이후 머스크는 직접 자신의 엑스에 해당 영상을 게시해 회사가 게임 스트리밍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기능은 엑스 프리미엄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게임 스트리밍의 대표 플랫폼으로 꼽히는 트위치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다만, 영상을 통해 확인된 바로는 아직 트위치만큼 스트리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 적기 때문에 실제 기능 출시까지는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파이낸셜타임스)
이외에도 엑스는 조만간 라이브 쇼핑 기능을 실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일,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는 엑스가 유명 셀럽인 패리스 힐튼(Paris Hilton)과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어요. 해당 계약으로 패리스 힐튼은 라이브 쇼핑 콘텐츠를 포함해 매년 4개의 비디오 콘텐츠를 엑스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엑스가 라이브 쇼핑을 비롯해 영상 콘텐츠 기능에도 힘을 주고 있음을 시사해요.
불안정한 엑스 서버…영상 기능 확대에 주요 걸림돌
(출처: 로이터)
하지만, 엑스가 새로운 기능들을 실제로 출시할 수 있을 정도로 인프라를 갖췄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머스크가 수많은 엔지니어를 해고한 이후, 실시간 음성 기반 채팅인 ‘트위터 스페이스’에서도 여러 차례 서버 오류가 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말 머스크가 멕시코 출장을 갔을 때, 엑스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했지만 1시간 만에 갑자기 끊긴 바 있어요. 그렇기에 머스크의 슈퍼 앱 열망을 실현하려면 우선 엑스 내부 서버 운영 관리에 더 힘줘야 할 것 같습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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