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8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인공지능(AI) 행사인 AI 데이에서 자율주행 AI 학습을 위한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도조 생산을 시작했는데요. 이후 회사의 기업 가치는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최근 미국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400달러로 올렸어요. 도조 컴퓨터를 통해 테슬라가 AI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었습니다. 대체 도조가 뭐길래, 테슬라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걸까요.
머스크의 자신감, 자율주행의 미래로 꼽히는 도조는 무엇?
(출처: 테슬라 유튜브)
도조는 테슬라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자 개발한 슈퍼컴퓨터입니다. 원래 테슬라는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엔비디아의 AI 칩 H100을 기반으로 한 슈퍼컴퓨터를 운영해 왔어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면서 엔비디아의 H100을 찾는 기업이 늘어났고, 테슬라도 원하는 만큼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졌어요. 물론 높아진 가격도 부담이었습니다.
게다가 빠른 속도로 쌓이는 자율주행 데이터를 기존 컴퓨터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테슬라는 아예 자체 칩인 D1을 설계했습니다. 바로 D1을 적용해 연산 처리 능력을 극대화한 게 바로 슈퍼컴퓨터 도조인 거예요. D1 칩은 도조의 두뇌를 담당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테슬라에 따르면 내년 10월쯤에는 D1 덕분에 도조가 100엑사플롭스(EF: 1초에 100경 번 연산)의 연산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해요.
도조가 어떻게 자율주행을 고도화할까…원리는
테슬라 차량에서 수집되는 데이터 (출처: 테슬라)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도조가 자율주행을 고도화하는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해요. 운전자가 차량을 운전하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차량의 각종 데이터가 도조로 전달됩니다. 이후 도조는 전달받은 데이터를 학습해 자율주행 데이터를 고도화하는 거예요.
대게 일반적인 자율주행 차량이 학습하는 데이터는 라이다(LiDAR)와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의 데이터, 교통 신호 정보 등이에요. 알파벳 웨이모(Waymo), GM 크루즈(Cruise)도 이에 의존하죠. 반면 테슬라는 원래 카메라에만 모든 판단을 맡기는 테슬라 ‘비전(Vision)’을 추구하며 2021년부터 모든 센서를 제거한 차량만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테슬라가 올해 생산하는 신차에는 레이더 센서를 탑재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졌어요. 카메라의 한계를 인정한 셈입니다.
(출처: 테슬라 유튜브)
다만 현재까지 구형모델을 제외하고 2021년 이후 생산된 차량은 레이더 센서 없이 카메라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현재 도조가 학습하고 분석하는 대부분의 데이터가 카메라가 찍은 영상 데이터입니다.
도조는 자율주행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규칙을 학습합니다. 기존 자율주행 차량은 프로그래밍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규칙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과 상반되죠. 도조가 자율주행의 미래를 뒤바꿀 요소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슈퍼컴퓨터 칩 생산 확대한다…TSMC와 협력 강화하는 테슬라
테슬라 도조 내부의 D1 칩 (출처: 테슬라)
이제 회사는 슈퍼컴퓨터의 두뇌가 되는 D1 칩 생산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지난 9월 26일(현지 시간)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대만 경제일보의 보도를 인용해 테슬라가 D1 칩 생산을 위해 대만 TSMC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TSMC는 반도체 위탁 생산에 가장 중요한 미세 공정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죠. 특히 완벽주의 애플의 자체 설계 칩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어, 기술력이 검증됐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테슬라도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회사가 설계한 D1 칩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에요. 현재 D1 칩은 TSMC의 7나노 공정과 고급 패키징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되고 있어요. 테슬라가 도조 컴퓨터 개발에 집중하면서 내년부터 TSMC가 생산하는 수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해요. 이미 올해 1만 개로 기존보다 생산량이 두 배 늘었는데요. D1 칩 생산 물량은 오는 2025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전망입니다.
머스크의 AI 계획에 시너지 낼 수도 있어…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도조
(출처: 경향신문)
일론 머스크는 이전에 “우주를 이해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에는 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하기도 했는데요. 머스크는 AI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xAI와 테슬라가 협력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그렇기에 업계에선 테슬라의 도조 AI 슈퍼컴퓨터가 xAI의 AGI 개발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테슬라가 도조의 두뇌 D1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덩달아 머스크의 AI 야심에 도조가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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