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현지시간), 애플은 아이폰 최신 운영체제인 iOS17을 공식 배포하기 시작했다. 2018년 이후 출시된 아이폰을 소유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설치할 수 있다.
메이저 업데이트답게 이번에도 새로운 기능들이 대거 추가됐다. 메시지와 통화, 페이스 타임 기능에서 큰 변화가 생겼으며, 연락처 포스터, 페이스 타임 비디오 음성 메일, 라이브 스티커 등의 기능이 새로 생겼다. 이외에도 아이폰을 가까이 가져다 대면 연락처를 공유할 수 있는 네임드랍부터 스탠바이 모드, 에어팟 적용형 오디오 등 여러 기능이 새롭게 제공된다.
그런데 iOS17을 설치한 유저들 사이에서 아이폰 배터리가 급격히 소모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Daily Mail)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 배포 이후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아이폰 성능에 대한 불만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이용자가 늘어나자 IT 유튜브 채널 아이애플바이츠(iAppleBytes)는 이번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아이폰 전 모델의 배터리 소비량을 테스트한 뒤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채널은 긱벤치의 배터리 테스트 기능을 사용했는데, 아이폰 XR과 아이폰 13의 사용 시간이 실제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아이폰에 새로운 iOS 버전을 설치하면 배터리 사용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설치 직후 iOS가 사진이나 파일, 앱 등을 인덱싱(색인화)하는 작업을 백그라운드에서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 동안 아이폰 속도가 평소보다 느려지거나 배터리 소모가 빨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며칠이 지나면 대부분 원래대로 돌아온다. 새로운 데이터베이스를 처리하는 부가적인 업무가 끝나기 때문이다. 평소처럼 아이폰을 사용하다 보면 저절로 해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따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간혹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은 운이 나쁘게도 진짜 버그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는 사용자 혼자 원인을 파악해 해결하기 어렵다. IT 매체 애플인사이더(AppleInsider)를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몇 주가 지나도록 아이폰 성능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애플 스토어에 방문하거나 지원 센터에 문의할 것을 권장했다.
또 다른 원인은 아이폰 성능 때문이다. 자신이 소유한 아이폰이 iOS17을 지원한다고 해서 반드시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폰 XS나 아이폰 11 시리즈처럼 사용한지 3~4년이 넘어가는 구형 모델은 저장 공간 부족, 적은 RAM 용량, 구형 칩셋 탑재 등 다양한 이유로 업데이트 이후 전반적인 성능 저하를 겪을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이를 고려해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애플은 iOS 업데이트 진행 후 문제가 생기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버전을 발빠르게 출시하곤 했다. 지난 2022년 애플은 iOS15.4를 출시했는데, 당시에도 배터리 소모가 빨라지고 아이폰이 응답하지 않는 등의 버그가 발생했다. 그런데 여기에 배터리 과열 현상까지 겹치자 애플은 약 2주 만에 iOS15.4.1을 출시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iOS 17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버그라고 보기 어렵다. 매년 iOS가 판올림될때마다 인덱싱으로 인한 빠른 배터리 소모가 발생했었다. 애플인사이더 역시 현재 발생하는 버그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애플이 새로운 업데이트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OS16에서는 업데이트 개시 후 2주가 지난 후에도 배터리가 여전히 이전보다 급격히 소모된다는 불만이 속출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음악을 듣을 때도 아이폰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며 발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애플이 이와 관련해 무대응으로 일관한 바 있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iOS16.0.2를 공개했고, iOS16.1 베타 테스트도 진행했다. 일각에선 과거 ‘배터리 게이트’처럼 애플이 기존 제품을 업데이트 시킨 후 고의로 배터리 성능을 저하 시켜 신제품 매출을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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