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콘솔 ‘엑스박스(Xbox)’ 전용 컨트롤러가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게임 전문 매체 비디오게임크로니클(VGC)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법원에 제출했던 문서가 온라인에 유출됐다고 9월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건으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정 공방을 벌였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판사의 요청에 따라 증거 자료를 법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런데 기업 비밀이나 출시 예정 제품 등 민감한 정보를 편집하지 않은 상태로 게시하는 바람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운영 전략과 제품 출시 계획이 그대로 공개됐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출시할 신제품 정보도 포함됐다. 로드맵에는 한 손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컨트롤러, 닌텐도 스위치처럼 기기 양쪽에 부착하는 형태의 모바일 게임 컨트롤러, 스팀 덱처럼 손에 쥐고 사용하는 게임기, 새로운 엑스박스 콘솔,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 등 다양한 제품 출시 계획이 언급됐다.
이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차기 엑스박스 컨트롤러다. 코드명 ‘세빌(Sebile)’이라는 차기 컨트롤러의 이미지와 주요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다. 내용에 따르면 하드웨어 사양이 전작보다 향상되고 새 기능이 여럿 추가된다.
■ 차기 엑스박스 컨트롤러, 어떻게 바뀌나
컨트롤러에 진동 효과를 주는 ‘햅틱 모듈’을 개선해 진동 피드백을 더 세밀하게 구현한다. 이 햅틱 모듈은 스피커 역할까지 겸한다. 스피커처럼 소리를 내는 게 가능한 ‘보이스 코일 액추에이터(VCA)’ 모터를 사용한 덕이다.
가속도 센서가 들어간 자이로스코프가 탑재된다. 이 센서가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문서에서는 사용자가 컨트롤러를 집어 들면 자동으로 절전 모드가 해제된다고 명시했다.
전반적인 디자인과 버튼 배치는 전작과 동일하다. 손으로 잡는 아래쪽 절반은 잡는 느낌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른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작처럼 한정판 모델이 별도로 출시될 것이며, 엑스박스 디자인 랩에서 사용자가 직접 본체와 버튼, 스틱 색을 바꿔 맞춤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사용성도 개선할 전망이다. 문서에는 컨트롤러에 탑재한 버튼과 스틱 소음을 줄였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소식이 전해지자 엑스박스 사용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존 컨트롤러 버튼 소음이 너무 심해 게임에 몰입하기 어렵고, 근처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짜증을 유발하기도 했단다.
한편 아날로그 스틱에 새로운 모듈형 설계를 도입해 내구성을 높이는 한편 교체가 쉽도록 개선한다. 컨트롤러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스틱을 건드리지 않아도 움직인 것처럼 잘못 인식하는 쏠림(드리프트)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스틱을 교체해야 하는데, 모듈형 구조를 적용하면 사용자가 직접 새 스틱으로 교체하는 게 한결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탈착 가능하도록 바뀐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컨트롤러 배터리가 거의 바닥나면 빠르게 새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다.
■ 차기 컨트롤러 출시는 언제? ‘이르면 내년’
새 엑스박스 컨트롤러는 언제쯤 써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올해 안에 구경하긴 어려울 듯하다.
해당 컨트롤러는 차기 엑스박스 시리즈 X와 S 모델에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유출된 문서를 보면 엑스박스 중간 세대 리프레시(Refresh) 모델을 2024년에 출시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있다. 소식을 보도한 미국 게임 매체 IGN은 새 컨트롤러도 시기를 맞춰 2024년 5월 말 70달러에 출시될 것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리프레시 모델이 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엑스박스 사장 필 스펜서는 “엑스박스 시리즈 X·S의 중간 세대 리프레시 모델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올해 6월과 7월 두 차례 언급했다. 그는 하드웨어가 2년마다 업그레이드되면 게임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 복잡함을 느낄 것이라며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길게 늘일 의향을 보였다.
유출된 문서는 2022년 5월 제작됐다. 따라서 문서가 만들어진 이후 리프레시 모델 출시 계획이 취소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만약 필 스펜서의 말대로 리프레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다면 새 컨트롤러 출시는 2028년까지 밀릴 수도 있다. 유출된 문서에는 ‘2028년 출시할 차기 콘솔에 클라우드 처리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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