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텍스트로만 감정을 전달하기 부족하거나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요. 이럴 때 이모지는 대화의 질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요. 주변 지인이나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에게 이모지를 사용하면 상황이나 감정이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되죠.
하지만 이모지는 현실성이나 사회적 의미가 반영되지 못해 많은 구설수나 비판에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특히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만큼 이모지는 각 나라의 문화나 인종부터 특수한 상황까지 고려돼야 하는데요.
(출처: 안드로이드어소리티)
이모지는 비영리단체인 유니코드(Unicode) 컨소시엄이 표준으로 설정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지는데요. 유니코드컨소시엄이 국제 표준코드로 채택된 이모지를 먼저 발표하면 이후 애플, 삼성, 구글 등 각 기업이 해당 이모지 디자인을 따라 만들게 되는 것이죠.
유니코드컨소시엄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따르되 입맛대로 변경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마다 제공되는 이모지는 조금씩 달라지는데요. 정확하게 반영되지 못한 경우 많은 사용자의 항의를 거쳐 수정되기도 합니다. 수정된 이모지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러가지 디테일로 논란 후 수정된 이모지들
(출처: 이모지피디아)
첫 번째 사례는 구글의 이모지로 시작합니다. 때는 지난 2017년이었어요. 구글의 햄버거 이모지가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햄버거에 들어가는 치즈의 위치가 문제였어요.
일반적으로 햄버거에서 치즈는 잘 녹기 위해서 고기패티 위에 놓이는데요. 구글의 햄버거 이모지는 치즈를 하단 번 바로 위에 놓았던 것이죠. 고기 패티 위에 치즈를 뒀던 애플, 삼성, LG,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비교되며 구글은 많은 사용자로부터 더욱 큰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개인적인 일정을 미뤄서라도 이모지를 수정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후 구글은 새로운 안드로이드 8.1 운영체제에서 고기패티 위에 치즈를 둔 햄버거 이모지로 수정했죠.
(출처: 이모지피디아)
안드로이드 8.1 운영체제에서 변경된 구글의 이모지는 햄버거 외에 또 있었는데요. 바로 맥주와 치즈입니다. 그냥 본다면 평범한 맥주와 치즈인 것 같은데요. 많은 사용자가 맥주가 다 차지 않은 맥주잔 공중에 뜬 거품과 치즈 구멍 위에 가장자리를 표시하는 선이 현실성을 떨어뜨린다고 불만을 제기했어요. 결국 구글은 안드로이드 8.1 업데이트에서 비어있던 잔은 채우고 치즈 구멍의 선은 없애서 햄버거 논란과 이를 함께 해결했죠.
달걀이 빠진 샐러드 전후 (출처: 구글)
이밖에도 구글은 2018년 또 하나의 이모지를 수정해야 했는데요. 이번에는 양상추와 토마토에 삶은 달걀까지 박힌 샐러드 이모지가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채식주의자 중 유제품과 달걀을 먹지 않는 비건 채식주의자들이 해당 이모지 사용에 반기를 들어 수정을 요청한 것인데요. 구글은 다양한 채식주의자를 포용하겠다는 의미로 안드로이드 P 마지막 베타 2에서 해당 이모지를 수정했어요.
‘공포감’ 조성? 권총과 피에로는 이렇게
애플을 시작으로 변화를 꾀했던 기업들 (출처: 이모지피디아)
과거에 사용했던 권총 이모지를 기억하시나요? 이제 권총 이모지는 사용하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데요. 애플이 처음 2016년 권총 이모지를 장난감 용도로 쓰이는 물총 이모지로 변경하기 시작한 이후 삼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도 권총 이모지를 물총 이모지로 변경했어요. 현재는 모든 기업이 권총 이모지가 아닌 물총 이모지를 제공하고 있죠.
총기 소지의 허용을 제한하고 있는 국내와 달리 총기사고가 빈번한 해외의 사회적인 배경이 이모지 변경에 크게 작용한 것이었는데요. 해당 권총 이모지가 실제 살해 협박용의 목적으로 부적절하게 쓰이면서 큰 논란을 빚은 것이었죠. 결국, 이를 고려한 기업들은 함께 권총 이모지를 물총으로 변경했어요.
기존 피에로 이모지 (출처: 더넥스트웹)
업데이트 후 피에로 이모지 (출처: CreativeMarket)
다른 의미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또 다른 이모지도 변경된 적이 있었는데요. 바로 2016년 애플의 피에로 이모지였어요. 흔히 공포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피에로는 광대 공포증이라는 단어가 있을 만큼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죠. 그럼에도 애플의 피에로 이모지는 눈동자조차 제대로 그려넣지 않아 많은 사용자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죠. 결국, 사용자들의 요청 끝에 애플은 iOS 10.2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서 눈동자를 그려넣고 밝은 표정의 피에로 이모지로 수정했어요.
코로나 19로 이모지도 바뀌었다는 사실!
(출처: 이모지피디아)
코로나 19는 일상 속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는데요. 그 중 하나에 이모지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아픈 것처럼 특수한 상황에만 사용됐던 마스크와 주사기 이모지가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처럼 익숙해지다 보니 기업들이 이모지에 변화를 준 것이었죠.
구글, 삼성, 애플 모두 코로나 19 훨씬 전부터 마스크를 쓴 이모지를 제공하고 있었어요. 코로나 이전에 마스크를 쓴 이모지는 주로 아픈 상황에 사용됐기 때문에 울상을 짓는 표정이었는데요. 코로나 이후부터 마스크가 일상적인 이미지로 변화를 겪으며 웃는 눈으로 변경하게 됐죠.
(출처: 이모지피디아)
아플 때에만 필요한 인식이 강했던 주사기도 변경됐는데요. 몇 년간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백신에 대한 언급이 잦아진 영향으로 피가 뚝뚝 떨어지던 빨간 주사기는 백신을 연상하는 맑고 투명한 주사기로 바뀐 모습입니다.
다양한 이유로 변경된 이모지들이 신기하진 않으셨나요? 이모지는 다양한 사회적인 상황과 분위기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지금 보고 있는 이모지가 묘하게 불편하셨다면,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고 있을지도 몰라요. 가깝거나 먼 미래에는 이모지가 앞선 사례들처럼 변경될 수도 있고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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