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pple)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거래할 때 무엇을 먼저 살펴봐야 할까. 바로 배터리 성능 상태다. 사양이 좋고 겉이 멀쩡하더라도 배터리 상태가 나쁘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 중고 거래서 구매자들이 배터리 상태를 꼭 묻는 이유다. 그대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물론 그대로 쓰는 방법도 있으나, 기기 사용 시간이 길지 않기에 불편함이 뒤따른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시스템 설정에서 배터리 성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폰이 제공하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배터리 상태를 퍼센티지(%)로만 보여주고, 배터리가 최고 성능을 낼 수 있는지만 알려준다. 배터리 상태를 정확히 가늠하려면 생산 시기, 최초 사용 시점, 충·방전 횟수 등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예컨대 아이폰에서 배터리 충·방전 횟수를 확인하려면,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된다. 운영체제(OS) 분석데이터 로그를 뒤지는 방법도 있다. 기기에 관심 없는 사용자들에게 쉽지 않은 작업이다. 로그를 .txt 문서 파일로 저장한 다음, 특정 영문 문자열을 찾아야 한다. 이를 활용한 단축어가 있긴 하지만, 첫 적용이 번거롭긴 마찬가지다.
(출처:@raywong)
최신 아이폰 15 시리즈에서는 이런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20일(현지시간) IT 매체 맥루머스(Macrumors)는 애플이 아이폰 15 시리즈에 배터리 충·방전 횟수를 표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업계 전문가, 팁스터(정보유출가)들이 제공한 아이폰 15 설정창 캡처 이미지를 근거로 삼았다.
기술 매체 인버스(Inverse) 부편집장 레이먼드 웡(Raymond Wong), 팁스터 레베그너스(Revegnus)는 각각 아이폰 15 배터리 설정 화면을 공유했다. 이미지를 보면 차례로 생산 날짜, 배터리를 처음 사용한 시기, 배터리 충·방전 횟수가 기재돼 있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설정-일반-정보’로 들어간 다음 배터리 메뉴를 찾으면 된다.
사용 기간과 충·방전 횟수는 배터리 상태를 보다 정확히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작동 구조상 충전을 많이 하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과 전자가 양극과 음극을 오가는데, 오래 쓰면 음극 구조가 뒤틀려 에너지 밀도가 줄어든다.
(출처:@Tech_Reve)
보통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은 300~500회 충·방전 횟수를 기준으로 한다. 아이폰도 다르지 않다. 애플은 홈페이지에서 ‘아이폰용 배터리는 완전 충전 500회를 실시했을 때 원래 용량의 80%까지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화학적으로 노화되면 충전량이 감소하며, 결국 기기를 재충전해야 하는 시간 간격이 짧아진다’고 안내한다.
참고로 배터리 용량을 0~100% 전부 사용한 다음 충전해야, 충·방전 횟수가 1회 올라간다. 단순히 충전기에 꼽았다고 횟수가 늘어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오늘 배터리를 75% 사용하고 충전했다면 1회로 쳐주지 않는다. 다음 날 25% 충·방전을 진행해야 1회가 되는 것이다. 즉 충·방전 횟수 1회를 채우는 데 이틀 이상 걸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아이폰 15 시리즈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에 새로운 옵션을 넣었다.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이란,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애플이 iOS 13부터 도입한 기능이다. 사용자 충전 습관을 분석해, 적절한 때가 아니면 배터리를 80% 이하로만 충전한다. 잠들기 전처럼 오래 충전 가능한 상황에서만 아이폰을 100% 충전한다는 것이다.
(출처:Apple)
아이폰 15 시리즈는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 80% 충전 제한, 사용하지 않음 등 세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충전 제한은 달리 어떤 상황에서든 배터리를 80% 이상 충전하지 않는 기능으로, 기존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과 다르다. 특별한 기능은 아니다. 노트북 같은 모바일 기기는 배터리 수명 연장을 위해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곤 한다.
아쉽지만 애플이 이전 세대 아이폰에 동일한 기능을 지원할진 미지수다. iOS 17으로 판올림한 아이폰 13 프로 모델에는 두 기능이 보이지 않는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에도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신기능을 제공하길 기대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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