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로이터통신)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X(옛 트위터) 전면 유료화를 언급하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9월 18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와의 실시간 스트리밍 대화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X 유료화는 이전에도 한 차례 언급된 적 있다. 지난 2022년 11월, 플랫포머(Platformer) 보고서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친구이자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와 이에 대해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나인투파이브맥)
지금까지 무료로 운영하던 X를 유료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머스크는 X 내에 있는 ‘거대한 봇 집단(vast armies of bots)’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거대한 봇은 트위터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즉, 봇들의 수집 활동을 막겠다는 것인데, 머스크는 유료화가 이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머스크 설명에 따르면 현재 X 월간 사용자 수는 5억 5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이 하루에 생성하는 게시물 수는 평균 1~2억개라고. 이 중 봇들의 계정이나 게시물 수가 얼마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한 바가 없다.
가상으로 생성한 봇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계정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스패머처럼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뉴스피드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좋은 봇도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로이터통신)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그저 X 수익을 더 창출하기 위해 유료화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거대한 봇은 표면상의 명분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머스크는 이전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인 X 프리미엄(옛 트위터 블루) 구독을 권장해 왔다. X 프리미엄은 월 8달러 또는 연간 84달러를 지불하면 게시물 편집, 광고 감소, 긴 게시물 작성 등 여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X 프리미엄은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IT 매체 매셔블(Mashable) 보도에 따르면 현재 X 프리미엄 가입자 수는 약 82만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5억 명이 넘는 월간 이용자 수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다.
X는 작년에 머스크가 인수하면서 광고 수익이 크게 감소하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의 논란으로 인해 여러 광고주들이 광고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 이러한 문제는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 마저 X에 계속해서 광고를 해야 할 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마켓(Bloomberg Market)은 이렇게 줄어든 광고 수익을 메우기 위해서는 약 7,800만 명의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독자 수를 7천만 명 이상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머스크는 X 유료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출처: 테크크런치)
X 자체를 전면 유료화한다고 해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셔블은 이번 유료화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용자와 머스크의 계속된 갈등 사이에서 금전적 부담까지 발생한다면 이용자 대다수가 X를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생각을 공유하거나 새로운 밈을 생성하는 건 다른 플랫폼에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 역시 아직까지는 머스크가 실제로 X를 유료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유료화에 대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기 때문. 그저 라이브 방송에서 스쳐지나가듯 이야기한 것이 전부다. BBC를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머스크의 발언이 X의 공식 입장인지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구체적인 가격이나 요금제 종류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머스크는 그저 매달 ‘소액’을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유료화 논의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머스크가 정말 유료화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머스크는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존 트위터 로고를 X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무료 API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으며, 트위터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해고 하기도 했다. 이번 유료화 계획 역시 실제로 도입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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