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SUS)
PC에는 게임을 보다 원활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외부 프로그램이나 기능이 있다. 윈도우에는 ‘윈도우 키+G’를 누르면 나타나는 ‘엑스박스 게임바’ 기능이 있다. 이곳에선 캡처, 녹화, 초당 프레임 수(FPS) 확인, 시스템 설정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엔비디아 지포스익스피리언스, 에이수스 아머리 같은 외부 프로그램도 비슷한 기능을 지원한다.
모바일에도 유사한 앱이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군에 탑재된 게임 런처가 대표적이다. 게임 런처는 게임 앱을 한 자리에 모아준다. 게임 순위와 플레이 타임을 확인할 수도 있다. 게임별로 성능을 조절하거나, 터치 오작동을 막아주는 유용한 기능도 제공한다. 지원 플랫폼, 세부 기능은 다르지만 모두 게이머를 위한 기능을 모아둔 툴이다.
앞서 구글도 이와 거의 같은 기능을 안드로이드 12에서 선보인 바 있다. ‘게임 대시보드’라고 하는데, 위에서 설명한 프로그램·앱과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조금 독특한 점이 있다면 유튜브 스트리밍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출처:Google)
앞으로는 크롬OS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관련 단서가 포착됐다.
9월 19일(현지시간) IT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는 구글 카나리아(Canary) 채널에서 배포한 크롬OS 119.0.60008 버전에서 게임 대시보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카나리아는 아직 업데이트하지 않은 최신 기능을 누구보다 빨리 써볼 수 있는 개발자 채널이다. 대신 정식 버전에 비하면 안정성이 부족하다. 일종의 테스트 버전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새로 발견된 크롬OS 게임 대시보드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기본 틀은 갖췄지만, 구현되지 않은 기능이 여럿이다. 빠진 기능도 몇 가지 보인다. 이는 실제 사용 영상에서 확인 가능하다. C2 프로덕션(C2 Production)이라는 엑스(구 트위터) 사용자는 크롬OS 게임 대시보드 사용 화면을 영상으로 공유했다.
사용 방법은 안드로이드 게임 대시보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능을 실행하면, 화면 중앙 상단에 ‘게임 대시보드’ 버튼이 나타난다. 이곳을 누르면 별도 설정 창이 나타난다. 메뉴 선택 시 화면 좌측에 세부 설정 창이 출력되는 방식이다. 갤럭시 게임런처 플로팅 아이콘처럼 게임 중에 언제든지 창을 불러올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출처:C2 Productions)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기능은 키(Key) 매핑이다. 이는 게임 내 특정 동작을 크롬북 키보드 버튼에 할당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키보드 WASD 버튼에 전후좌우 이동 행동을 부여하는 식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을 실행하는 크롬북에 꽤 유용할 듯하다. 모바일 게임은 터치 중심이라, 외부 입력 장치를 사용하려면 키 매핑 기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외 스크린샷 등 기존 게임 대시 보드 기능 상당수가 보인다. 그러나 화면 녹화 및 공유, 초당 프레임 확인, 방해 금지 모드는 메뉴에 없다. 다소 아쉽다. 뒤의 두 기능은 게임 툴에서 자주 쓰이는 기능이다. 보통 초당 프레임 수를 알면, 게임 성능을 어디까지 타협해야 하는지 확인 가능하고, 방해 금지 모드를 켜면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실 구글이 크롬OS 게임 대시보드를 개발 중이란 단서는 오래전에 나왔다. 지난 2월 크롬언박스드(Chrome Unboxed) 등 외신은 크롬OS 내부에서 게임 대시보드 도입을 암시하는 문자열이 발견됐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에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가 없었다. 이번 소식은 실제 구동되는 크롬OS 게임 대시보드가 발견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클라우드 게임 지원 크롬북(출처:Google)
보통 크롬북은 주로 교육용이나 세컨드 기기로 쓰이는 저사양 제품이다. 게임을 구동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게임 대시보드는 크롬북 사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와 같은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크롬북으로도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 물론 키 매핑 기능이 지포스 나우를 지원해야 하겠지만.
단 지금부터 김칫국을 마시는 건 금물이다. 크롬OS 대시보드는 아직 개발 단계다. 미구현 기능에서 알 수 있듯, 완성까지 얼마나 걸릴지 미지수다. 정식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초기에는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만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처음에는 외부 프로그램 키 매핑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