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IRG)
구글이 크롬북 사후 지원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했다. 이에 크롬북 사용자는 더 오랜 기간 판올림, 보안 업데이트 등 구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크롬북은 해외서 학교 같은 단체서 교육 용도로 사용된다. 크롬북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기관에서 배출되는 폐전자제품 양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9월 15일(현지시간) IT 매체 아르스테크니카(Arstechnica)는 구글이 크롬북 사후 지원 기간을 기존 8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구글에 따르면 2021년 이후에 출시된 크롬북은 향후 10년간 자동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그 이전에 판매된 크롬북의 경우, 사후 지원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할 수 있는 별도 옵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10년은 짧은 기간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PC 운영체제(OS) 윈도우 평균 수명은 10년이다. 이는 보안 업데이트 기간을 포함한 최대 기간이다. 소프트웨어 판올림은 기간이 끝나기 전에 종료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5년이다. 판올림 지원 기간은 4년 정도다. 애플 제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간은 5~7년 정도다.
(출처:Google)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오랜 기간 사후 지원을 제공하는 페어폰도 10년에 미치지 못한다. 페어폰은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네덜란드 사회적 기업으로, 회사 이름과 동일한 페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만든다. 최신 제품인 페어폰 5의 경우 판올림 5년,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은 8년이다. 최종 목표는 10년이나,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크롬북 사후 지원 기간이 길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11년 출시된 첫 크롬북 사후 지원 기간은 3년에 불과했다. 이후 구글은 크롬북 사후 지원 기간을 조금씩 연장했다. 이번 발표는 2019년 크롬북 자동 업데이트 기간을 5년에서 8년으로 연장한다고 발표한 뒤 4년 만에 나온 것이다.
크롬북 초기부터 최근까지 구글은 짧은 지원 기간 때문에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PC의 경우 윈도우 수명이 끝나면, 최신 윈도우를 다시 설치하면 된다. 윈도우 11처럼 하드웨어 기준이 높은 버전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크롬북은 달랐다. 소프트웨어 자동 업데이트 기간이 만료되면 끝이다. 최신 크롬OS를 설치할 수 없다.
(출처:Google)
즉 전자 제품에 식품 유통기한 같은 정책을 적용한 것이다. 유제품 같은 식품은 생산 날짜와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다. 유통 기한은 사용자가 물품을 구매한 날짜와 관계가 없다. 생산된 날이 기준이다. 오래된 크롬북을 구매하면, 그만큼 앞으로 사용 가능한 기간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그래서 크롬북을 구매하려면, 출시일을 꼭 확인해야 했다.
개인 사용자라면 그나마 사정이 낫다. 크롬북은 가격이 저렴하기에 해외에서는 학교 같은 교육 기관에서 쓰인다. 문제는 기관에서 크롬북 출시일을 일일이 고려해서 구매할 수 없다는 것이다.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학교나 기업에서 새 컴퓨터를 구매해서 배포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보통 4~5년 정도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관이나 단체는 구매 시기 때문에 크롬북 수명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 공익연구그룹(PIRG)는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사용 중인 크롬북의 평균 수명이 4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사후 지원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면, 크롬북 64개 모델은 당장 내년 여름에 지원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출처:PIRG)
구글의 결정은 환경 문제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PIRG에 따르면 크롬북 3100만대를 생산하면서 배출된 이산화탄소 양은 총 890만톤에 달한다. 사후 지원 만료로 폐기된 크롬북 중에서 재활용되는 양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 지원 기한을 늘리면 전자 폐기물 배출이 줄어들고, 새 크롬북 구매에 드는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와 관련 구글은 크롬북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더 이상 자동 업데이트를 제공받지 못하는 제품이라도, 부팅 시 자체 검사를 수행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시스템 변조가 발견되면 자동으로 이전 상태로 복구된다. 또 구글은 학교 등지에 크롬북 수리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라고 전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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