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퓨터 제조사 HP가 9월 14일(현지시간) 폴더블 화면을 탑재한 노트북 ‘스펙터 폴드’를 발표했다.
스펙터 폴드의 가장 큰 특징은 17인치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화면을 접거나 펼쳐 △노트북 모드 △태블릿 모드 △데스크톱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 화면 접고 펼쳐 3가지 형태로 사용…어떻게?
기본으로 제공되는 무선 키보드를 본체에 부착하면 일반 노트북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때 화면 크기는 12.3인치로 일반 노트북보다 약간 작다.
키보드에는 자석이 들어있어 본체와 자력으로 결합한다. 키보드를 화면 아래 방향으로 조금 당기면 아래쪽 화면이 절반가량 노출되면서 추가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HP 설명에 따르면 메인 화면이 아래쪽으로 1.5배 확장되는 모드, 아래쪽 화면이 별도 모니터처럼 나뉘는 상하 듀얼 모니터 모드로 사용 가능하다.
화면을 완전히 펼치면 17인치 태블릿으로 변한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스타일러스 펜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손글씨로 문서를 작성하는 데 적합하다. HP는 태블릿 모드가 이동 중에 작업하거나 콘텐츠를 즐기는 데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화면 크기가 일반 태블릿보다 커 몰입하기 좋다고 강조했다.
본체 뒷면에는 킥 스탠드가 내장됐다. 화면을 펼친 상태로 킥 스탠드를 꺼내면 포터블 모니터처럼 세울 수 있다. 그 앞에 키보드를 두면 일체형 PC처럼 사용 가능하다. 화면이 일반 노트북보다 커 작업 효율이 향상되며 데스크톱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는 장점을 갖췄다.
■ 사양은 아쉽지만 기능은 최신…주요 특징은?
스펙터 폴드에는 인텔 코어 i7-1250U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2022년 2월 출시한 노트북용 CPU로, 성능은 데스크톱용 중급 CPU ‘인텔 코어 i5-12400F’보다 약간 낮다. 램 용량은 16GB며 LPDDR5 규격을 사용한다. 외장 그래픽카드는 따로 없으며 CPU에 탑재된 인텔 아이리스(Iris) Xe 내장 그래픽을 사용한다.
최신 노트북이라기에는 사양이 조금 아쉽다. 출시된 지 1년 반이나 지난 노트북용 CPU를 탑재하고, 플래그십 노트북에 비해 램 용량이 부족하다. 외장 그래픽이 없어 고사양 게임이나 3D 그래픽 프로그램을 구동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업무 관련 기능이나 휴대성에는 신경 썼다. 전면 카메라가 피부 보정과 자동 프레이밍, 배경 흐림 기능을 지원해 화상 회의에 사용하기 좋다. 무게는 본체 기준 1.35kg, 키보드까지 포함하면 1.62kg으로 가방에 넣어 다니기 좋다. 배터리는 노트북 모드로 최대 12시간, 데스크톱 모드로 최대 11시간 지속돼 업무용 노트북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최신 제품답게 인공지능(AI) 관련 기능을 지원한다. 스펙터 폴드를 들고 걸어 다니면 자동으로 잠겨 오작동을 방지한다. 사용자가 자리를 비우면 절전 모드로 전환되고, 돌아오면 자동으로 켜지는 기능도 탑재했다. 이외에도 화면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하거나 개인 정보 보호 알림을 띄우는 데 AI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단자는 간소하다. 썬더볼트 4 인터페이스와 호환되는 USB-C 단자가 2개 탑재된 게 전부다. 대신 기본 구성품으로 USB 허브가 제공된다. 허브에는 USB-A 단자가 2개, HDMI 단자와 전원 공급용 USB-C 단자가 1개씩 탑재됐다.
■ 외신 평가 살펴보니…’단점 일색’
글로벌 기술 매체 씨넷(CNET)은 스펙터 폴드를 사용해 보니 몇 가지 단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휴대성에 신경 쓴 제품이지만 5G나 LTE 같은 모바일 데이터 통신을 지원하지 않아 와이파이로만 사용해야 한다. 화면을 반으로 접으면 사이에 3mm 정도 공간이 남아 이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 원래 키보드를 수납하기 위해 공간을 띄웠지만, 키보드를 휴대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물질이 들어가 화면을 망가뜨릴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화면 두께가 8.2mm로 특별히 얇다고 볼 수 없으며 베젤이 두껍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폴더블 노트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무겁고 두껍지 않지만,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찾는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 출시 가격 5천 달러 육박…”너무 비싸”
스펙터 폴드의 가장 큰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HP는 스펙터 폴드 출시 가격이 4999.99달러(약 665만 원)라고 발표했다. 기존 HP 플래그십 노트북은 물론 경쟁사의 폴더블 노트북보다도 훨씬 비싸다.
작년 9월 에이수스(ASUS)가 출시한 폴더블 노트북 ‘젠북 17 폴드’의 출시 가격은 3499달러(약 465만 원)였다. 비슷한 시기에 레노버가 선보인 ‘씽크패드 X1 폴드 2세대’는 2499달러(약 332만 원)로 책정됐다. 두 제품 모두 하드웨어 사양이 스펙터 폴드와 비슷하다.
출시 소식을 보도한 더버지, 지디넷, 씨넷 등 해외 IT 매체들은 하나같이 “너무 비싸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스펙터 폴드는 9월 14일부터 베스트바이에서 사전 판매를 진행하고 10월 중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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