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pple)
지난 2020년 애플은 아이폰 12 시리즈에 맥세이프를 적용했다. 맥세이프란, 자성으로 기기와 자성을 정렬해 무선 충전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이와 함께 애플은 맥세이프 전용 액세서리를 출시했다. 맥세이프 배터리팩과 맥세이프 듀오가 대표적이다. 전자는 맥세이프를 이용한 보조 배터리, 후자는 2in1 휴대용 무선 충전기다.
두 액세서리는 애플 정품답게,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맥세이프 배터리팩은 한화 12만9000원, 맥세이프 듀오 출시가는 17만9000원에 달한다.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드파티 제품의 몇 배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맥세이프 배터리팩과 듀오는 애플 애호가들 사이에선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두 액세서리를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애플 정품 맥세이프 배터리팩과 맥세이프 듀오 충전기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이에 애플이 두 액세서리를 단종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 문구 (출처:Apple)
9월 12일(현지시간)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애플은 USB-C 타입 단자를 적용한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 이후 맥세이프 배터리팩과 맥세이프 듀오 판매를 중단했다. 공식 홈페이지 확인 결과, 두 액세서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찾고 있는 제품은 더 이상 애플 닷컴에서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만 출력된다.
두 제품이 애플 웹사이트에서 사라진 건, 애플의 충전 단자 교체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애플은 제품별로 충전·데이터 전송 단자를 달리 사용했다. 아이폰과 관련 액세서리, 키보드·마우스·트랙패드 등 일부 제품에는 라이트닝 단자를 넣었다. 이외 아이패드와 맥 제품군은 USB-C 단자를 사용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애플에 단자 통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럽연합(EU) 등 일부 권역에서는 전자 제품 단자 통일을 법으로 제정했다. 결국 애플은 올해부터 기존 라이트닝 단자를 USB-C 타입으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최근 발표한 아이폰 15 시리즈는 모두 USB-C 타입을 사용한다. 이는 아이폰 액세서리 단자도 조만간 USB-C 타입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출처:Apple)
애플은 이미 단자를 USB-C 타입으로 교체한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아이폰 15 시리즈 공개 하루 만에 USB-C 단자를 탑재한 이어팟이 올라왔다. 라이트닝 케이블을 USB-C 단자로 변경하는 새로운 어댑터와 최대 240W 충전을 지원하는 양방향 USB-C 케이블 등 새로운 액세서리도 판매하고 있다.
단자를 바꿨다고 해서, 이전 라이트닝 제품을 없앤 건 아니다. 라이트닝, 3.5파이 단자를 탑재한 구형 이어팟은 여전히 판매 중이다. 반면 맥세이프 배터리팩과 듀오는 홈페이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매체는 “(두 제품은) 전원 공급을 위해 라이트닝 단자를 사용했다”며 “애플이 USB-C 단자로 교체하는 대신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은 왜 두 제품을 홈페이지에서 내린 걸까. 매체는 기술적으로 뒤처진 제품이라 판매를 중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애플은 지난 2021년 출시한 애플워치 7부터 충전 속도를 33% 개선한 ‘급속충전’을 적용했다. 맥세이프 듀오는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폰은 점점 카메라 범프가 커졌다. 이에 프로맥스 모델은 제품 위에 거치하기 어려워졌다.
(출처:Apple)
일각에서는 차세대 무선 충전 규격 Qi 2의 등장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Qi 2는 무선전력컨소시엄(WPC)에서 올해 초 발표한 새 규격이다. Qi 2는 애플의 도움으로, 맥세이프와 비슷한 ‘마그네틱 파워 프로필’을 지원한다. 외신 더 버지(The Verge)는 Qi 2의 등장으로 애플이 이전 제품을 계속 판매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단 단종됐다는 확신은 없다. 현재는 라이트닝에서 USB-C 단자로 통일하는 과도기이기 때문이다. 개선 제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6월, iOS 17 개발자 베타에서 차세대 맥세이프 배터리팩으로 추정되는 모델 번호가 발견됐다. 각 모델 번호 옆에는 ‘맥세이프 충전기’, 후자 옆에는 ‘맥세이프 배터리팩’이라는 문자열이 함께 적혀있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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