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WWDC에서 공개된 비전프로를 보며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지난 6월, 애플은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공개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꽤 오랜 기간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MR 헤드셋을 개발에 관심을 가진 건 2007년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특허 전문 매체 페이턴틀리애플(Patently Apple)은 2007년 당시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가상현실(VR) 헤드셋 관련 특허를 공개했다. 그동안 여러 외신이 회사가 2015년부터 헤드셋을 개발했다고 전한 바 있다. 페이턴틀리애플의 보도는 회사가 알려진 것보다 더 오래전부터 헤드셋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애플 비전 프로 (출처: 씨넷)
실제로 애플이 이 제품을 개발하며 제출한 특허만 5000개라고 한다. 그만큼 애플의 기술이 한데 집약된 제품으로 평가된다. 오랜 기간 연구 끝에 공개된 애플의 MR 헤드셋은 역시 ‘애플은 애플이다’라는 평가를 듣게 했다. 3000달러가 훌쩍 넘는 고가의 헤드셋인데도,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애초에 MR 헤드셋 시장 자체가 아직은 작은 데다 IT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블루 오션인 시장이다. 그래서 애플이라면 해당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란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 제품을 ‘공간 컴퓨터(Spatial Computer)’라는 새로운 범주로 분류했다. 해당 제품은 애플의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 다양한 기기와 매끄럽게 연동된다. 만약 맥북 화면으로 보던 콘텐츠를 더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면, 비전 프로를 착용한 채로 맥북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제품을 체험해 본 이들은 비슷한 헤드셋 제품에서 느꼈던 특유의 멀미 증상이 없었다며, 현존하는 헤드셋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애플 거기서! 삼성도 헤드셋 출시 계획 알려
(출처: 삼성)
애플이 비전 프로를 공개하며 세간의 이목을 끄는 동안 경쟁사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앞서 삼성은 올해 초, 확장현실(XR) 헤드셋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퀄컴(Qualcomm)과 구글 등의 빅테크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역시 애플과 마찬가지로 꽤 오랜 시간 관련 제품에 관심을 가진 듯하다. 지난 2014년에는 메타가 인수한 오큘러스(Oculus)와 함께 ‘기어 VR’이라는 헤드셋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어서 2018년에는 ‘오디세이 플러스’도 출시했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두 제품 모두 단종해 버렸다.
(출처: 애플)
하지만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메타버스를 비롯해 비대면 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헤드셋이 그저 게임을 위한 주변 기기였다면, 이제 메타버스 환경에서 회의나 업무도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으로 변모한 것이다. 삼성이 처음 관련 제품을 공개했을 당시와 다르게,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지만, 여전히 애플과 메타를 중심으로 해당 시장이 큰 관심을 받는 상황이다. 삼성도 이전에 기억을 털고, 다시 한 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회사는 내년 중반 이후에 XR 헤드셋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역시 애플 비전 프로의 스펙과 디자인을 본 뒤 다시 기기의 사양을 검토하고자 한차례 연기된 일정이다.
‘냄새도 맡는다고?’…삼성 XR 헤드셋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능
(출처: 샘모바일)
그런데, 삼성 XR 헤드셋에 획기적인 기능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9월 11일(현지 시간), 샘모바일(Sammobile)은 IT 팁스터 레베그너스(Revegnus)의 정보를 인용해 삼성의 XR 헤드셋에 꽤 흥미로운 기능이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삼성의 XR 헤드셋은 비전 프로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비전 프로와 유사한 많은 기능을 제공할 예정인데, 삼성만의 독특한 후각 관련 기능도 탑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물론 후각 관련 기능이 냄새를 감지하는 기능인지, 특정 냄새를 재현하는 기능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만약 후자라면 게임과 영화를 즐길 때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냄새를 재현하려는 시도는 업계에서 꾸준히 시도됐었다. 하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만약 삼성이 XR 헤드셋에 냄새를 재현하는 기능을 적용한다면 이는 엄청난 성과로 평가될 것이다. 방에서 영화를 볼 때도 이 헤드셋을 착용한다면, 4D 영화관이 따로 없는 느낌이 들 것이니 말이다. 과연, 소문대로 삼성이 진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내년 출시까지 지켜보도록 하자.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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