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자동차(EV) 제조사가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거나, 반대로 스마트폰 업체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중국 업체들이 그렇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니오(Nio)는 곧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는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최근 샤오미는 전기차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고 알려졌다.
스마트폰에 눈독을 들이는 전기차 업체가 한 곳 더 있다. 바로 폴스타(Polestar)다. 9월 5일(현지시간) 외신 CNBC에 따르면, 토마스 인겐라트(Thomas Ingenlath)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최대 모터쇼 IAA에서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인겐라트 CEO는 연말까지 새 전기차 폴스타 4와 함께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폴스타는 왜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걸까. 인겐라트 CEO는 “두 제품군을 연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원활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연동성을 강화해, 자체 생태계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차량 탑승 시 스마트폰으로 사용 중이던 앱이 대시보드에 표시되는 기능 같을 걸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기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다. 각종 첨단 기술을 집약한 ‘달리는 전자제품’이다. 폴스타가 전자제품 업계가 중요하게 여기는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이유다.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하면, 자사 제품 간 확실한 연동성이 보장된다. 그러면 편의성 증대로 사용자들을 생태계 안에 가두는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도 같은 관점으로 접근 가능하다. 단 중국에서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동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기 어렵다. 매체는 “자동차 제조사가 맞춤형 운영체제로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동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폴스타와 협력하기로 한 스마트폰 제조사가 폴스타 차량용 운영체제를 따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폴스타와 손잡은 업체는 메이주(Meizu)다. 메이주는 지리자동차 자회사 후베이 싱지 스다이 테크놀로지(Hubei Xingji Shidai Technology)’가 지난해 7월 인수한 스마트폰 제조사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나, 중국 현지에서는 나름대로 인지도 있는 업체다. 업력이 20년이나 되는 전자제품 제조사며, 스마트폰 제조 경험도 있다.
폴스타 제품에 탑재될 운영체제는 ‘플라이미OS(FlymeOS)’를 기반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미OS는 메이주가 안드로이드를 개량해 만든 자체 운영체제다. 앞서 모회사 싱지 스다이 테크놀로지는 메이주 운영체제를 다양한 제품이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메이주는 이를 기반으로 한 폴스타 차량용 운영체제를 개발 중이라고 알려졌다.
폴스타의 스마트폰 개발 계획은 지리자동차와 맞닿아 있다. 먼저 폴스타는 사실상 지리자동차 계열 브랜드다. 겉보기엔 스웨덴 업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중국계 업체다. 폴스타는 지리차와 산하 볼보의 합작사다. 지리차가 볼보를 소유하고 있기에, 폴스타 역시 지리차 계열인 셈이다.
폴스타에 앞서 지리차도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1년 자회사 싱지 스다이 테크놀로지는 향후 1~2년 안에 첫 고급 스마트폰을 출시해, 3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선포했다. 바로 이듬해, 회사는 메이주를 인수했다. 즉 폴스타의 발표는, 지리차 산하에 놓인 업체들이 서로 협력해 전기차-스마트폰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다.
폴스타가 어떤 스마트폰을 내놓을진 알 수 없지만, 보급형은 아닐 듯하다. 폴스타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표방하는 업체이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차 폴스타 4의 경우 테슬라 모델 Y보다 더 비싸다. 쉔 지유(Shen Ziyu) 싱지 스다이 테크놀로지 부회장은 과거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알리며 “앞으로 프리미엄 수준의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도 조만간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니오는 오는 9월 21일 첫 스마트폰을 발표할 계획이다. 니오 스마트폰은 꽤 높은 사양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퀄컴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 2세대, 16GB 메모리 용량, 512GB 저장용량을 갖췄다고 알려졌다. 플래그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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