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로고 (출처: 클럽하우스)
지난 2021년 초, 돌풍을 일으켰던 클럽하우스를 기억하시는지. 클럽하우스는 문자 대신 음성으로 실시간 대화를 하는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SNS)였다. 이 앱은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전 세계를 휩쓸었다.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클럽하우스는 더할 나위 없는 소통창구였다. 게다가 당시 줌(Zoom) 화상 회의로 피로를 느끼던 많은 이들에게 음성 기반 소통은 신선함을 선사했다.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는 폐쇄성이 있었다. 그래서 원하는 사람들과 채팅방을 만들어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가 주목받자, 이 초대장은 마치 ‘인싸’임을 증명하는 도구가 됐다. 초대장을 받은 이들은 이를 각종 SNS에 과시했다. 이 때문에 초대장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소외감을 느끼기까지 했다. 심지어 클럽하우스 초대권이 중고 거래에서 사고 팔리는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출처: 클럽하우스)
게다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의 유명 인사가 앱에 등장하면서 클럽하우스는 더욱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등장하며 화제성을 더했다. 클럽하우스는 2021년 2월, 800만 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돌파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그렇게 돌풍은 오래 지속될 것 같았다.
돌풍 일으킨 지 2달 만에 시들해진 인기…클럽하우스의 한계 드러나
(출처: forbes)
하지만, 클럽하우스 열풍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2021년 2월에는 8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4월에는 앱 다운로드 수가 90만 건으로 감소했다. 불과 두 달 만에 거품이 빠진 것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유를 알려면 우선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을 알아야 한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서비스와 다른 차별화된 지점으로 인기를 얻었다. 앞서 언급했던 초대장을 통한 참여와 같은 폐쇄성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외에도 사진과 영상 공유, 채팅, 대화 녹음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보의 휘발성을 보장한 것이다. 덕분에 사용자들이 깊은 대화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초반에 장점으로 꼽히던 이러한 앱의 특성은 순식간에 사용자들을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출처: theverge)
특히 정보의 휘발성을 보장했다는 측면 때문에 클럽하우스는 그야말로 ‘아무 말 대잔치’가 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클럽하우스가 가짜 정보의 온상지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게다가 어떤 것도 저장할 수 없다 보니 간직하고 싶은 대화가 있어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음성 기반 소통은 분명히 텍스트 기반 소통보다 친밀감을 주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전화할 때 마음대로 끊지 못하는 것처럼 클럽하우스도 마찬가지였다. 실시간으로 계속되는 음성 대화 특성상 빠져나올 타이밍을 잡는 것이 어려웠다. 채팅방에서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건 다반사였다. 이런 점들이 오히려 사용자들에게 피로감을 줬다. 결국 초반에 클럽하우스를 주목받게 한 지점들이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한계 고치고 메시징 앱으로…클럽하우스 부활 노린다
(출처: 클럽하우스)
그런데, 최근 클럽하우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6일(현지 시간), IT 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클럽하우스가 대규모 업데이트로 ‘새로운 클럽하우스’를 표방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회사의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앱 업데이트 사실을 알렸다. 그동안 실시간 음성 채팅이 주가 됐던 앱에 새로운 ‘채팅’ 기능을 추가했다. 클럽하우스를 마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메시징 앱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의지다.
클럽하우스의 채팅 기능은 음성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다. 실시간 대화방과 다른 점은, 사용자가 원할 때 들어가서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변을 보낼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채팅방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 실시간 대화와 달리, 사용자가 느끼는 피로감이 덜할 것이다.
(출처: 클럽하우스)
인터페이스는 마치 인스타그램과 유사하다. 앱 오른쪽 하단에 채팅 아이콘에 들어가면, 맨 상단에는 나에게 메시지를 보낸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 아이콘이 표시된다. 중앙에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전체 친구가 표시된다. 받은 메시지를 확인할 때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친구 프로필 사진 아이콘을 누르면 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화면을 탭 하면, 다음 메시지로 넘어갈 수 있다. 그룹 채팅은 물론 일대일 채팅도 가능하다.
음성 메시지는 텍스트와 달리, 입력 시간이 소요되지 않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 목소리를 통한 메시지는 정보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어 훨씬 더 생동감이 있다. 한편, 클럽하우스는 기존의 실시간 대화 기능도 유지한다고 전했다. 회사는 새로운 채팅 기능이 궁극적으로 클럽하우스를 더욱 성장시킬 것으로 믿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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