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쓰다 보면, 묘한 피로감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너도나도 가장 잘 나온 사진과 남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것들만 골라서 피드 게시물로 올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인스타그램 피드를 올리는 데 꽤 오랜 시간 공들이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진 선정부터 보정까지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는 경우가 많죠.
이런 과정이 피곤한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피드 게시물을 올리기보단, 스토리(Stories) 기능을 더 많이 이용합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게시 후 24시간 동안만 유지되고, 이후에는 자동 삭제돼요. 올린 게시물을 보관하고 싶다면, 자신의 프로필에 ‘하이라이트’라는 일종의 보관함을 만들어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이라이트에 저장된 게시물은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죠.
(출처: giphy)
스토리는 피드보다 덜 편집된 사진이나 더 자연스러운 일상을 공유하기에 좋아서 많은 사람이 활발하게 이용하는 기능이에요. 게다가 스토리 기능에는 인스타그램이 지난 2018년 출시한 ‘친한 친구(Close Friends)’ 기능이 있어서 더욱 거리낌 없이 게시물을 올리기 좋습니다. 친한 친구는 자신이 지정한 친구에게만 게시물을 보여주는 기능이에요. 이름 그대로 정말 ‘친한 친구’에게만 공개할 수 있는 사진이나 일상을 보여주기 좋은 기능입니다.
사실 피드 게시물을 올리기 전에 사진 선정부터 보정까지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이유는 타인을 의식하는 심리 때문일 겁니다. 이런 심리는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다소 완화되죠. 친한 이들은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던, 선입견을 갖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종 스토리의 ‘친한 친구’ 기능이 피드에도 도입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인스타그램이 피드에도 친한 친구 기능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인스타그램, 피드에도 친한 친구 기능 테스트 중
위와 같이 게시물 업로드 전 공개 대상을 바꿀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이 기능이 신규 기능임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친한 친구’ 기능을 피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테스트 중입니다. 앞서 올해 초, 앱 개발자인 알레산드로 팔루치(Alessandro Paluzi)는 회사가 피드에 이 기능을 작업 중이란 사실을 처음 전한 바 있는데요. 이제 이 기능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인 겁니다.
물론 아직 기능은 아직 일부 국가에서만 테스트할 수 있는데요.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확인해본 결과, 국내에서도 해당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업데이트 상태에 따라 이용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길 권장해요.
사용자는 피드 게시물을 올리기 전 공개 대상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친한 친구에게만 게시물을 보여주고 싶다면, 공개 대상을 ‘팔로워’가 아닌 ‘친한 친구’로 선택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해당 게시물은 선택된 친구에게만 공개할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친한 친구 기능을 2018년에 출시한 이래, 해당 기능을 릴스와 다이렉트 메시지(DM) 상단에 있는 ‘노트(Notes)’로 확대한 바 있습니다. 사용자가 보다 더 편하게 플랫폼에서 일상을 게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정작 인스타그램의 핵심인 피드에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친한 친구 기능이 확대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제 사용자 참여를 끌어내려면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본 모양입니다.
SNS 주 사용자인 10대들 피드 거의 안 올려…대부분 DM과 스토리 이용 중
(출처: 인스타그램)
회사가 이런 결단을 내린 데엔 주 사용자들의 피드 게시물 참여가 저조한 탓이 컸습니다. 실제로 지난 7월, 아담 모세리(Adam Mosseri)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10대 청소년들이 피드 게시물을 거의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대신 이들은 피드보다 스토리, 스토리보다는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더 많이 사용했다고 해요.
10대 청소년들은 인스타그램을 가장 활발히 사용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인스타그램 피드에 콘텐츠를 올리는 걸 꺼려할수록 궁극적으로 인스타그램에는 좋지 않아요. 결국 이들이 주변 친구들과 더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경쟁 플랫폼에 눈을 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은 이런 잠재적 가능성을 막고자, 피드에 친한 친구 기능을 확대했다고 분석돼요. 결국 회사는 친한 친구 기능의 확대를 통해 사용자의 참여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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