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용자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앱에서 가사를 본다. 사용자는 검색엔진에서 직접 가사를 찾지 않아도 되고, 가사를 보면서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곡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기도 한다. 속도가 빠른 힙합 장르라면 가사 기능은 더욱 유용하다.
대표적인 음원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가 가사를 유료 구독 옵션으로 만드려는 시도가 포착됐다. 9월 5일(현지시간) IT 매체인 더버지(TheVerge)는 스포티파이가 인앱 가사를 유료로 제공하려는 테스트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료 구독 옵션을 지불한 사용자만 가사 기능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
(출처: 데일리오)
스포티파이의 인앱 가사는 많은 앱 사용자의 요청에 의해 2019년 처음 테스트되기 시작했다. 기능이 앱에 정식 도입된 2021년 이후부터 스포티파이는 무료와 유료 사용자 모두에게 인앱 가사 옵션을 제공했다. 스포티파이 무료 서비스는 대표적으로 미국 등의 국가에서 제공되고 있다. 국내 사용자는 스포티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없다.
스포티파이의 인앱 가사는 그냥 글씨만 제공되는 일반적인 가사와 약간 다르다. 노래방처럼 소절마다 박자에 맞춰 가사를 표시해주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가사를 보고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 부르며 즐길 수 있었다.
이제 인앱 가사 화면에는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에서 가사를 즐겨보세요’라는 알림이 뜨기 시작했다.
무료로 사용하던 일부 스포티파이 계정에서 지원되던 가사들은 단 한 단어도 볼 수 없게 됐다. 정식 도입 이후부터 줄곧 무료와 유료 사용자 모두가 사용 가능했던 기능을 유료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려는 스포티파이의 시도에 많은 사용자가 분노했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으로 가사를 즐기라는 알림 (출처:@virusdumb 엑스(X) 계정)
특히 미국 커뮤니티인 레딧(Reddit)과 과거 트위터인 엑스(X)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스포티파이의 테스트는 거센 논란을 불러왔다. 인도 매체인 데일리오(DailyO)는 일부 사용자들의 반응을 모아 보도했다. ‘Ok-Wrangler4812’ 아이디를 가진 한 레딧 사용자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가 목적과 달리 불편해진 모습에 큰 실망감을 표출했다. ‘Paradox3759’ 아이디를 가진 다른 레딧 사용자는 스포티파이를 설치하고 이용해본 적이 없어 다행이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스포티파이의 결정이 장애인을 차별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음악을 귀로 듣지 못하는 일부 청각 장애인은 가사를 보며 음악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스포티파이가 가사를 유료로 제공하게 된다면 청각 장애인들이 음악을 즐길 방법이 제한된다.
씨제이 스탠리(CJ Stanley) 스포티파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공동 책임자는 더버지에게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는 스포티파이에서 수행하는 정기적인 테스트 중 하나에 불과하며, 제한된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테스트하는 시장과 사용자의 규모나 테스트 지속기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IT 전문 매체인 엔가젯(Engadget)은 스포티파이가 더 많은 유료 구독자들을 유치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7월 엔가젯은 올해 2분기 기록적인 프리미엄 가입자 수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파이가 상당한 금액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스포티파이의 인앱 가사 (출처: 채널뉴스)
올해 2분기 스포티파이에 가입한 프리미엄 계정수는 약 1000만 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다. 스포티파이의 전체 분기 실적으로 따졌을 때 최고치는 아니지만, 역대 2분기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신규 구독자 확보를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거액을 투자했던 팟캐스트 부문이 실패로 돌아 가면서 직원들을 해고해야 했다. 팟캐스트 대부분이 실질적인 수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 결국 스포티파이는 프리미엄 유료 구독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하는 많은 사용자가 갈림길에 섰다. 사용자들은 가사를 보기 위해서 프리미엄을 구독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프리미엄은 ▲개인(1만원) ▲듀오(1만 6000원) ▲베이직(7900원)으로 1만원 안팎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무료로 사용하던 기능에 비용을 청구하는 스포티파이의 행보가 부정적인 피드백을 불러온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엔가젯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해당 테스트에 만족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앱 가사를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은 아닐 수 있다고 언급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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