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패드
이제 윈도우에서 ‘워드패드(Wordpad)’를 사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9월 1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워드패드에 대한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향후 윈도우 버전에서 제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드패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본 문서 작성 프로그램이다. 메모장, 그림판, 계산기와 더불어 윈도우의 4대 보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서식있는 텍스트 포맷인 .rft를 주로 다루며, .docx나 .odt 같은 형식도 일부 지원한다. 간단한 메모용으로 쓸 수 있으면서도 .docx를 읽을 수 있는 가벼운 프로그램이다. 워드패드는 지난 1995년에 출시한 윈도우 95 버전부터 지금까지 약 28년간 지원해왔다.
그러나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적으로 워드패드 종료를 선언했다. 다만 구체적인 종료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출처: XDA 디벨로퍼)
기존 워드패드 사용자는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대체 가능한 프로그램을 함께 소개했다. .docx 및 .rtf와 같은 서식있는 텍스트 문서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를 권장하고, .txt와 같은 일반 텍스트 문서는 윈도우 메모장을 추천한다는 말을 남겼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 외에도 리브레오피스(Libreoffice)나 구글 워크스페이스도 대안으로 삼을 수 있다.
워드 패드 종료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워드패드는 워드와 메모장 사이에서 입지가 애매했다는 게 여러 외신의 분석이다. 워드보다 간편할 수 있으나 기능은 떨어지고, 메모장보다 성능은 좋지만 번거롭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출처: 하우 투 긱)
이 때문인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패드 대신 메모장에 더 집중하려는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메모장을 새롭게 업데이트하겠다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메모장에 적용할 변경 사항을 공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자동 저장’ 기능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메모장을 실수로 종료하더라도 직전까지 작업하던 내용이 남아 있는 것. 메모장에서 띄우는 모든 탭에 동시 적용되기도 한다. 수동으로만 저장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훨씬 편리해질 예정이다.
자동으로 저장하는 만큼 메모장을 닫는 속도도 빨라진다. 작성한 내용을 저장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려는 경우 ‘저장’, 저장 안 함’, ‘취소’ 여부를 묻는 창이 떴다. 업데이트 이후에는 질문 창이 뜨지 않는다.
메모장의 새로운 기능은 현재 최신 윈도우 인사이더 프로그램에 추가된 상태다. 윈도우 인사이더는 개발 중인 최신 버전의 윈도우를 먼저 사용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쉽게 말해 윈도의 베타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명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2024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사용자들은 약 1년 뒤 새로운 메모장을 만나볼 수 있을 듯싶다.
(출처: 블리핑컴퓨터)
워드패드 지원만 종료한 것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자사 음성비서 코타나(Cortana) 앱 지원 중단 소식을 전했다. 발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타나는 지난 8월을 끝으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 대신 생성 AI를 활용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자사 웹브라우저 엣지(Edge)에서 AI 챗봇 ‘빙챗’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MS 365 오피스에는 생성 AI 서비스 ‘코파일럿’을 탑재하기도 했다. 두 서비스 모두 코타나처럼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곧바로 처리하는 개인 비서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맥용 비주얼 스튜디오 IDE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IDE 기술지원이 중단되면 새 프레임워크나 언어 지원 추가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구체적인 종료 시점은 내년 9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Unsplash)
참고로 워드패드는 지난 2020년부터 윈도우에서 제거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 인사이더 빌드 19551을 출시하면서 기본 프로그램을 운영체제에서 제거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기 때문. 워드패드 외에도 메모장, 그림판 등의 삭제가 가능하다. 참고로 이전 운영 체제까지는 기본 프로그램을 삭제할 수 없었다.
사용자는 설정 앱 > 앱 > 선택적 기능에 들어가 워드패드를 제거할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제거하면 윈도를 다시 시작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메시지대로 다시 시작하고 나면 프로그램이 완전히 제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