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사 앱을 홍보하는 웹 페이지 ‘앱스 바이 애플(Apps by Apple)’을 개설했다. 9월 2일(현지시간) 애플인사이더, 폰아레나, 나인투파이브맥 등 주요 IT 외신들은 애플 홈페이지에 앱스 바이 애플 페이지가 추가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앱스 바이 애플 (출처 : apple)
이 페이지는 애플이 개발한 앱을 수십 가지 소개하고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맥, 애플TV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앱뿐만 아니라 앱스토어에서 찾아 설치할 수 있는 앱도 있다.
■ 애플 앱 7가지로 분류…어떻게 나뉘나
앱스 바이 애플은 앱을 △커뮤니케이션 △창의성 △생산성 △탐색 △엔터테인먼트 및 홈 △건강 및 피트니스 △기능까지 7가지로 분류했다.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데 도움 되는 앱이다. 전화, 문자, 페이스타임처럼 다른 사람과 연락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앱이 이 분류에 속한다.
‘창의성’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카테고리다. 카메라와 사진, 아이무비(iMovie), 파이널 컷 프로, 로직 프로 등 사진이나 영상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앱이 해당한다.
‘생산성’ 앱은 잡다한 업무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 된다. 이름만 보면 창의성 앱과 헷갈릴 여지가 있다. 창의성 앱은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생산성 앱은 사용자의 생산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에 가깝다. 노트, 리마인더, 캘린더, 키노트 같은 앱은 생산성에 포함된다.
‘탐색’ 앱은 외부 정보를 찾아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사파리, 지도, 날씨, 번역 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엔터테인먼트 및 홈’에는 시청각 콘텐츠 플랫폼이 많다. 애플 뮤직, 뉴스, 팟캐스트, 아케이드 같은 게임이 해당한다. 특이하게도 ‘애플 홈’ 앱까지 같은 카데고리로 합쳤다.
건강 관리 앱은 ‘헬스 및 피트니스’ 카테고리에 속한다. 애플 헬스, 워크아웃, 수면 측정, 심박수 측정 등 생체 센서를 탑재한 애플워치 전용 앱이 많다.
시리(Siri), 아이클라우드(iCloud), 카플레이, 에어플레이 같은 앱은 ‘기능’으로 분류됐다. 애플은 이 앱들이 기기에 사전 설치돼 있고 사용하기 쉽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외에 수많은 앱을 애플 기기에서 사용 가능하다며, 애플이 직접 개발한 앱은 모두 사용하기 쉽고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는 기능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앱스 바이 애플 페이지 맨 아래에는 앱스토어로 이동하는 버튼이 있다 (출처 : apple)
페이지 마지막에는 앱스토어를 소개했다.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콘텐츠 관련 표준 기준을 충족하는 앱이 수백만 개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앱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하길 권했다.
■ 갑자기 기본 앱과 앱스토어 강조한 이유는?
애플이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사용자는 앱스토어에서 필요한 앱을 찾아 설치할 테다. 그런데 갑자기 기본 앱의 기능이나 앱스토어의 보안 수준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개설한 걸까.
소식을 보도한 외신들은 애플이 유럽연합(EU)이 내년 시행할 예정인 디지털시장법(DMA)에 대비해 해당 페이지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디지털시장법은 애플 같은 플랫폼 제공 기업이 ‘사이드로딩’을 허용케 강제하는 법이다. 사이드로딩은 공식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앱을 설치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동안 애플은 사이드로딩을 허용하지 않았다. 공식 앱스토어가 아닌 경로로 앱을 설치하면 맬웨어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사이드로딩을 금지하는 게 애플 앱스토어만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일종의 독점 행위로 해석됐다.
유럽연합은 지난해 11월 이를 방지하는 디지털시장법을 제정했다. 따라서 애플은 2024년 3월까지 사이드로딩을 허용해야 한다. 일본도 최근 비슷한 규제를 만들어 2024년 이후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 사이드로딩 허용 막았던 이유는 ‘돈’?
사이드로딩이 허용되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거래량도 줄어들 게 자명하다. 폰아레나는 사이드로딩 허용 이후 앱스토어를 통해 성사되는 인앱 구매와 구독 거래량이 15~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기본앱과 서드파티 앱 사용자 수 비교 (출처 : apple)
한편 애플 기본 앱 이용률도 그리 높지 않다. 2022년 4월 애플 발표에 따르면 스포티파이 사용자 수는 애플뮤직보다 1.6배 더 많고, 넷플릭스는 애플TV+보다 17배나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 만약 사이드로딩이 허용되고 인기 앱 개발사들이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앱을 배포한다면 애플에 큰 타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애플이 앱스토어와 기본 앱 이용 장려를 위해 앱스 바이 애플 페이지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게 주요 외신들의 주장이다.
한편 애플은 iOS 17부터 사이드로딩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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