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즈니플러스가 미국에서 요금을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지난 2분기 동안 4억 6000만 달러(약 615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하며, 적자 개선을 위해 광고 없는 요금제의 구독료를 3달러 올리겠다고 말했어요. 이로써 오는 10월부터 미국에서 광고 없는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옵션이 13.99달러가 됐습니다. 지난 2019년 디즈니플러스가 처음 출시됐을 때 구독료가 6.99였던 걸 감안하면, 4년 만에 거의 2배나 오른 셈입니다.
한편 넷플릭스는 아예 광고 없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인 9.99달러의 베이직 요금제를 없앤다고 알려졌어요. 이를 통해 사실상 가장 저렴한 광고 없는 요금제는 15.49달러의 스탠다드 요금제가 됐어요. 안 그래도 안 오르는 게 없는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매월 고정비나 다름없는 OTT 요금이 오르니 소비자의 한숨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년 새에 OTT 기업들의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이 무려 25%나 올랐다고 해요.
OTT뿐만 아니라 콘솔 게임도…MS, 게임 패스 가격 인상
(출처: MS)
그런데 구독료 인상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이는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앞서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콘솔 게임 사업부인 엑스박스(Xbox)는 ‘게임 패스(Game Pass)’ 구독료를 인상한 바 있습니다. 게임 패스는 엑스박스의 게임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에요.
실제로 MS는 지난 2017년에 게임 패스를 출시한 후 5년 넘게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많은 팬에게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가격 대비 풍부한 콘텐츠가 많다는 호평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으로 일반 게임 패스는 7900원에서 8500원, 게임패스 얼티밋은 1만 1900원에서 1만 3500원으로 인상됐어요.
‘소니 너마저’…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구독료 인상
그런데, 콘솔 게임 업계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건 MS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소니는 회사의 게임 구독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PlayStation Plus)의 12개월 연간 요금제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는데요. 오는 6일부터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를 지원하는 모든 국가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인상 폭은 생각보다 큰데요. 우선 가장 에센셜(Essential) 요금제의 가격은 60달러에서 80달러로 인상됐습니다. 엑스트라(Extra) 요금제는 100달러에서 135달러로, 에센셜 요금제보다 인상 폭이 더 컸습니다. 가장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Premium) 요금제는 120달러에서 160달러로 올랐는데요. 결국 어떤 요금제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최대 40달러의 요금을 이전보다 더 납부해야 하는 거예요.
(출처: 플레이스테이션 홈페이지 캡쳐)
국내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의 요금제가 에센셜, 스페셜, 디럭스로 구성돼 있는데요. 원래 에센셜의 구독료는 4만 4900원, 스페셜은 7만 5300원, 디럭스는 8만 65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는 6일부터 에센셜은 6만원, 스페셜 10만 1700원, 디럭스 11만 6100원으로 인상될 거라고 해요.
다만 구독 기간이 남은 기존 구독자의 경우 11월 6일 이후 갱신까지 인상 가격이 적용되지 않아요. 그러나 9월 6일 이후 신규 가입하는 사용자는 변경된 가격이 적용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서비스를 구독할 계획이 있다면, 오는 6일 이전에 요금제를 구독하는 게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요.
OTT, 음악 스트리밍 산업 구독료 인상에…게임 업계도 맞춰 가는 중?
(출처: 소니)
일각에서는 게임 업계의 구독료 인상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OTT 가격 인상을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요. 심지어 최근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가격을 올린 만큼, 콘솔 게임사들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는 겁니다.
고객들은 고물가 시대인 만큼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변화를 받아들이는 대신, 게임 품질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죠. 어쩌면 게임 업계나 OTT 업계나 지금이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소비자의 금전 부담이 더욱 커진 만큼 기존 고객들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수현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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