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eta)
메타(Meta)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는 큰 문제가 있다. 아바타 다리가 없다. 아바타는 사용자 개개인을 대표하는 수단이다. 몸통만 떠다니는 아바타를 반길 이용자는 없다는 얘기다. 호라이즌 월드 아바타가 줄곧 지적받은 이유다. 앞으로는 메타가 다리 달린 아바타를 제공할지도 모르겠다.
8월 30일(현지시간)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메타는 ‘공개 테스트 채널(PTC)’에 전신 아바타를 지원하는 최신 업데이트(V57)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메타 공개 테스트 채널은 정식 업데이트 전 새로운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같은 사실은 베타 버전을 적용한 사용자들의 업데이트 적용 후기에서 드러났다. VR 기술 전문가 브래드 린치(Brad Lynch)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업데이트 이후 아바타에 다리가 생겼다고 알렸다. 그가 첨부한 영상을 보면, 새 아바타는 제자리에서 꽤 자연스럽게 다리를 움직인다. 더 이상 유령처럼 몸만 부유하지 않는다.
(출처:Brad Lynch)
단 이번 업데이트는 베타 버전인 만큼, 완전하지 않은 듯하다. 먼저 3인칭 화면에서만 다리가 보인다.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면 여전히 다리가 없다. 거울이 비친 모습이나, 타인의 아바타를 볼 때만 다리를 확인할 수 있다. 웅크리기 자세도 취하지 못한다. 이외 동작은 확인하기 어렵다. 공개된 영상은 서 있는 모습이 전부다.
모든 곳에서 다리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호라이즌 홈에서만 다리 달린 아바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호라이즌 홈은 메타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맨 처음 나타나는 곳이다.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평가는 나쁘지 않다. 외신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인류의 조상처럼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업데이트가 나왔다”며 “모든 것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업데이트는 메타가 다리 달린 아바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지 10개월 만에 나왔다. 앞서 메타는 지난해 10월 개최한 ‘커넥트(Connect)’ 행사에서 다리 있는 아바타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다리 달린 아바타는 가장 많이 요청받는 기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처:Brad Lynch)
메타가 다리 달린 아바타를 빠르게 제공하지 못한 이유는 뭘까. 가상세계에서 아바타 다리를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상세계 속 아바타는 사용자와 같은 동작을 취한다. 이를 위해선 VR 기계가 실시간으로 사용자 행동을 추적해야 한다. 즉 전신을 갖춘 아바타를 만들려면, 사용자 신체를 전부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VR헤드셋과 컨트롤러만으로 모든 신체를 추적하기란 쉽지 않다. 머리나 손 정도는 헤드셋에 탑재한 센서로 쉽게 추적 가능하나, 다리는 그렇지 않다. 메타도 다리 추적이 난이도가 높다고 시인했다. 앤드루 보스워스(Andrew Bosworth)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물리적 관점으로 보면 기존 VR 헤드셋으로는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도 왜 메타가 다리 없는 아바타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는지 언급한 바 있다. 그가 지난해 커넥트에서 밝힌 내용을 종합하면, 메타는 VR 헤드셋으로 사용자 팔꿈치나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추적하기 어려웠다. 신체 움직임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으면 몰입감을 해칠 수 있기에, 지금처럼 유령 같은 아바타로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출처:Meta)
물론 더 많은 장비를 사용하면 사용자 다리를 추적할 수 있다. 트래커라고 불리는 센서를 사용자 신체 곳곳에 부착하는 것이다. HTC 바이브의 경우 머리, 손, 다리, 허리에 부착 가능한 트래커를 선보인 바 있다. 전신 추적 장비를 모두 갖춘 상태를 풀 트래킹이라고 한다. 당연하지만 장비가 더 많이 필요하니 비용도 늘어난다.
메타가 선택한 방법은 가상의 다리를 아바타에 붙이는 것이다. 어차피 기존 장비로는 다리를 추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는 인공지능(AI)으로 다리 위치와 움직임을 예측하는 모델을 구축했다고 알려졌다. 자세한 기술 정보는 올해 9월 말 예정된 커넥트 행사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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