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10에서 차세대 와이파이 기술을 사용할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8월 23일(현지시간) 엑스(X)에 인텔 내부 문서로 추정되는 이미지가 게시됐다. 인텔이 개발 중인 ‘와이파이 7(Wi-Fi 7)’ 드라이버 정보였다. 와이파이 7은 국제 기구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가 정립한 IEEE 802.11be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무선랜 규격으로 올해 말 상용화 예정이다.
■ ‘지원 운영 체제’ 주목…윈도우10은 호환 안 돼
X를 통해 유출된 인텔 내부 문서 (출처 : X chi11eddog)
문서에 따르면 인텔 와이파이 7 드라이버는 칩셋의 최소 전송 속도에 따라 BE200과 BE202로 나뉜다. 유출된 문서에서는 이를 각각 GaP2와 MtP2로 표기했다. 두 칩셋 모두 처리 기술 향상과 전력 소모량 절감에 주목해 설계했다.
정보를 공유한 X 사용자 ‘chi11eddog’은 문서 마지막 부분에 명시된 지원 운영 체제 항목을 강조했다. 와이파이 7 드라이버는 윈도우11과 리눅스, 크롬OS와 호환된다는 내용이다. 윈도우10 사용자는 와이파이 7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최신 기술을 사용해 보고 싶다면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상황이다.
윈도우10 (출처 : Microsoft)
윈도우10이 출시된 지 벌써 약 8년이 지났지만 아직 공식 지원이 종료되지는 않았다. 올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 홈·프로·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버전에 대한 지원이 2025년 10월 14일에 종료될 예정이라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따라서 2023년 8월 현재 윈도우10 공식 지원은 아직 종료되지 않은 상태다. 명목상 올해 말 상용화될 와이파이 7을 지원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는 의견이다. 윈도우10 지원 종료일을 발표한 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에 신규 기능을 거의 추가하지 않았다. 간간이 보안 업데이트만 제공할 뿐이다. 이 상황에서 차세대 규격 지원만큼 중요한 기능이 윈도우10에 추가되길 바라는 건 어렵다는 이야기다.
■ 새 규격 써볼 윈도우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사람 중에서 와이파이 7을 써볼 수 있는 사용자 비율은 얼마나 될까.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윈도우 버전 별 사용자 비율 (출처 : statcounter)
글로벌 통계 자료를 제공하는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윈도우 운영체제 사용자 중 윈도우10을 사용하는 비율은 71.14%다. 윈도우11 사용자 비율은 23.66%에 그쳤다.
최근 1년 사이 윈도우11 점유율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하지만 이는 윈도우7과 8 시리즈 사용자 수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윈도우10 점유율은 1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추세대로면 연말에 와이파이 7이 상용화되더라도 윈도우 사용자 4명 중 3명은 사용이 불가능하다.
■ 와이파이 7 때문에 ‘윈도우 업데이트’ 해야 할까?
대만 반도체 기업 미디어텍(MediaTek) 발표에 따르면 와이파이 7 속도는 최대 36Gbps에 달한다. 4.5GB짜리 블루레이 영화 한 편을 1초면 보낼 정도로 빠른 속도다. 게다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의 여러 채널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중 링크 작업(MLO)’ 기술을 적용해 한결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다. 미디어텍은 와이파이 7의 접속 대기 시간이 이전 대비 80% 줄어들고 단위 시간당 처리량은 최대 300% 향상된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최신 무선랜 규격은 와이파이 6와 6E다. 이 기술은 최대 9.6Gbps 속도를 지원한다. 이론상 1초에 1.2GB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비율로만 보면 와이파이 7이 4배 정도 빠르다. 하지만 와이파이 7을 도입해도 실제 속도 차이는 잘 느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와이파이 6와 6E도 일반적인 웹서핑이나 게임 상황에선 대역폭을 다 쓰기도 어려울 정도로 충분히 빠르기 때문이다.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할 때 이외에는 체감하기 어려울 테다.
따라서 와이파이 7을 사용해 보기 위해 일부러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IT 전문 매체 비지알(BGR)은 일반 사용자라면 별 차이가 없을 것이므로 와이파이 7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8월 25일 보도를 통해 밝혔다. 하지만 업무상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할 일이 많다면 와이파이 7의 속도가 더 빠를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도움 되는 기능이 추가되므로 업그레이드를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댓글0